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목사님, AI에게 설교를 맡겨도 될까요?

AI, 목회에 들어오다(1)
박군오 목사
구노리더십연구소 소장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교육을 하면서 자주 받았던 질문 가운데 하나다.


조금 더 솔직하게 묻는 목회자도 있었다. “AI에게 설교문을 써 달라고 해도 됩니까?”


몇 년 전만 해도 낯설게 들렸을 질문이 이제는 목회 현장의 현실적인 고민이 됐다. 생성형 AI에게 성경 본문을 입력하면 몇 초 만에 본문의 구조를 분석하고 설교 제목과 개요를 제안한다. 예화를 찾고 적용점을 제시하며 성경공부 교재와 소그룹 나눔 질문까지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목회자는 AI에게 설교를 맡겨도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질문 하나를 바꿀 필요가 있다.
“AI가 설교를 쓸 수 있는가?”보다 “설교란 무엇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AI는 더 이상 몇몇 목회자들만 사용하는 낯선 기술이 아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목회자의 AI 사용 실태’에 따르면 목회자의 AI 사용률은 2023년 41%에서 2025년 80%로 증가했다. 특히 목회와 설교를 위해 AI를 사용한다는 비율은 같은 기간 17%에서 58%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어디에 사용하는지도 흥미롭다. 목회와 설교에 AI를 사용해 본 목회자의 81%가 ‘설교 또는 강의 준비를 위한 자료 획득’에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성경 공부 준비, 교회 행사 기획, 기도문 생성 등으로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AI가 목회 현장의 주변부가 아니라 이미 목회자의 책상 위에 올라와 있다는 의미다.


올해 1~6월 교단 총회에서 진행한 ‘미래교회 목회 집중과정’을 통해 침례교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교육을 진행했다. 6개월 동안 목회자들과 함께 AI를 배우고 실제 목회에 적용하면서 흥미로운 변화를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관심이 주로 사용법에 집중됐다. “어떻게 질문해야 합니까?”, “설교 준비에는 어떻게 활용합니까?”, “이런 것도 AI가 할 수 있습니까?” 그러나 AI를 사용하고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질문도 조금씩 달라졌다. “그렇다면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이제는 AI 시대에 목회자가 던져야 할 더 중요한 질문이다.


AI에게 성경 본문의 반복되는 단어를 찾아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본문의 구조를 분석하고 여러 관점에서 질문을 만들어 달라고 할 수도 있다. 설교의 논리적 흐름을 점검하거나 어려운 표현을 다음 세대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바꾸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AI가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같은 질문이 아니다.


AI는 첫 번째 질문에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답한다. 그러나 두 번째 질문에 답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를 넘어 리더십의 문제가 된다. 리더십은 모든 일을 직접 하는 능력이 아니다. 무엇을 위임하고 무엇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도 리더십이다. AI 시대의 목회자에게도 이러한 분별이 필요하다. 자료를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며 반복적인 문서를 작성하는 일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고, 성경을 해석하고, 공동체의 상황을 살피며, 한 영혼을 사랑하고, 하나님 앞에서 말씀과 씨름하는 일까지 AI에게 위임할 수는 없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AI 활용 능력을 넘어 AI에게 맡길 것과 목회자가 책임져야 할 것을 구별하는 ‘분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AI는 좋은 설교 제목을 제안할 수 있다. 잘 정리된 3대지 설교를 만들 수도 있다. 때로는 설교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나 적용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설교에는 문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본문이 있고, 회중이 있고, 그 사이에 설교자의 삶이 있다. 지난주 장례를 치른 성도의 얼굴을 알고, 입시를 앞둔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부모의 마음을 알고, 사업의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성도의 형편을 아는 사람이 말씀을 전한다. 공동체와 함께 웃고 울며 살아온 시간이 설교 안에 들어간다. AI에게는 정보가 있지만 그 공동체와 함께 살아온 시간이 없다. 기도문을 작성할 수 있지만 기도하는 존재는 아니다. 설교문을 생성할 수 있지만 말씀 앞에서 씨름한 삶을 살아낼 수는 없다. 이 차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AI를 멀리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목회자들이 적극적으로 배우고 직접 사용해 볼 필요가 있다. 사용해 보아야 가능성도 알 수 있고 한계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이미 AI를 사용하고 있다. 다음 세대는 AI와 함께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갈 것이다. 목회자가 AI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성도들에게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기도 어렵다. 이제 질문은 “AI를 사용할 것인가, 사용하지 않을 것인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AI 기술은 계속 빠르고 놀랍게 바뀔 것이다. 지금 놀랍게 느껴지는 기능도 몇 년 뒤에는 평범한 기술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목회자는 스스로 매번 질문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것은 무엇인가?” AI 에게 일을 맡길 수는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명까지 맡길 수는 없으니 말이다.



총회

더보기
“무릎 꿇고 교단 위해 헌신할 것”
116차 총회(총회장 김선배 목사)는 지난 10월 11일 디딤돌교회(임성도 목사) 본당에서 82대 총회장 이·취임 감사예배를 드렸다.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의 사회로 시작된 예배는 임성도 목사의 대표기도로 문을 열었다. 임 목사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82번째로 세워진 교단 지도자를 중심으로 교단이 하나 되어 협력의 역사를 이루기를 간구했다. 성경 봉독 후에는 민경환·강용기 집사(디딤돌)가 특송으로 영광을 돌렸으며, 76대 총회장을 역임한 박문수 원로목사(디딤돌)가 “기독교 지도자”(롬 1:1~7)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문수 목사는 “기독교 지도자는 세상의 지도자와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 지도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며, 성령 충만함으로 은혜와 평강을 빌어주는 사람”이라면서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만 우리에게는 진정한 기독교 지도자가 있음을 기억하며, 교단이 하나 되고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회기가 되기를 축복한다”고 전했다. 이어 직전 총회장인 최인수 목사(공도중앙)가 이임 인사를 전했고, 김선배 신임 총회장이 최 목사에게 이임패와 기념품, 꽃다발을 전달하고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뒤이어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