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구원의 선포
사도행전은 선포되는 복음과 설립되는 교회의 모본을 제시하면서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교회의 지속성을 보여준다. 구원의 선포는 듣는 자의 결단(반응)을 요구하는 일방성이며 증인 또는 증언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선포와 증언은 매우 함축적이지만 그 범위는 매우 포괄적이다.
1. 구원
‘구원’은 사도행전에서 다른 용어들보다도 비중 있게 등장하며‘예수 사건’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전달한다.(주. 이 논문에서는 구원 관련 용어들에 대한 성경 구절 예시를 구원의 전개와 직접 해당되는 경우로 제한했다.) 이 용어는 구원의 실체에 대한 설명보다는 구원의 개념들을 통합하면서 구원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는 선포의 기능을 한다(주. Joel B. Green,“ 땅끝까지 구원(행 13:47): 사도행전에 나타난 구원자 하나님,”‘복음의 증거: 사도행전신학’, I. H. Μarshall 편, 류근상 역 <서울: 크리스찬출판사, 2004>, 105. 부분적이나마, 구원의 실체에 대한 사도행전 자체의 의미는 비록 같은 용어의 사용이 아니라고 해도 바울의 소명 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구원에 대한 부연 설명, 또는 해석이 아그립바 앞에서 행한 바울의 고백 속에서 등장한다. 물론 이 고백은 바울의 소명과 그의 사명에 대한 진술이지만, 바울에게 해당하는 구원과 그 결과에 대한 의미를 일반화하여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구원은 육체의 질병으로부터의 치유(4:9)와 일반적인 의미의 구출(23:27;27:43)을 포함하기도 한다(주.‘ 구출’또는 ‘치료’의 의미를 내포하는 용어들이 구원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배경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Joel B. Green이 제시한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적대자를 통해서 구원이 선포되는데, 점치는 귀신 들린 여종은 “구원의 길을 너희에게 전하는 자”라며 바울을 향해 소리 지르기도 한다(16:17).
구원 대상자의 범위는 성령 사건들을 통해서 확장되며,(주. Robert L. Brawley, Luke-Acts and the Jews: Conflict, Apology, and Conciliation <Georgia:Scholars Press, 1987>, 28~50.) 바울과 실라가 빌립보 간수에게 행한 선언(16:31)은 구원이 결과적으로“사람과 사람, 이방인과 유대인, 그리고 영적인 삶과 국가에 대한 관계사이의 모든 장벽을 없애주기 때문”에 포괄적인 것을 보여준다.(주. Green,“ 땅끝까지 구원(행 13:47): 사도행전에 나타난 구원자 하나님,”128. 구원에 대한 포괄성 및 다의적 표현과 의미의 다의성 사이의 구별은 필요하다. 다양한 용어와 전달방법의 다양성은 구원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물론 포괄적이며 다의적인 표현을 통해 구원을 표현한다고 해도 사도행전은 “그 구원이 지금 일어난다는 것과, 구원자가 누구이며 구원이 발견되는 곳이 어디인가를 확증”시키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주.Jacob Jervell,‘ 사도행전신학’, 윤철원 역<서울: 한들출판사, 2000>, 152.).
구원의 포괄성은 할례와 관련한 사도들의 체험을 통해서 확증된다. 예루살렘을 벗어난 이방 지역에 복음이 전파되면서 복음과 율법이 충돌한다. 율법 준수라는 상징성을 갖는 할례를 구원의 조건으로 여기는 오해가 발생한 것이다(15:1). 사도들은 그러한 조건이 구원의 전제가 되는 것을 반대하면서 단지 우상숭배를 금하는 것과 문화적인 차이에 기인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방안의 전제는 인종과 계층을 초월한 사도들의 구원 사상이“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을 믿노라”는 고백적 선언속에 용해된 결과이다(15:11).
2. 증인(언)
사도행전은 ‘증인’의 기능성에 ‘선포’의 의미를 부여하며,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사명 수행의 역할을 담아낸다. ‘증인’은 단지 목격자(1:21~22)의 한계를 뛰어 넘어 구원에 대한 증언의 수행이며 그 역할 속에 구원의 개념을 내포한다. 증언 속의 주체를 ‘예수’로 전제한, 즉 예수의 정체에 대한 증인이 되는 것이다. 증인의 기능 속에 포함된 증언의 개념은 사실상 이 두 용어를 동일화시킨다. 부활과 관련해서 ‘증인’은 부활 자체에 대한 증언을 넘어서 그 부활 사건의 의미 속에 구원의 개념을 내포한다(주. Green,“ 땅끝까지구원<행13:47>: 사도행전에 나타난 구원자 하나님,”103.).
1장 8절을 해석하는 13장 47절은 증인의 역할을 구원과 관련시키며, 이 때 증인의 종국적 역할을 지향하는‘땅 끝’의 개념은 이사야서 49장 6절을 반영하면서 모든 지역, 계층을 아우르는 보편주의 관점을 드러낸다(cf. 이 사 야 8:9; 45:22; 48:20;62:11)(주. Ibid., 104. cf. Robert C. Tannehill,
The Narrative Unity of Luke-Acts: A Literary Interpretation, The Acts of Apostles, vol. 2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0>, 17-8.).
바울의 개종 경험인 소명 기사는 그의 ‘증인’역할을 보여준다(22:5, 15; 26:16; cf.9:15, 22)(주. 9장의 소명 기사에서는 비록 ‘증인’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등장하지 않아도 그의 역할은 증인과 관련된다<9:15, 22>.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바울의 세 번의 소명 기사는 그 내용에서 각각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다. 이는 각 소명기사의 기능성에 기인한 것이며, 동시에 바울을 중심으로 1장 8절의 성취를 이어가는 장치이기도하다: Ronald D. Witherup“, Functional Redundancy in the Acts of the Apostles: a Case Study,”Journal for the Study of the New Testament, vol. 48 <1992>: 67-86. 1장 8절에서 점진적으로 확장되어 땅 끝까지 이르는 복음의 전개에서 두 명씩 짝을 이루어 등장하는 네 집단의 증인의 역할, 즉 열두 제자 가운데서 베드로와 요한, 일곱 일꾼 가운데서는 스데반과 빌립, 안디옥에서는 바나바와 사울, 바울이 세운 교회를 중심으로 두기고와 두로비모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Giancarlo Biguzzi, “Witnessing Two by Two in the Acts of the Apostles,”Biblica, vol. 1 <january 2011>: 1~20.).
이 용어에 수반되는 수식 또는 해석은 바울의 역할이 무엇인지 밝혀주며, 수식어들은 한결같이‘예수’와 직접 관련되어 그 증언의 대상이 누구인지 강조하면서 사도행전의 전개 방향을 조정한다(주. Wilson은, 바울의 개종경험은 사도행전 내용 전개의 중요한 동력이며, 9장의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건을 헬라-로마 세계의 상황에 비추어서 바울의 변화를 설명한다. 그는 보지 못하는 사람의 무력함과 취약함의 상황을 시력 회복 이후의 바울의 삶에 적용하여 바울이 하나님의 능력을 만나고 그가 박해했던 예수를 따르게 되는 것을 제시한다: Britany E. Wilson, “The Blinding of Paul and the Power of God: Masculinity, Sight, and Self-Control in Acts 9,”Journal of Biblical Literature, vol. 133, no. 2 <2014>: 367-87.).
베드로의 진술에도 그 증언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다(5:30~32). 이러한 부연에도 불구하고 증인의 역할을 통한 결과는 사도행전의 내용 전개 속에서 보충이 필요하다‘. 예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사건과 여러 인물들의 진술을 통해서 증인의 역할에 대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주. 사도행전에서 증인<언>과 관련한 인물들<인격>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 대표적으로 사도들, 성령, 바울, 스데반, 예수, 하나님이 주체가 되어 사용된다. Marion L. Soards는 14장 17절의 “증언하지 아니하신 것이 아니니”란 표현을 통해서 하나님의 증인 역할이 사도행전의‘증인’역할을 비추어주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증인’을 이 단어의 품사 형태에 따라 구분하여 제시한다: Marion L. Soards, The Speeches in Acts<Louisville: Westminster, 1994>, 197-8.).
3. 믿음
사도행전에서 구원에 대한 반응의 상태는 ‘믿음’으로 표현된다. 믿음은 능동적 권고인 구원에 반응하는 수동의 개념이다. 이는 구원의 또 다른 측면이며, 구원의 상태 또는 구원의 전제 조건과 같은 역할을 한다(주. 바울은 로마서에서 율법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이러한 구원의 전제 조건과 같은 기능을 하는‘믿음’을 제시한다<롬3:21~4:25>.). 사도행전에서 하나님은 예수를 통해서, 교회를 통해서 체험된다. 사도행전에는 하나님의 직접적인 출현보다는 사건의 발생과 해석을 통해서 그의 사역이 체험되며, 그가 주체가 되는 구원에 대한 반응이 등장한다(2:23, 24, 32; 3:15, 18;4:10, 28; 5:30; 10:4; 13:30, 33, 34, 37;17:31)(주. Joshua W. Jipp,“ The Beginning of a Theology of Luke-Acts: Divine Activity and Human Response,”Journal of Theological Interpretation, vol. 8, no. 1<2014>: 36-40.).
‘믿음’의 특징은 그 주체를 명확히 하는데 있다. 즉, 사람을 지향하지 않고 예수를 지향하면서 예수와 그 대상과의 관계를 분명하게 설정하는 개념을 내포하는 것이다. 빌립보의 간수에 대한 바울의 권고 속에서 이 용어는 구원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 구원의 수여자가 예수임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16:31). 이때 예수에 대한 다른 수식이 첨가되지 않으며, 믿음의 주체적 대상으로 ‘예수’가 제시된다.
III. 구원의 신학화와 전개
사도행전에 반영된 다양한 상황 속의 구원은 다양한 용어들을 통해서 표출된다. 이러한 다양성은‘구원의 신학’이라는 구조 속에서 이해의 도구로 활용되면서 함축적으로 구원의 통로가 무엇인지를 제시하며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꾸어 말하면 구원의 신학화, 개념화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구원의 신학이 발전의 단계를 거쳤다기보다는 다양한 상황의 여러 어휘와 개념의 신학화를 통해서 유연하고도 탄력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 신학화된 선포
사도행전은‘말씀’이라는 용어 속에 복합적인 의미를 담는다(주. 하나님의 말씀<4:29, 31; 6:2, 4, 7; 8:14; 11:1; 12:24; 13:5, 7, 44, 46, 48; 17:13; 18:5, 11>; 복음의 말씀<8;4; 15:7; >; 주의 말씀<8:25; 13:49;15:35, 36; 16:32; 19:10, 20>; 10:36<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보내신 말씀>; 구원의 말
씀<13:26>; 은혜의 말씀<14:3>;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20:32>; cf. 주 예수의 친히 말씀 하신 바<20:35>; 선지자들의 말씀<15:15>.). 그 말씀이 무엇인지에 대한 실체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며, 대신에 이 용어의 수식어에 의해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즉, ‘말씀’은 수식어에 의해 하나의 인격처럼 기능을 수행한다. 비록 말씀이 하나의 전달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구약의 ‘지혜’와 같이 인격성을 내포한다.
이 말씀은‘하나님,’ ‘주,’ ‘복음’ 등에 의해 수식되면서 말씀 자체에 인격의 전달을 포함한다. 말씀이 전달도구로 기능하면서 인격성이 부여되어 수식의 주체와 동격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