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한국침례신학원은 교육부에서 파송한 임시이사 체제로 전환하며 226차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장에 손종학 교수(충남대)를 선임했다. 신임 손종학 이사장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학교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임시 이사 체제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이사장 선임 시 이사들에게 밝히기도 했다. 이에 본보는 손종학 이사장을 만나 현재 임시 이사 체제에 대한 입장과 학교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입장을 들어봤다.
◇ 교육부의 임시이사 선임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으셨습니다. 전국 3,500여 침례교회와 성도님들, 그리고 학내 구성원들에게 전하는 첫인사와 함께, 이사장직 수락에 담긴 신앙적 결단과 각오를 표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 믿음의 선배들의 기도와 헌신에 의해 세워진 한국침례신학대학교(한국침신대)가 73년의 역사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해왔고 무엇보다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해 옴에 있어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어려움도 겪었고 지금도 여러 난제들이 산적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교단에 의해 세워진 교육기관이기에 자율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송으로 이사회가 운영되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그동안 갈등과 분열이 치유되며 정화되어 좀 더 나은 한국침신대가 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저도 이사장으로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한국침신대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 226차 첫 이사회를 진행하고 난 소감을 한 말씀 해주신다면
= 교육부 파송으로 7명의 이사와 법인의 정이사 3명이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한국침신대가 안정화되고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여러 이사님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관계를 넘어 화합과 소통으로 합력해 선을 이루듯이 만장일치 형식으로 의견을 모으게 됐습니다. 안건마다 이해관계가 있지만 충분한 토의를 거치면서 이사회가 하나의 마음으로 모아진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입법예고된 한국침신대 ‘구조조정(안)’에 대해 여러 입장차가 존재하지만 현재 학교가 정상화로 가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의견의 지배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현 이사회의 입장과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어떠한 원칙으로 추진할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는 비단 한국침신대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아울러 기독교 인구의 감소로 목회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지원도 감소 추세에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는 신학교가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해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 목적이지만 점점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모든 이사님들은 한국침신대가 세워진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기독교 지도자 양성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지금 한국침신대는 정체성을 유지·강화하면서 시대 상황에 부응할 수 있는 유연화된 자세가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학교에서 구조조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교의 미래가 담보된 이 일을 이사장 독단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학교 관계자, 교직원, 재학생, 교단, 총동창회 등 학교의 미래를 염려하는 이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충분히 논의하고 이사회와 함께 결정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법인은 모든 일을 결정하고 처리함에 있어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투명하게 이 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다만 한 가지 지켜주실 부분은 소통의 공간과 상황을 법인을 통해서 이뤄졌으면 합니다.
◇ 한국침례신학대학교와 학교법인 한국침례신학원은 교단의 심장이며 미래입니다. 그동안 법인과 총회 사이의 소통에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사장님께서는 학교 정상화를 위해 총회와 어떤 파트너십을 구축하실 계획인지, 그리고 교단 차원에서 대학의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주어야 할 구체적인 제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학교법인과 교단은 상호 긴밀한 관계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침신대 자체가 기독교, 그 중에서도 침례교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세워진 교육기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당연히 총회의 입장을 존중할 것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법인은 법적으로 독립된 법인체입니다. 그래서 법인 고유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단 목회자들이 법인의 정체성을 존중해주시고 함께 사역하고 동역하는 파트너십 관계가 이뤄지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임시 이사로 임명받은 이사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분들입니다. 임시 이사회가 객관성을 견지하며 전문성과 다양성을 잘 발휘해 한국침신대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믿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도 임시 이사이자 이사장으로 최대한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자세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교단과 법인은 별개가 아닌 같은 목표를 갖고 간다’는 생각으로 하나 되기를 원합니다. 무엇보다 침례교인, 목사님, 침신대 동문 모두가 조금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큰 틀에서 이사회를 한번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임시 이사들이 편파성을 가지고 어떤 편에 치우칠 가능성은 없다고 저는 믿기 때문에 신뢰 속에 응원해 주신다면 한국침신대를 빨리 정상화해서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정이사가 구성이 되고 그래서 한국침신대의 발전을 더욱 꾀할 수 있는 이사님들이 오셔서 학교 발전에 기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긴 갈등의 시기를 지나며 학생, 교수, 직원 등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높습니다.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한국침신대 구성원 모두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교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이를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의 역할이 중요한 때입니다. 자기 입장과 이해관계에서 한발씩 물러나서 전체를 볼 수 있는 그런 지혜와 덕목이 필요한 때입니다. 개인의 입장이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전체적인 입장에서 생각할 때 차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특별히 구조조정에 대한 여러 우려의 목소리들을 듣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구성원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해서 화합하는 공동체를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침신대는 훌륭한 교수진과 열정적인 학생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명을 감당해 온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역사와 전통을 장점으로 키우고 긍정적인 면으로 발휘하게 된다면 충분히 한국침신대는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대전=이송우 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