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사회적 반향을 크게 불러일으키며 상영되었던 영화 “도가니”를 보면서 가슴 아퍼하며 장애인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적 이 있습니다. 광주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많은 이들에게 울분과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입니다. 여전히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함을 봅니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은 아직도 차가운 게 우리의 현실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교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국의 5 만여 교회 중에 장애인 사역부가 있는 곳은 불과 300 여개 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한국교회 안에서의 장애인 사역은 마치 미전도종족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거의 방치되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또 하나의 선교지와 다를 바 없습니다. 시설이나 프로그램에서 장애인을 배려한 것을 찾아보긴 쉽지 않습니다.
4월 20일은 국가가 정한 장애인의 날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지난 4월 17일을 장애인 주일로 지정했는데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의 교회들이 장애인에 대한 설교나 어떤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교회들이 상당수가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한 사람이 평생을 사는 동안 장애인이 될 확률이 60%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 모두 잠재적 예비 장애인인 셈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500만명 정도의 장애인이 있다고 하는데 이 중에 선천적인 장애인은 10% 남짓이고 8~90% 정도는 후천적요인(교통사고, 노동사고, 의료사고와 환경오염 및 질병 등)으로 인한 중도장애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도 예외없이 장애자가 될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언제 우리 자신도 장애인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따라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야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장애인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셨음을 봅니다(눅14:12~14).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했습니다(마25:40). 가난하고 힘없으며 천하고 멸시받는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고전1:27~29).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주님의 삶을 본받고 그를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장애를 가진 약자와 소외 계층 등을 사랑하시고 섬기셨던 주님을 본받아 우리도 특별한 기념일이나 이벤트성 행사로가 아니라 항상 돌보고 섬겨야만 하겠습니다. “주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게 하시고 주님의 눈길이 가는 곳에 우리의 눈도 향하게 하시고 주님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우리의 손과 발을 드리고 사용하게 하옵소서.”
김형윤 목사 / 서울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