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에서 질병치유는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며,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선포하는 기능을 한다. 사도행전도 이 전승을 이어간다. 사도행전에서 육체의 질병 치유와 구원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4:9-10). 예루살렘 부근의 수많은 사람들이 각종 병든 사람들을 데리고 왔으며 이들이 다 나음을 얻게 되는데(5:14-16), 이 치유가 믿음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을 14절의 “믿고 주께로 나아오는 자”라는 내용에서 추론할 수 있다. 특히 베드로는 육체적인 질병 치유 및 귀신 축출을 전인격적인 회복과 관련하여 설명한다(10:38)<Ibid., 115.>.
그러나 사도행전은 단지 육체적인 질병 치유를 구원이라고 하는 것을 넘어 전인격적인 존재의 치유까지 구원이라고 칭하며, “종말론적인 구원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역사하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한다<Ben Witherington III, “구원과 육신적 건강: 1세기 누가-행전의 구원론,” ‘복음의 증거: 사도행전신학’, I. H. Μarshall 편, 류근상 역 (서울: 크리스찬출판사, 2004), 184.>. 물론 구원받은 자가 모두 육체의 질병으로부터 치유되지 않듯이 치유가 바로 구원은 아니지만, 사도행전에서는 육체의 질병으로부터의 치유가 새로운 세계와 공동체 속으로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도행전에서 ‘예수의 부활’은 지상에서 활동하시던 나사렛 예수의 사역의 귀결이며, 그의 승천으로 구속사의 한 단락을 이룬다. 성령의 강림 이후에 이 부활은 나사렛 예수의 지상성과 승천하신 예수의 승귀성, 나사렛 예수와 성령을 연계시키는 역할을 한다. 부활에 대한 증언은 바로 나사렛 예수의 실존성과 영속성에 대한 증언이며, 예수의 부활은 그를 증거 하는 수단이면서 당시의 상황에서 승천하신 예수와 성령시대를 보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부활을 인정하던 바리새파와 달리 부활을 부정하던 사두개파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세력을 떨치던 상황에서 예수의 부활에 대한 증언은 당시의 종교 권력자들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예수의 정체를 표출시키는 획기적인 방편이었다(23:8). 또한 부활은 예수의 죽음에 대한 변호, 즉 예수를 죽인 자들을 향한 변증의 성격도 갖는다<예수의 부활은 그의 희생적 죽음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변증이며, 이 부활은 그의 죽음을 전제로 하는, 즉 부활이 죽음과 융합된 개념이 바울이 전한 말씀에 내포된 구속의 은총이다(5:30-31; 10:39-43; 13:28-30, 38; 20:28, 32): David Peterson, “Atonement Theology in Like-Acts: Some Methodological Reflections,” The New Testament and its First Century Setting, P. J. Williams, et al. eds. (Grand Rapids: Eerdmans, 2004), 64-71.>.
비록 예수는 유대인들의 음모에 의해 죽었지만 그의 부활은 부메랑효과처럼 그를 죽인 자들에게 되돌려진 치명적 충격이었다. 사도행전에서 예수의 부활은 “사망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를 확정짓고, 그리스도인들이 바리새인들과 공유하였던 부활에 대한 소망을 위한 확고한 토대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I. H. Marshall, ‘신약성서신학’, 박문재, 정용신 역 (서울: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6), 214.>.
예수의 부활은 이중적인 성격을 갖는다. 예수의 부활은 그의 부활 자체와 함께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사상도 병행시킨다. 예수의 부활은 고린도전서에 반영되어 있듯이 예수의 승천 이후 그리스도인의 부활을 해석하며 지지해 주는 근거로 전환되며<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논쟁은 고린도전서에도 반영되어 있다(고전 15:12-58). 예수의 부활과 죽은 자의 부활은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예수의 부활은 그리스도인의 부활에 대한 “담보”(pledge)이며 “보증”(guarantee)이다: Joseph A. Fitzmyer, First Corinthians, The Anchor Yale Bible, vol. 32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208), 569.>, 예수의 부활에서 그리스도인의 부활로 그 초점이 전이되기 시작한다. 이 부활은 궁극적으로 의인과 악인의 부활이라는 심판의 개념을 낳기도 한다(24:15).
예수의 부활이 그를 죽인 자들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갖는 것처럼, 이 부활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운명에 대한 최종 단계를 보여주는 신학을 형성한다<사도행전은 예수의 부활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예수의 부활과 함께 죽은 자의 부활을 강조하며 그 의미를 밝힌다. 특히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해 다섯 가지의 의미가 부여되기도 한다. “첫째, 유대 지도자들이 사도들을 박해하는 근거로, 둘째, 이방인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개념으로, 셋째 유대인들이 바울을 고소하는 항목으로, 넷째, 예수의 부활로 소급되는 죽은 자의 부활의 의미로, 다섯째, ‘이스라엘의 소망’으로 각각 나타난다”: 정창교, “사도행전에 나타난 ‘죽은 자의 부활’의 의미,” ‘신약논단’, 제14권 2호 (2007 여름): 410-1.>.
<계속>
김선배 교수 / 침신대 신학과(신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