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의 역할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곳곳에서 캐롤이 울려 퍼지고, 트리의 불빛이 반짝이는 이 성탄의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때, 우리는 가장 위대한 이야기의 서막, 즉 아기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다시 마주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무대에서, 당신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우리의 삶은 연극과 같습니다. 무대는 이미 준비되었고, 대본은 하나님이 쓰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위대한 드라마 속에서 어떤 배역을 선택하고, 어떤 연기를 펼치느냐 하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장에는 은혜의 소식 앞에서 세 가지 다른 배역을 보여주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을 통해 오늘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기를 원합니다.
2. 하나님은 은혜의 이야기를 쓰신다.
우리의 인생은 결코 우연의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의 삶 속에 은혜의 이야기를 쓰고 계십니다.
마태복음 2장은 이 은혜의 이야기가 얼마나 섬세하고 계획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한 장면 한 장면이 감동적으로 펼쳐집니다.
무대는 베들레헴이라는 작은 동네입니다. 세상의 중심이 될 것 같지 않은 그곳에, 하나님의 아들이 조용히 태어났습니다. 하늘의 별은 무대의 조명처럼 빛났고, 멀리 동방에서 박사들이 그 별을 따라 왔습니다. 이 모든 장면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각본 속에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이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이미 미가 선지자는 700년 전에 예수님이 태어날 장소를 정해놓으셨습니다.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나올 것이라”(미 5:2)
뿐만 아니라 민수기 24장 17절에는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오며”라는 예언이 무려 1400년 전에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시간표는 사람의 결정 속에서도 정확히 이루어졌습니다. 로마 황제가 호적 명령을 내렸고, 요셉과 마리아는 마침 베들레헴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 별이 하늘에 나타났을 때, 준비된 사람들 곧 동방박사들은 그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지금도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은혜의 스토리 라인을 써 내려가고 계십니다. 여러분이 살아온 시간과 만난 사람들, 겪었던 모든 사건 속에는 하나님의 손길이 숨겨져 있습니다.
믿음은 내 인생이 하나님의 이야기 속에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이야기를 읽고 있는가, 아니면 무시하고 있는가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완전한 이야기를 쓰시고, 우리는 그 이야기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과거는 하나님의 서문이고, 여러분의 현재는 하나님의 본문이며, 여러분의 미래는 하나님의 결론입니다.
3. 동방박사들은 은혜를 경험하고 응답했다.
동방박사들은 유대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에 정통한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에게도 별이라는 은혜의 사인을 주셨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했기에 별을 볼 자격이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자격이 없었습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먼저 별을 보여주셨고, 그들은 그 은혜에 응답했을 뿐입니다. 은혜는 자격 있는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자격 없는 자에게 먼저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그 여정은 불확실했고, 위험했고,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면 따르겠다는 믿음으로 나아갔습니다. 믿음은 모든 것이 분명해질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불분명해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시작하는 것입니다.
별빛이 희미할수록, 그것을 따르는 발걸음은 더 큰 믿음이 됩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순종에 구체적으로 응답하셨습니다. 별이 다시 나타나 그들을 정확히 아기 예수께 인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 앞에 엎드려 경배하고, 예물을 드렸습니다.
황금은 예수님이 왕이심을, 유향은 하나님이심을, 몰약은 죽으심을 향한 준비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선물이 아닌 신앙고백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헤롯의 손에서 보호하셨고, 다른 길로 무사히 돌아가게 하셨습니다.
그들이 순종했기 때문에 은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먼저 은혜를 경험했기 때문에 순종할 수 있었습니다. 경배는 받은 은혜에 대한 응답이고, 순종은 경배의 연장입니다.
4. 서기관들은 지식에 머물러 경험하지 못했다.
헤롯이 성경의 예언을 확인하기 위해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을 불렀을 때, 그들은 정확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유대 베들레헴에서 납니다.” 그리고 미가서 5장 2절을 정확히 인용했습니다.
그들은 지식은 있었지만, 감동이 없었습니다. 말씀은 알고 있었지만, 그 말씀이 삶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메시아가 어디 계신지는 알았지만, 메시아를 만나러 가지는 않았습니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불과 10km 거리였습니다. 걸어서 두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성경은 그들이 직접 갔는지 가지 않았는지 기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동방박사들이 먼 길을 걸어온 그 순간,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종교지도자들의 이름은 이 이야기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해석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만나라고 주신 것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 오래 다녔고, 성경을 잘 알고 있지만, 예수님을 깊이 경험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지식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라”는 말씀을 알면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고, “용서하라”는 말씀을 외우면서 용서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나누라”는 말씀을 듣고도 나눔의 기쁨을 모른다면, 그것은 아직 말씀이 우리 안에서 살아 움직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많이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성경이 말하는 그분을 아는 것입니다.
길을 아는 사람이 되지 말고, 길을 걷는 사람이 되십시오.
야고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약 2:17)
5. 헤롯은 은혜를 두려워하며 거부했다.
동방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묻습니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이 질문은 그들에게는 기쁨의 시작이었지만, 헤롯에게는 위협의 시작이었습니다.
성경은 “헤롯 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했다”고 기록합니다. 이 ‘소동하다’는 말은 헬라어로 ‘타라소(ταράσσω)’인데, 마음이 요동치고 불안하며 동요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같은 소식이 어떤 이에게는 기쁜 소식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두려운 소식이 됩니다.
헤롯은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듣고 두려워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메시아의 등장을 자기 권력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왕이 태어났다고? 그럼 내 자리는?”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낮추고, 우리의 왕좌에서 내려오라고 초대합니다. 그런데 헤롯은 그 초대를 거부했습니다. 자신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과 맞서려 했습니다.
진짜 왕을 만나려면, 가짜 왕관을 벗어야 합니다. 그는 베들레헴 근처의 두 살 이하의 아이들을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립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시작을 자신의 정치적 계산으로 막으려 한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어떤 인간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헤롯의 권력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날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아기는 영원한 왕이 되셨습니다. 권력으로 하나님을 막으려는 자는 결국 역사에서 지워집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서도 이와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정직하게 살아라”고 말씀하실 때, 우리는 “손해 보잖아요”라고 반응합니다. “용서하라”고 말씀하실 때, “그러면 내가 바보 되는데요”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내 계획을 바꾸라고 할 때,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내 왕좌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진짜 왕을 영접할 것인가’
6. 어떤 역할을 선택하겠는가?
마태복음 2장에는 한 사건, 한 은혜 앞에서 세 부류의 반응이 나옵니다. 동방박사들은 은혜를 경험하고 응답했습니다(주인공). 서기관들은 지식만 가득했지만 경험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관객). 헤롯은 은혜를 두려워하며 거부했습니다(대적자).
같은 은혜 앞에서 세 가지 다른 반응이 나타났고, 그 선택은 각 사람의 이야기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동방박사들은 믿음으로 응답하여 메시아를 만난 자로 기록되었습니다. 서기관들은 메시아가 오신 바로 그 순간에도 그분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헤롯은 권력을 지키려다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 당신의 반응이 당신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하나님의 무대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무대 위에서 어떤 배역을 맡을지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모든 사람은 같은 무대에 서지만, 각자 다른 이야기를 씁니다.
7. 오늘,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응답하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지금도 여러분의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 한 편의 은혜의 이야기를 쓰고 계십니다. 이제 관객이나 대적자가 아닌, 주인공의 역할을 선택하십시오.
첫째,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십시오. 먼저 물어보십시오.
지난 한 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혜는 무엇이었습니까?
어떤 순간에 하나님의 별빛 같은 인도하심을 경험했습니까?
그 은혜를 기억하십시오. 동방박사들이 별을 보았던 것처럼, 여러분도 분명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한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은혜를 기억하는 사람은, 은혜에 응답하는 사람이 됩니다. 은혜를 기억하는 단계에서 멈추지 말고, 마음으로 깊이 감사하십시오.
둘째, 감사를 순종으로 응답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올해 여러분에게 주셨던 말씀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을 적어 보십시오.
그 말씀이 바로 하나님이 주신 별입니다. 순종은 의무가 아닙니다. 순종은 은혜를 경험한 자의 기쁜 응답입니다. 이번 주, 그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작은 행동 하나를 시작해보십시오. 화해의 전화를 걸고,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해 보십시오.
작은 순종이 큰 은혜의 문을 엽니다.
별을 따라 걸은 자는 결국 예수 앞에 서게 됩니다.
지금, 헤롯처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서기관처럼 지식에만 머물지 마십시오. 동방박사처럼, 먼저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기쁘게 응답하십시오. 여러분이 응답하는 순간, 여러분은 관객에서 주인공이 됩니다. 여러분은 이미 하나님의 은혜 이야기 속에 있습니다.
이제 관객석에서 일어나, 무대 위 주인공으로 살아가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