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현장

  • 등록 2025.06.04 14: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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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성경을 보는 창(1)

크리스천에게 신앙생활의 가장 중요한 기준(canon)은 성경이다. 이것은 타협하거나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문자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며 그분의 뜻, 의도, 메시지가 담긴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리스천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성경을 빼거나, 더하거나,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소중한 성경은 40여 명의 저자에 의해서, 약 1,500년에 걸쳐, 대부분 이스라엘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 의해서 기록되었다. 즉 성경은 시간, 장소, 사람, 그리고 그 사건의 주체가 명확한 역사적 사실들이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은 그 ‘현장’을 가지고 있다.


현장하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장소의 개념을 떠올린다. 현장의 1차적 의미는 분명히 장소의 개념이다. 하지만 제가 이스라엘에서 수학하는 동안 지간이 지나면서 현장에 대한 개념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강의실에서 성경사건의 지리적 상황, 역사적 정황, 고고학, 발굴과정, 그리고 그동안 잃어버린 사건의 장소를 다시 찾아내고 확정하는 과정들을 배우고, 그 사건의 현장에 우뚝 서보고, 그 곳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박물관에서 만나며 뼛속 깊이 느겼던 사실은 현장이란 단어는 단순히 장소의 개념을 넘어 굉장히 ‘응축’되고 ‘압축’된 개념이라는 사실이었다. 현장이란 장소의 개념과 더불어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하고 있고, 그 요소들이 상호 간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응축, 또는 압축이란 의미이다.


예를 들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현장은 어디인가? 교회, 목양실, 또는 주택이라고 하거나 더 정확히 그 지번과 함께 주소를 말할 수도 있다. 이것은 장소적 개념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현장에 장소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목양실이라면 그 공간에 성경, 도서, 책상, 컴퓨터, 프린터기, 펜, 시계, 냉장고, 에어컨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있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현장이라는 장소에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다. 그리고 이 각각의 요소들은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이해하거나 또는 해석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이렇게 볼 때 현장은 장소의 개념을 포함해서 아주 다양한 요소들이 응축되고 압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말하거나 현장을 잘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성경이 역사적 사건들을 포함하고, 또 그 사건의 현장이 있다는 개념은 바로 이런 의미이다. 성경 사건의 본문에 장소와 더불어 다양한 요소들이 내재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본문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고, 하나님의 의도, 메시지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의 현장에 압축되어있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도표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현장은 땅을 기본으로 해서 그와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 요소들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며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 받는다.


성경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바로 성경이 기록된 현장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장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이스라엘은 우리와 8000km 떨어져 있다. 시간적으로 성경은 지금부터 3400~2000년 전 사람들이 기록했다. 성경은 땅, 생활환경, 기후, 언어, 생각, 가치관, 통념, 의식, 관습, 종교, 절기 그리고 역사적 체험이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기록되었다. 그래서 분명한 사실은 우리와 성경의 주인공과는 갭(Gap)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갭을 무시하거나 오해한다면 그가 누구든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신앙생활의 기준으로 삶는 사람들은 이 갭을 줄이기 위해서 부단히 수고하고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기고하게 되는 글을 통해서 위 도표에서 언급한 현장의 다양한 요소들을 다루려고 한다. 갭을 인정하고 그 갭을 줄이기 위한 조그마한 노력과 시도의 일환이다. 그리고 성경을 사랑하는 더 많은 분들과 이 분야의 관심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상목 목사
성경현장연구소 소장
신광교회 협동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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