학교법인 한국침례신학원은 지난 5월 8일 열린 이사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이사 중 1명을 새로 선임하고 폐회했다. 현재 4년 임기의 학교법인 이사 중 5명의 이사와 개방 감사 1명이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 이사와 감사를 선출하지 못하고 있어 교단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직의 장이나 대표직을 맡은 자에게는 각자의 임기가 보장돼 있으며, 그 임기 동안 직무에 따라 권리와 의무를 행사해야 한다. 또한 임기가 만료되면 후임자를 신속히 선임해 해당 기관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치에 맞고 순리다.
우리는 지난 2020년 임시이사 파송이 만료되고 학교가 정상화되는 은혜와 축복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학교법인 이사회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사 선임 문제에 대해 교단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 넘게 후임 이사와 감사 선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학교 측은 긴급처리권을 통해 학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기를 마친 이사가 계속해서 결의권을 행사하는 상황은 누구라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 현재 신학교 이사를 파송할 수 있는 권한은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에 있으며, 이는 대의원들의 뜻에 따라 이사 파송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총회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학교 운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며 기부할 수 있는 이사를 선정하고 추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특히 신학교 이사는 침례교 신학의 정체성이 분명하고, 그동안 학교를 위해 헌신하며 발전에 기여한 교회 목회자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사회 또한 그동안 학교 이사로 헌신해 온 이들 가운데 학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세울 수 있는 인물을 이사로 세우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학교 이사 선임이 정쟁의 도구나 교단 갈등의 기폭제와 같은 인상을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선출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 모두가 신학교 발전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이들이 학교를 책임지고 운영하며, 그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그 기대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지금처럼 서로 진영 논리에 빠져 ‘네 탓’만을 반복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신학교의 정상화는 요원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학부 충원률 저하라는 현실 속에서 학교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교단의 명문 신학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사들의 절대적인 협조와 헌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유야 어쨌든, 더 이상 신학교 이사 선임 문제와 관련한 첨예한 갈등과 대립,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하고, 교단의 모든 목회자들이 학교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신학교 이사는 헌신하는 자리이자 섬기는 자리라는 분명한 인식을 갖도록 우리 모두가 학교를 위해 기도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