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목회자 10명 중 4명이 영적 소진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4월 1~19일 미국 PCA 소속 한인 교회 담임목사 115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1%가 현재 ‘영적 번아웃’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적 소진은 정기적인 안식 시간의 부재(45%)와 가정(50%) 및 교회(49%)의 재정적 어려움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었다.
미국 한인 교회의 구조적 취약성도 드러났다. 전체 교회 중 출석 교인 ‘100명 미만’인 중소형교회가 76%에 달했으며, ‘50명 미만’ 소형교회도 51%를 차지했다. 시무 교회의 재정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9%에 그쳤고, ‘100명 이상’ 중대형 교회(57%)와 ‘50명 미만’ 소형 교회(22%) 간 재정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회자들은 10년 뒤 한인교회의 미래에 대해 69%가 ‘쇠퇴할 것’이라고 응답해 비관적인 인식을 보였다. 이는 한인교회 성도(54%)보다 높 수치로, 목양 최전선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더 깊음을 보여준다. 쇠퇴 원인으로 목회자는 ‘이민자 및 유학생 감소’(42%) 등 외부 환경 요인을 주로 꼽은 반면, 성도들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함’(21%)과 ‘권위주의적 리더십’(12%) 등 교회의 내부적 한계를 지목해 시각차를 나타냈다.
사역 현장의 당면 과제로는 ‘전도 어려움’(45%)과 ‘다음세대 교육 문제’(43%)가 꼽혔다. 향후 목회 중점 세대에 대해 한국 교회가 ‘3040세대’(35%)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미국 한인 교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모든 세대를 비슷하게’(47%) 지목했다. 중점 사역으로는 ‘주일 현장 예배’(57%)와 함께 깊은 관계성을 위한 ‘소그룹’(48%)을 중요하게 여겼다.
목회자 처우와 노후 준비 대책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담임목사의 월평균 사례비와 주택 보조비 합산액은 5057달러였으나, 교회 규모에 따라 월 2000달러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은퇴 후 편안한 생활을 예상하는 목회자는 14%에 불과했으며, 교회의 은퇴 지원이 없고 개인적 준비도 하지 못하는 목회자가 34%에 달해 교단과 노회 차원의 은퇴 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노회 및 총회 차원의 지원책으로는 응답자의 48%가 ‘오프라인 쉼과 회복 리트릿’을 가장 원했으며, 목회 전문성 강화 세미나(30%)가 뒤를 이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목회자의 영적 소진을 개인의 영성 부족으로 치부하기보다 개교회의 안식 시간 보장과 노회·총회 차원의 체계적인 돌봄 프로그램 마련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범영수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