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정치

  • 등록 2016.05.12 15: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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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정치의 잘 잘못을 따지려 하거나 어떤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비난할 의사가 없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보여준 치졸한 계파 갈등과 어지러운 20대 국회의원 선거로 인해 우리사회의 상식과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는 것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면서 한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은 공천방식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정부 여당은 전통적으로 해오던 당 중심의 하향식 공천방식 대신 상향식 프라이머리 방식을 채택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런데 동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가 당이 정한 새로운 방식을 거부하고 종전의 공천방식대로 공천 작업을 추진하겠다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에 대해 당 대표는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선관위원장은 선관위는 독립기관이므로 아무의 간섭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하고 당대표를 포함해서 모든 소속의원들을 면접까지 하면서 선관위 방식으로 공천을 밀어붙였다. 참으로 서슬이 퍼런 권세였다. 그러나 국민이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선관위는 당이 정한 정책 안에서 공천과 선거를 수행 감독하는 한시적 기구이므로 당의 정책을 거부할 권리가 없고 업무수행 과정과 결과를 수시로 당 대표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천에 있어서, 선관위는 정작 과거 여당 원내 대표로서 대통령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 모 의원은 공천을 배제하지도 못하고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리에 충실하고 무흠한 동료 의원들을 타당성도 객관성도 없이낙천시키고, 당선이 확실시되는 현역의원들은 소위 험지(險地)”라는 생소한 곳에 공천해서 결과적으로 낙선시켰다. 의회민주주의를 짓밟는 독선적 행위라고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공천에는 연령이나 계파를 불문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범법행위가 없는 무흠한 현역 의원을 낙천시킬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대통령이 국회에 상정해 놓고 일 년에 가까운 세월을 기다리며 조속한 의결을 호소한 각종 민생법안은 외면하고 야비하고 유치한 언행으로 서로 비방하고 조롱하며 당리당략에만 매달리는 국회, 계파 세력 확장을 위해 의회민주주의마저 내던지는 국회, 초등학교 자치회보다 못해 보이는 이런 국회가 이 시대 대한민국에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정치를 보고 세상을 배울까 두렵다. 장담하거니와 법을 몰라도 상식에 따른다면 국회보다는 나을 것이다.


지면에 여유가 있어 사족을 달거니와 어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기간 내내 반 폴라 차림에 양복저고리 앞단추를 열어젖히고 싸움하듯 국민 앞에 나타났다. 대중 앞에 서는 이, 누구나 신분과 역할에 알맞는 단정한 복장과 조신한 몸가짐이 마땅하다하겠다. 그나저나 교회는 대부분의 행정업무를 각종 위원회를 통해 수행하는데 분과위원장들이 목사에게 종 주먹을 대고 위원회는 독립기관이라며 국회처럼 나간다면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할까?

관리자 기자 bpress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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