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한호 교수의 목회와 상식’- 79

  • 등록 2016.01.21 11: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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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눈

지도자에 대한 서적 몇 권을 찾아 읽었더니 대부분의 저자들이 일반적으로 지도자의 기본 요건으로 알려진 (1)해당분야에 대한 경험과 (2)전문지식 및 (3)인격과 (4)지도력에 덧 붙여미래지향적 안목을 필수요건으로 지적했다.


이와 같은 정의(定義), “새의 눈을 가진 자 흥하고 벌레의 눈을 가진 자 망한다는 옛 말처럼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에 것만 보고 꿈틀거리는 지도자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혁신가는 지금이 어려워도 장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며 훌륭한 지도자는 편안한 오늘을 사기 위해 내일을 내주지 않는다. 나폴레옹은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에 100년 후의 파리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수많은 반대를 물리치고 시 전역 지하에 지상 도시 규모에 버금가는 거대한 상하수로를 건설했고, 비슷한 시기에 시카고 시는 마차가 다니던 시청 앞 진창길에 100야드 너비의 도로를 닦았다.


그 때 건설된 지하시설과 시청 앞 도로가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지도자에게 필요한 절대 요건이 선견지명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역사(役事)가 없었다면 두 도시는 오늘날의 파리와 시카고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역시 경부고속도로와 KTX 등 큰 국책사업을 할 때마다 지도자는 변화를 거부하는 이들의 극렬한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그러나 지도자들 중에는 칭기즈 칸과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같이 온 세계를 평정할 듯이 오직 정복의 고삐만을 당기다가 전장에서 쓰러진 영웅도 있다. 그들은 위대한 정복자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벌레의 눈을 가진 전사(戰士)와 다를 바 없다.

침례교단에는 미국 남침례회 한국선교부가 남긴 재산이 서울과 부산, 인천과 무창포 등지에 많이 남아 있었으나 이사람 저 사람의 손을 거치는 동안 모두 사라지고 말았고 남아있는 병원조차 만성적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어떤 개인을 탓하기에 앞서 전체 교단 지도자들의 거시적 안목이 절실했다하겠다.


그런 와중에도 신학대학은 구도심 목동에서 유성구 하기동으로 캠퍼스를 옮기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 때 대학 당국자들이 결단하지 못했으면, 이미‘70년대 초에 강남으로 이전할 기회를 한 번 놓친 교단신학교로서는 교지를 옮길 기회를 다 시 잡기 어려웠을 것이다.

회고하건대 절대다수의 반대와 제로예산을 가지고도 오직 신학교육기관의 장래를 위해 거사에 앞장섰던 당시의 오관석 이사장과 허긴 총장 및 뜻을 같이 했던 교단 인사들의 희생과 용기를 교단이 잊어서는 안 되겠다.


선조들은,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신념으로 코흘리개 아동들을 가르쳐 민족의 지도자로 양육했다. 교단 기관 단체의 장()이 된(되려는) 사람은 백년이 못 되더라도 10년이라도 앞을 내다보고 희생 할 각오를 가진 사람이어야 하겠다. 불연(不然)이면 그 기관은 그 시로부터 뒷걸음치게 될 것이다.

관리자 기자 bpress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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