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 기독론: 사도바울의 기독론(9)

  • 등록 2016.11.24 13: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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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 담긴 신학 산책
김광수 교수 침신대 신학과(신약학)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 지혜와 계시의 성령

사도 바울은 부활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사역이 하나님의 영 곧 성령과 밀접하게 연결된 것을 여러 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만세전에 감춰졌던 비밀인데, 하나님께서 그의 택하신 자녀들과 일꾼들에게 오직 성령으로 계시하셨다는 것을 강조해 제시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에 담긴 죄사함과 의로움과 구속과 속량 등 복음에 담긴 모든 것들을 오직 성령으로 그의 종들에게 계시로 알게 하셨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령에 의한 계시의 역사가 에베소 교회를 위한 바울의 기도의 중심적인 내용을 이루고 있다(1:1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계시의 성령을 그들에게 주셔서 하나님을 알게 해달라는 기도에 관해서는 지난 호에서 다뤘다.


사도 바울은 지혜와 계시의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계시의 역사를 계속해서 제시한다: “너희 마음의 눈을 밝히사 그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 안에서 그의 기업의 영광의 풍성이 무엇이며”(1:18). “마음의 눈이란 지난 호에서 간단히 설명한 대로 영혼’(영과 혼으로 구성됨)이라 부르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가리킨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밖에 있을 때에는 이 눈이 어두워서 하나님의 존재를 볼 수 없으며 하나님의 역사를 알 수도 없었다. 그래서 성경은 그런 인간을 가리켜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아 있다”(4:16) 혹은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있다”(1:79)라고 표현한다.


인간의 영혼이 죄와 사망의 권세 아래 있기 때문에, 하나님과 관계가 단절되어 있으며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서 하나님과 원수가 된 관계로 살다가 죽어 멸망하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 세상의 신이라고 불리어지는 어둠의 권세가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혼미하게 만들고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후 4:4).

하나님은 지혜와 계시의 성령을 통해 어두운 인간의 영혼에 빛을 비추신다. 성령은 빛이 되어 우리 영혼의 어둠을 몰아내신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창조주 하나님을 알게 하시며 그의 구원의 경륜 속에서 보냄을 받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신다(3:8).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의 눈을 밝히셔서 다음 세 가지를 알게 하시기를 기도한다.


첫째는, 하나님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의 자녀를 부르시고 구원하시는 것에는 참으로 크고 놀라우며 위대한 소망이 담겨 있다. 이 소망은 무엇보다도 부름 받은 주님의 자녀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풍성하게 받아 누리며 그것을 실현하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 안에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부어주시는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축복이 담겨 있다(1:3). 이 축복에는 예지와 예정, 선택과 부르심, 죄사함과 의로움, 치유와 회복, 축복과 부요함, 거룩함과 성결함, 그리고 영생과 천국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이 이러한 하늘의 축복을 풍성하게 받아 누리며 나눠주는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복된 삶을 살기를 바라신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범사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장성한 분량을 나타내는 정도에 이르기까지 성장해 가기를 바란다(4:15). 그는 또 하나님의 자녀들이 서로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어 가라고 권면한다(2:12).

하나님의 부르심의 소망에는 이렇게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풍성히 받아 누리고 나눠주는 복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물론, 나아가 그 한 사람을 통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축복이 전달되는 축복의 근원이 되기를 바라시는 소망이 담겨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한 사람의 부르심을 통해 모든 사람들 축복하시려는 하나님의 원대하고 위대한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 구약과 신약의 일관된 교훈이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셨을 때에도 하나님의 뜻은 그 한 사람만을 축복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 한 사람을 통해 세상 모든 사람을 축복을 받는 축복의 근원으로 부르신 것이다(12:4).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는 이렇게 한 사람이 중요하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죄와 죽음의 권세 아래 들어가게 되었지만, 그러나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구원의 길이 열렸다. 이것이 로마서 5:12~21에 나오는 아담과 그리스도의 모형론적 교훈의 핵심이다. 아담과 그리스도는 인류의 대표자들이다. 아담은 하나님에 대한 불신과 불순종으로 인하여 죄와 죽음의 지배하에 들어가고 하나님의 저주와 진노아래 살다가 심판 받아 멸망하는 인류의 대표자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충성된 순종과 희생적 죽음을 통해 아담 안에 있는 인간을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구원 받아 하나님의 은혜의 통치 안에 들어가게 된 하나님의 자녀들의 대표자가 되신다.


아담과 그리스도는 하나님 눈에 비친 완전히 대조적인 인간의 두 가지 모습을 대변한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었지만,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는 길이 열렸다(고전 15:22).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었다라는 구절에서 죽었다는 서술어의 시제가 현재시제이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은 현재 죽어 있고, 죽음의 권세 아래 있으며, 나아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담 안에 있는 인간은 살아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어 있는 것이며, 죽음의 지배 아래 무의미하고 허무하게 살고 있는 것이며, 결국은 죽음과 심판을 향해 가고 있는 인간이라는 경고의 선언이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아담 안에 있는 불신과 불순종의 인간을 본질상 진노의 자녀”(2;3)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5:10)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아담 한 사람이 불신과 불순종 가운데 살았을 때 그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모든 사람들 위에 역사하게 되었다(5:12).

그러나 하나님은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하심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을 죄와 사망과 저주와 진노에서 구원하는 생명의 길이 되게 하셨다. 이제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생명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은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과 희생을 통해 모든 사람이 죄와 사망에서 구원을 받고 은혜와 진리 안에서 살아가는 구원의 길을 열어 놓으셨다.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넘치게 되었다(5:15).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저주와 진노에 이르게 되었지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는 많은 범죄에도 불구하고 믿는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의롭다하심을 받게 한다(5:16).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해 왕노릇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생명 안에서 왕노릇하게 한다(5:17).


이렇게 하나님 앞에서는 한 사람이 중요하다. 한 편으로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의 불행의 근원이 될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의 행복의 근원이 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의 구원의 경륜 속에서 한 사람을 부르실 때는 이와 같은 원리를 따라 그 한 사람만 축복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그 한 사람을 통해 많은 사람을 축복하시려는 소망을 갖고 부르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이러한 위대하고 원대한 부르심의 소망을 알게 하시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부어주시는 지혜와 계시의 성령의 하시는 일 중의 하나이다. 이 말씀에 따르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님의 이 위대하고 원대한 소망을 주신 것이다. 우리에게 이러한 소망의 확신을 갖게 될 때, 우리는 어떤 어렵고 힘든 어둠의 상황에서도 소망을 갖고 그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는 것이다.


사도 바울 자신도 그 사역의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로 하여금 지치지 않고 위축되지 않으며 주저앉지 않고 그런 어려움들을 극복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이 소망이었다(고후 11:23~29). 그는 로마서라는 놀라운 복음과 신학이 담긴 편지를 마감하면서 로마의 성도들을 소망의 하나님께 부탁하며 편지의 본체를 마감한다: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5:13). 소망의 힘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주시는 놀라운 생명력이다. 지혜와 계시의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는 삶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이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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