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한호 교수의 목회와 상식’- 78

  • 등록 2016.01.14 10: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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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와 때

지도자가 없거나 주인이 시원찮은 단체는 흔히 무주공산(無主空山)이라 불린다. 아메리카 대륙의 서부 개척시대에는 말을 타고 평원을 내달려서 먼저 경계를 정하고 말뚝을 세우면 제 땅이 되던 때가 있었다.

그 무주공산 북아메리카 대륙이 오늘날과 같이 지도자와 서민이 함께 존중되는 나라가 되기까지는 미국 헌법의 기초를 놓은 로저 윌리엄스와 에이브러함 링컨 같은 위대한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인류 역사와 성경과삼국지연의나 시내암의 수호전등 문학작품에서 수많은 영웅호걸의 부침(浮沈)을 본다.


얼마 남지 않은 수군과 전선(戰船)으로 남해바다 울돌목에 배수진을 치고 수많은 일본군 전함과 맡서 싸운 이순신 장군 같은 이가 없었다면 어떻게 임진왜란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으며, 처칠과 같이 용기 있고 걸출한 전략가가 없었다면 독일의 무차별 포화 아래에서 누가 영국을 구할 수 있었으며, 맥아더 장군같이 지혜와 용기를 겸비한 군인이 없었다면 누가 어떻게 공산군을 물리치고 한반도의 자유를 수호할 수 있었으랴!


그런데 역사는 이들 위인들의 인간 승리 여부를 한 때의 성공과 업적에 두지 않고 뜻밖에도 시대적 요구를 깨달은 지혜로 진퇴(進退)를 결단한 용기에 두었다. 그들 위인들의 생애에서는 한두 가지 공통점이 발견되었으니, 첫째로, 그들은 시대가 필요로 한 사람들이었다.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을 구한 영웅이었고 맥아더는 한국전쟁의 용장으로서 만인의 칭송을 받았으나 그들은 정치 지도자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그것은 그와 같은 영웅을 필요하던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수호전의 흑선풍 이규나 삼국지의 장비 같은 인물이 우리 시대에 태어나 거리에서 힘자랑을 한다면 사람들을 그들에게 씨름판이나 격투기 장으로 가라고 소리칠 것이다.


둘째로, 진정한 영웅은 스스로 자신의 때를 알았던 것 같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부터 가나안복지 목전까지 인도한 대장정을 이끌었고 여호수아와 갈렙 같은 용맹스러운 후계자를 세워 그들로 하여금 방황과 내분에 지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땅을 정복하게 했다.

그러나 모세는 미디안 광야의 비스가 산 꼭대기에서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가나안복지 파노라마를 통해 그토록 오매불망하던 유다 온 땅과 네겝과 종려나무의 성읍 여리고 골짜기와 평지 소알을 한눈에 보고서도 자신의 때가 거기서 끝난 것을 알고 요단강을 건너려하지 않았다(34:1~6).


그러나 바벨론의 마지막 왕 벨사살은 메데 바사의 특공대가 이미 궁전 지하 수로에 침투해서 공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데도 아비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약탈해간 기명을 가져다가 술을 부어 마시며 잔치를 벌이다가 그 날 밤 거대 왕국 바벨론과 함께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때를 모르고 만용을 부렸던 것이다. 하나님의 종에게도 때가 주어졌을 것인즉 월삭과 명절과 달력을 바꿔 걸 때 마다 혜안을 구할 일이다.

관리자 기자 bpress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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