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동시에 침례교인들은 협동하는 사람들이라는 점도 매우 강조할 필요가 있다. 침례교인들은 지역교회 하나의 능력이나 자원으로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사역(교회개척, 해외선교, 신학교육, 대규모의 구제 등)을 위해서 지방회나 총회를 통한 협동사역에 자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 침례교인들은 지역교회의 “자치”와 지방회나 총회를 통한 지역교회들의 “협동”은 상호 배치되는 가치가 아니라고 믿는다.
10. 성령침례와 성령충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오순절주의 신앙으로 인해 성령론에 있어서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성령과 관련한 표현이 다양하게 많다: “구원받는다” “성령받는다” “성령의 인침을 받는다” “성령님이 내주하신다” “성령침례를 받는다” “성령체험을 한다” “성령충만을 받는다” 등. 오순절 신앙에서는 구원은 받았어도 성령을 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구원받은 후에 다시 성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수님을 “나의 구주요 나의 주님으로” 진정으로 믿었다면 성령을 안 받았을 수 있겠는가? 엄밀하게 말하면 예수님을 나의 마음속에 영접한다는 말은 예수님의 영을 모셔들인다는 말이 아닌가? 예수의 영이 바로 진리의 영이시고 거룩한 영이신 성령님이 아닌가? 예수님은 부활 승천하셔서 지금 하나님 우편에 계신다. 침례교인들은 누구든지 진정으로 예수를 믿었다면 이미 성령을 받은 것이라고 믿는다.
로마서 8장 9절에는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14~15절에서는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하나님의 영, 그리스도의 영, 양자의 영은 모두 성령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가? 또한 고린도전서 12장 3절에서는 “그러므로 너희에게 알리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아니하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아마도 1세기 고린도 교회에도 예수를 믿었으나 성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이렇게 한탄하듯 질문하고 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19~20). 예수를 믿은 신자들은 성령을 마음속에 이미 모신 자들이고, 그래서 성령을 모시고 있는 신자의 몸은 성령의 전인 것이다.
예수를 믿었으나 성령을 받지 못했다는 말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예수를 믿은 자는 양자의 영(Spirit of Adoption), 즉 성령을 받아서 하나님의 아들과 하나님의 딸이 된 것이고, 그는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소유하고 계신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특권을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를 믿었으나 성령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후속교리” 혹은 “두 번째 축복교리”(라고 한다. 예수를 믿어 구원받은 후 “후속적으로” 성령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예수 믿고 구원받는 것은 첫 번째 축복이고 성령받는 것을 두 번째 축복이라는 것이다. 침례교인들은 후속교리나 두 번째 축복교리를 배격한다. 성령은 인격체이셔서 분할할 수 없는 분이시다.
예수를 믿을 때 30%의 성령을 주시고, 방언과 같은 육체적인 체험을 할 때 또 30%의 성령을 주시고, 성령침례를 받을 때 또 30%의 성령을 주시는 것이 아니다. 성령님은 인격체이시기 때문에 분할판매하시는 분이 아니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믿어 죄사함받고 구원받았다면 100% 성령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예수 믿은 신자의 몸은 성령님이 거하시는 성령의 전이 된 것이다. “성령침례”(Spirit Baptism)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혼란이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침례교인인 필자는 예수님을 진정으로 믿을 때 성령을 받는 것이고 그리고 동시에 성령침례를 받는 것이라고 믿는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2장 12~13절에서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침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라고 말씀하고 있다. 지체들의 다양성과 몸의 통일성을 말하고 있는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죄인들이 “다 한 성령으로 침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다”는 것이다.
/ 김승진 교수 침신대 명예교수 예사침례교회 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