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

  • 등록 2017.03.30 15: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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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윤 목사의 새벽이슬-45

저는 타고난 필력이 있다거나 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천부적인 글재주가 있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 문학이나 그와 관련된 어떤 재능도 출중하지 못한 제가 날마다 글을 쓰는 것은 국순정 님의 내가 시를 쓰는 이유와도 어느 면에서 거의 같습니다.

우선은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내 안에 정제되지 못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마음의 편리들을 하나씩 주워 모아서 작은 그릇을 만들기도 하고 그 안에 담고 싶은 것들을 담아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살며시 담아서 건네는 사랑의 통로와 이어지는 실낱같은 아름다운 끈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헉헉대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마음으로 산길을 오르는 심정으로 한줄씩 글을 옮겨봅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든지 내 손을 떠난 다음에는 제 것이 아님을 압니다. 마음을 받아 주고 읽으시는 분의 것으로 그의 마음과 영혼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날마다의 글쓰기는 일종의 일기이고 성스런 팡세나 고백록이기도 합니다. 물론 파스칼의 팡세나 어거스틴의 고백록에다 감히 빗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일입니다. 마음의 자세가 그렇다는 것이니 가벼운 애교로 너그러이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글로 씌어져서 오늘날 우리의 손에까지 들어오게 됐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말씀이시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고 성경은 선언합니다(1:1). 하나님은 말씀으로 역사하시고 또한 그 말씀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죄인된 저이지만 그래서 저도 말씀을 묵상하며 날마다 한 줄의 글이라도 제 마음을 담은 영혼의 고백으로 부끄러운줄 알면서도 쑥스럽게 내놓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생각이 얕고 뜻이 깊지 않은 글을 대하시더라도 저를 탓하지 마시고 그냥 편안하게 받아주시고 읽어주시길 부탁합니다.


사랑하는 주님! 저에게 글을 쓸 수 있는 은혜를 주시고 함께 글로서 교제 할 수 있는 좋은 이웃들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바라기는 제가 좀 더 농익은 사유와 묵상을 통해서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린 생수와 같은 생각이나 깨달음들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관리자 기자 bpress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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