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바울의 기독론(12)

  • 등록 2017.07.06 14: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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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에 담긴 신학 산책
신약성서 기독론 :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 : 지혜와 계시의 성령 6

필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중에서 지혜와 계시의 성령의 활동의 내용을 알아보고 있다(1:17~23). 지난 호에는 에베소서 1:19를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주시는 지혜와 계시의 성령의 역할 중에서 하나님의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 것을 알게 하신다는 내용을 위력역사하심이란 단어들을 추가하여 제시하는 것을 살펴보았다.


하나님의 능력은 하나님의 뜻을 실행하도록 공급하시는 ’(실행력)과 그리스도인들의 사역에서 병을 고치며 귀신들을 쫓아내는 위력과 그리스도인들의 내면에서 실제적으로 능력의 일하시는 역사하심을 통해 나타난다. 바울은 이렇게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단어들의 삼중의 결합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이 힘과 위력과 역사하심을 통해 강력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표현했다.


바울은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능력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서 실제로 어떻게 역사해 오셨는가를 제시한다(1:20~23). 먼저 하나님의 능력은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귀를 통해 결정적으로 나타났다: “그의 능력이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하사 그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고 하늘에서 자기의 오른 편에 앉히사”(1:20). 하나님의 능력은 무엇보다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권능의 역사의 절정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는 부활의 첫 열매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어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고전 15;20). 바울에게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죄와 죽음의 권세 아래에서 진노와 저주를 받으며 멸망하는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근원적이며 근본적인 능력의 역사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바울의 신앙과 신학의 중심점이 되었다. 그는 이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의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빛에서 바라보게 됐다. 바울은 이제 심지어 하나님조차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빛에서 이해하게 됐다(8:11).


하나님의 능력은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는 것은 물론 그를 하늘에서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히시는 것으로 표현된다. 하나님의 오른 편에 앉게 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과 권위의 존재가 되게 하신 것을 말하며 그것은 신학적 용어로 승귀’(exaltation)라고 표현된다. 죽음의 권세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가 신약성경에서 두 가지로 표현됐는데, 하나는 그의 부활이며 다른 하나는 그의 승귀이다. 때때로 부활만 언급되기도 하며(살전 1:10; 1:1; 고전 15:4; 1:4) 또한 승귀만 언급되기도 하는데(2:9), 이곳을 포함하여 일부 구절들에서는 부활과 승귀 둘 다 언급됐다(8:34; 3:1; 2:32, 33). 그러나 둘 다 언급됐다고 해서 부활과 승귀의 서로 다른 국면을 부각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권세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의 국면들을 통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사용된 승귀의 언어는 부활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그리스도의 존재의 변형에 대한 초기 기독교의 일반적 전승을 따른 것인데, 그것은 신약성경에서 가장 자주 인용된 구약의 구절인 시편 110:1을 기초로 한 표현이다. 시편 110편은 원래 왕의 등극을 묘사하는 시로 알려져 있다. 구약에서 하나님의 오른 편은 은혜의 자리(80:18; 22:24), 승리의 자리(20:6; 44:3; 48;10; 41;10), 그리고 능력의 자리(15:6; 89:13; 48:13)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신약성경 전에 이 시편이 메시아의 등극과 관련해 이해됐는지에 관해서는 분명하게 말하기 어렵다.


아무튼 초대 교회는 이 시편 110:1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그의 존재의 변형과 관련한 예언의 성취로 자주 사용됐다. 바울은 그의 예수 그리스도 이해에 이 시편을 적극 활용했다(고전 15:25; 8:34; 3:1). 여기서도 바울은 이 시편에 담겨진 의미를 사용해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귀와 관련된 그리스도의 지존하신 지위와 존귀와 승리와 능력을 표현한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승귀의 존재성을 장소적 용어인 오른편과 함께 하늘에서라는 또 다른 상징적인 용어를 사용한다. 두 어구의 의미가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은 아니다. ‘오른편은 주권의 상징으로서 그리스도에게만 적용되고 일반 신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신약의 다른 구절들(2;34; 8:1)과 함께 이곳에서 시편 110:1에 대한 언급이 하늘이라는 무대와 병행하여 묘사된다. 바울의 용어 사용에서 하늘은 예수 그리스도의 변형된 존재의 양태 곧 부활로 말미암아 그의 변형된 몸의 존재의 양태를 나타낸다. 바울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로 말미암아 땅(세상)의 존재 영역에서 하늘의 존재 영역으로 올리어지셨다. 그것은 바울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육의 몸에서 신령한 몸으로 변형되신 것이며(고전 15:44) 또한 낮은 몸에서 그의 영광의 몸의 형체로 변형된 것(3:21)이라고 말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바울은 이 하늘을 그리스도의 변형된 존재의 영역과 존재의 양태를 나타내는 것은 물론, 이제 그리스도를 통해 신자들이 받는 축복과 선물에도 사용했다. 바울은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하늘에서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게 하실 뿐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 받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하늘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앉게 하셨다고 말한다: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리셨고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게 하시니”(2:5~6).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에 앉게 된 자들로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축복을 받아 누리고 나눠주는 자들이 됐다고 말한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시되”(1:3). 바울은 나아가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이러한 하늘에 속한 자들로서의 정체성을 따라 이제는 땅의 것을 추구하지 말고 하늘의 것을 추구하라고 권면한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엣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위엣 것을 생각하고 땅엣 것을 생각하지 말라”(3:1~2).


하나님의 능력은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귀에만 그치지 않고 그를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정사와 권세와 능력과 주관하는 자와 이 세상 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시고”(1:21). “뛰어나게 하셨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승리의 범위와 그의 주권적인 권위의 범위를 나타낸다. 그리스도의 승귀로 말미암아 그에게 위임된 하나님의 권위는 하늘의 모든 권세들 위에 뛰어난 유일한 권위의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구절에서 언급된 통치와 권세와 능력과 주권과 같은 단어들은 유대교 묵시문학에서 하늘을 지키도록 위임을 받은 천사들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된 것들이다. 유대교 묵시 환상가들은 하늘에서 권위를 위임 받은 이러한 존재들과 땅에서 나라들 가운데 일어나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대적하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역사적 사건들과의 관계에 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러한 견해의 단편들이 다니엘 10:13, 20에 반영되기도 했다.


이 영적 권세들에 관하여 골로새서에서도 자주 언급됐다. 골로새서 1:15에는 이 권세들이 복수형(왕권들, 주권들, 통치자들, 권세자들)으로 나오는데, 에베소서 1:21에서 능력이 여기서는 통치자들로 변경됐다. 골로새서 2:10, 15에서 통치자들권세자들이 함께 나온다. 골로새 지역에서 만연했던 혼합주의 종교적 사상에 따르면, 이러한 영적인 권세자들이 세상의 초등학문”(2:8, 20)과 연합됐으며 하늘의 영역을 주관하고 있었으며 사람이 하나님의 임재 앞에 나갈 때에도 그런 권세자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간주됐다. 그들을 달래는 한 가지 방식이 금욕 곧 육체의 고행이었는데, 그것을 통해 하늘의 영역을 볼 수 있으며 천사들의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바울은 나아가 에베소서 3:106:12에서도 그런 영적인 권세자들과 통치자들에 관하여 언급하며 또한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영적인 권세자들의 영향력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대적하기 위해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바울은 이러한 사상적 환경에서 승귀의 그리스도는 그런 영적인 권세들 위에 뛰어난 주권자로서 그들은 다 그리스도의 권위에 굴복하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부각시킨다. 에베소서 1:21에서 바울은 그리스도는 그런 존재들과 같은 차원의 존재가 아니며 그들과는 비교되거나 견줄 수 없는 그들 위에 높이 올리어지신 주권자이신 것을 부각시킨다.


이 세상 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이름은 보이는 존재와 보이지 않는 존재를 포함해 하늘에서 뿐 아니라 땅에 존재하는 어떤 존재와도 비교될 수 없으며 견줄 수 없는 유일한 권위의 존재를 가리킨다. 바울은 빌립보서 2:9에서는 그리스도는 승귀를 통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받으셨다라고 말한다.


김광수 교수 / 침신대 신학과(신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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