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 기독론: 바울의 기독론(6)

  • 등록 2016.08.18 10: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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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 담긴 신학 산책
김광수 교수 침신대 신학과(신약학)

예수그리스도와 성령

지난 호에는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관계를 기능론적 측면에서 생명의 영살려주는 영이라는 어구를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바울은 존재론적인 차원에서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관계를 고대교회사에서 발전한 삼위일체론적으로 제시했다. 바울은 하나님의 영과 그리스도의 영을 동일시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영과 그리스도를 동일시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영이 그리스도인들 안에 내주하시며 행동하시는 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인들 안에 내주하시며 행동하시는 것과 같은 의미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과 그리스도의 영과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죄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들에게 다가오셔서 내주하시며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실행자를 가리키는 점에서 동일시되고 있다. 바울은 이러한 구원의 실행자인 성령의 역할 중에서 그리스도인들을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해방시키고 하나님의 은혜의 통치 안으로 들어가게 하시는 역할을 하는 성령을 생명의 영혹은 살려주는 영으로 제시했다.


바울이 제시하는 성령의 역할 중에서 그가 또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계시의 역할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감추어진 비밀과 지혜와 복음을 인간에게 나타내는 역할이며 바울은 그것을 지혜와 계시의 성령으로 표현한다(1:17). 바울은 그가 복음의 전파자가 된 것은 이 계시를 받았기 때문이며 그 계시의 역사는 오직 성령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여러 곳에서 말하고 있다. 바울은 그가 본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전혀 상관없이 살면서 오히려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는 일에 선봉에 섰던 바리새파 유대인이었는데,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고 그것의 전파자가 된 것은 바로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1:12).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주격 속격의 의미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계시라는 것이다.

둘째, 목적 속격의 의미로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하나님이 주신 계시라는 것이다. 이 말씀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다 가능하다.

그런데 바울은 갈라디아서의 그 문맥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하나님이 그의 아들을 바울의 내면에 나타내신(계시하신)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은혜로 나를 부르신 하나님이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을 때에”(1:15~16). 이 구절들은 소위 바울의 다메섹 체험 곧 그가 부활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보고 듣고 만났던 체험을 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울은 그 체험을 주권의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곧 하나님의 뜻을 따라 구원의 완성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방인들에게 전도하기 위해 그 아들을 내 속에 나타내신사건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나타내다라는 동사는 신구약 성경에서 나타내다’, ‘알려주다’, 혹은 계시하다로 번역되었으며 그것의 중심적 의미는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을 인간에게 나타내는(계시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이 동사의 명사형이 갈라디아서 1:12에서 계시라는 단어로 번역되었다. 바울은 1:12에서는 명사를 사용하고 다음에 1:16에서는 동사를 사용하여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보고 듣고 만난 사건을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혹은 하나님이 그의 아들을 내 속에 나타내신 사건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바울은 이 체험의 장소를 여기서는 직접적으로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다음 구절에서 다메섹에 관하여 언급한 것을 볼 때 그 체험은 다메섹과 연결된 것이 암시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보고 듣고 만났던 그의 계시의 체험이 다메섹에 가는 길에서 있었다는 것은 사도행전에서 세 번이나 구체적으로 제시된다(9:3; 22:6; 26:13). 아무튼 바울은 이 계시의 체험을 통해 회심을 하게 되었고 예수를 ’(9:29), ‘그리스도’(9:22), 혹은 하나님의 아들”(9:20)로 믿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며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일꾼이 되었다.

바울은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의 복음을 받게 되는 것이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과 그 계시의 역사는 오직 하나님의 영 곧 성령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그가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는 부분(고전 2:6~16)에서 집중적으로 말한다.


바울은 거기서 하나님이 만세 전에 예비하신 복음을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나타내고(계시하고) 또 알려주는 것은 오직 성령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바울은 먼저 사람은 아무도 하나님이 예비하신 복음을 근본적으로 알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기록된바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은 눈으로도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함과 같으니라”(고전 2:9). 이것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어떤 사람도 예상하지 못했고 또 기대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알려지게 된 것을 가리킨다.

바울은 이렇게 어떤 사람도 예상하지 못하고 기대하지 못했던 복음을 하나님은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에게 계시하신다고 말한다: “이것들을 하나님이 오직 성령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셨으니”(고전 2:10a). ‘이것들은 바울이 앞 절에서 말한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해 예비하신 모든 것들을 가리킨다. 그것들은 본래 어떤 사람도 알 수 없게 감취어졌던 것들”(고전 2:7)로써 하나님의 비밀과 지혜를 가리킨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것들을 우리에게’(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을 통해 계시하셨다고 말한다. 한글 성경에 보이셨으니로 번역된 동사는 앞에서 언급된 것으로서 하나님이 그의 아들을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다”(1:16)라는 구절에서 나타내다로 번역된 것과 동일한 동사이다.


하나님은 그가 만세 전에 예비하셨고 지금까지 감취어졌던 복음의 비밀과 지혜를 하나님의 일꾼들에게 계시로 알게 하셨다는 것이며 그 계시는 오직 성령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바울은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오직 성령의 계시를 통해서만 주어진다는 것을 강조하며 그 이유를 성령의 특별한 존재성을 통해 제시한다: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통달하시느니라”(고전 2:11b). 여기서 모든 것은 하나님의 구원의 비밀과 관계된 모든 것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깊은 것이란 어구도 하나님의 구원과 계시와 관계된 표현인데, 로마서에서는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 깊다라고 표현되었다(11:33). 사람은 아무도 자기의 노력으로는 하나님의 구원의 비밀과 지혜를 알 수 없는데, 하나님은 오직 성령의 계시를 통해 그가 택하신 사람들에게 그것을 알려주신다는 것이다. 바울은 사람의 내면세계를 오직 그 사람의 영만이 알 수 있다는 인간학적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지혜와 비밀과 같은 하나님의 내면세계에 있는 것을 오직 하나님의 영만이 알 수 있다는 언급을 추가한다(고전 2:11).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로 부어주신 것을 알게 하는 일도 오직 하나님의 영 곧 성령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세상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온 영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부어주신 것들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2:12). 바울은 여기서 성령을 세상의 영과 대조되는 것으로서 하나님께로 온 영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영무서워하는 종의 영과 연결된다(8:15). “세상의 영은 사람을 미혹하여 하나님을 불신하고 불순종하게 만들며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방해하는 영적 세력이다(고후 4:4). “하나님께로 온 영은 그것과 대립적으로 역사하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는 양자의 영이다(8:15). 하나님이 이렇게 하나님께로 온 영곧 성령을 보내시는 목적은 은혜로 부어주신 것들을 알게 하시려는 것이다. “은혜로 부어주신 것들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주어지는 구원의 선물 전체를 가리킨다.


여기서 바울이 부각시키는 것은 그런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우리는 오직 성령의 계시를 통해서만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이론적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계시를 통해 주어지는 믿음으로 아는 것이며 그 믿음이 고백의 내용(지식)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령은 계시의 영으로서 우리에게 복음을 계시하여 복음을 믿게 하고 복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과 권능과 영광을 체험하고 나타내게 하는 하나님의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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