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016년 총회장 선출 과정에서 양 진영을 대표하는 후보자들이 보여주었던 태도는 교단 총회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하나의 분기점이 됐다. 그 당시 43세로 칼빈주의 진영을 대표했던 그리어 목사(James David Greear, 노스캐롤라이나 주 Ddurham의 The Summit Baptist Church)가 총회의 연합을 위해 전통주의자인 게인즈 목사(Steve Gaines, 테네시 주 Cordova의 Bellevue Baptist Church)가 총회장이 될 수 있도록 결선투표를 포기했다. 그리어의 양보에 게인즈도 사퇴하기로 결심했지만, 그리어와의 대화 후 총회장직을 맡기로 수락하는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 총회에서 게인즈는 교단의 복음 전도 분위기 쇄신을 위해 영혼을 구원하는 태스크포스(a soul-winning task force)를 결성하고 사퇴한 그리어를 회원으로 선출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일에 집중하는 일입니다. … 만약 당신이 칼빈주의자이거나 비-칼빈주의자라면, 당신은 누가 구원을 받고 누가 구원받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나는 당신이 칼빈주의자가 되려면 스펄전 칼빈주의자가 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가서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말합시다. 결론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복음을 믿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2016년 총회에서 보여준 양 진영이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논쟁을 잠재우는 듯했다. 양 진영이 대의를 위해 신학적인 논쟁을 멈추고 협력하기를 결정한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떠할까? 먼저 양 진영을 대표했던 모임들이 해체되거나 모임이 중단되었다. 2013년 여름 칼빈주의자들의 모임에 대항하기 위해 전통주의자들의 핵심 모임으로 출발했던 Connect 316을 실제적으로 소유 및 운영해 왔던 SBC Today가 2018년 10월 30일에 온라인 포럼 중단을 발표했고, 2006년 교단 내의 칼빈주의자들로부터 시작된 T4G 컨퍼런스도 2022년을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논쟁의 결말과 의의
양 진영을 대표하던 모임들이 해체되고 더 이상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는가? 이전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양 진영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먼저 칼빈주의자인 몰러는 2020년 11월 Baptist Press지(紙)와의 인터뷰에서 1970년대부터 교단 내의 보수주의 부활을 이끌었던 사람들(대표적으로 페터슨)이 세속화된 문화에 젖어 들었고 그 리더십이 변화하고 있는 반면, 자유주의신학으로 표류하고 있었던 신학교가 이제는 신학적인 진리들과 원리들을 다시 확신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이곳에서 몰러는 전통주의를 주장했던 페터슨(2018년 사우스웨스턴 신학대학원 총장 사임)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로저스는 2005년 사망)이 점점 물러나고 있고 새로운 신학(칼빈주의)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총회에 다수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하며 세대교체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전통주의 진영에서는 2013년 2월에 “그동안 교단 안에서 칼빈주의자들이 갑작스럽게 증가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고 신학교 교수진들(특히 남침례 신학대학원, 사우스이스턴 침레신학대학원), 몰러, 존 맥아더, 로버트 C. 스프로울(Robert C.), 존 파이퍼와 같은 사람들의 영향력 때문이라 지적하고, 분열을 막기 위해 교단 내에서 칼빈주의를 막을 방법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로드니 케네디(Rodney Kennedy)는 2024년 6월에 역사적으로 침례교인들의 삶에서 항상 숙고(deliberation), 다원주의(pluralism), 상호주의(reciprocity)가 지배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새로운 칼빈주의자들을 침례교 나무에 붙어있는 “이질적인 가지”(an alien branch), “권위주의자들,”“최악의 파괴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과거에는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를 말했던 침례교인들이 이제는 “패터슨이 말씀하시니라” 혹은 “몰러가 말씀하시니라”라고 말하고 있다며, 더 이상 의견의 불일치를 선악의 투쟁으로 규정하고 악마화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지난 170여 년 동안 미 남침례교가 미국의 개신교 성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동력은 신학 일치보다는 복음 전도와 선교에 대한 열정과 협동에 있었다. 교단이 성립된 1845년에 설립된 해외선교부(International Mission Board, 본부 Richmond, Virginia)는 해외선교사를 선발, 파송, 지원, 정책을 집행하고 있고, 국내선교부(North American Mission Board, 본부 Alpharetta, Georgia, 예전 명칭은 Home Mission Board, 1874년 설립)는 교단의 국내 선교를 총괄해 교회 개척 지원, 재난 지원, 복음 전도 자료들 제공, 목회자 훈련 및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미 남침례교는 이 두 기관을 중심으로 교단과 교단에 속한 모든 교회들이 협력하고 에너지를 집중하여 성장했다. 하지만 교단의 신학 전통을 어느 특정 신학에 두려는 시도는 자유와 자치라는 역사적 전통을 강조해왔던 지역 교회들의 협동과 교단의 선교 정책 운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교단 대내외의 상황 또한 좋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도 있겠지만 교단의 교인수가 1년 만에 40만 명 이상 감소(2020년 통계)했다. 이는 10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침례 받는 새신자의 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
17세기 영국 분리주의 운동 가운데 하나로 시작된 침례교인들은 유아세례를 거부하고 신자의 침례와 국가교회 대신 회중정치를 주장하며 새로운 교회를 설립했지만 그 신학적인 출발 배경은 각각 달랐다. 1609년 네덜란드에서 시작하고 1610년(혹은 1611년) 영국에 되돌아와 침례교회를 세웠던 사람들은 일반 대속을 믿는 일반침례교회를, 이들과는 전혀 별개로 1638년 영국의 다른 지방에서 칼빈의 예정론에 근거한 특수침례교회가 세워졌다.
그러므로 미 남침례회를 포함해 침례교의 처음 신학을 어느 한쪽이라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이러한 태생으로 침례교 안에는 두 가지 신학 흐름(칼빈주의 혹은 전통주의)이 계속해서 존재해 오고 있다. 어느 한쪽을 신학적인 기원으로 삼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회의 역사에서 이 두 가지 신학이 일치를 이룬 적이 없다. 결국 이루지 못할 신학적인 일치를 넘어 남침례교의 존재 이유인 복음 전도와 선교를 위해 양 진영이 협동해야 교권과 목회자들의 권위가 무너져가고 있는 현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데이브 밀러(Dave Miller)는 현재 교단 상황을 역기능적인 결혼생활로 비유한다. 친절, 사랑, 존경이 사라진 채 서로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문제의 가정과 같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연합하여 함께 모이려면, 우리는 칼빈주의자, 전통주의자로서가 아니라 침례교인으로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는 그의 말은 뼈아프다.
피터 럼프킨스(Peter Lumpkins)의 다음의 소망이 속히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저의 소망은 칼빈주의자든 비-칼빈주의자든 우리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상명령을 완수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죽이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