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단배 - 조영순

  • 등록 2013.09.05 16: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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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을 높이 세운 배 한 척

앞으로 나아가다 곧장 쓰러진다

다시 일어나 길 나서지만

길 찾지 못하고 제자리만 빙빙 돈다

중심을 세우지 못한 몸

저토록 힘에 부치는 먹이

나비 날개 한 쪽

일념으로 가지고 가야 할 이유 있겠지만

저 큰 짐 덜어주고 싶지만

쪼그리고 앉아 응원가를 부를 뿐

수없이 고꾸라지면서 놓지 않는 고집

소명의 한 세계

조금만, 조금만 더

대가 없이 지불되는 통증

무작정 울며 간구하는 기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데

발밑의 돛을 밀어줄 바람 한 점 없다

뒤집기 한 판으로 승부 벌이는 개미 한 마리

 

조영순 사모는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외 다수가 있다.

한국시인협회 회원이며 좋은책터 굿글로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관리자 기자 bpress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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