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잠이 쉬 들지 않는다. 몇 번을 뒤척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기도의 자리로 갔다. 주님께서 무엇인가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 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찾아 무릎을 꿇었는데 갑자기 어두움이 짓누른다. 한밤중이지만 조용히 기도할 수 없어 소리를 높여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며 어둠의 악한 영을 향해 선포하며 예수의 보혈의 능력이 충만하도록 간구한다.
벌써 모기들이 출현했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지난해 오월. 한국에 귀국해 산청 산골에 있는 누님 사업체에서 일할 때였다. 마치 지어낸 이야기처럼 한밤중 1시나 2시가 되면 모기로 인해 잠에서 깨어나 네 마리씩 잡아야 했다. 몇 날을 연이어 똑같이 네 마리 어느 날은 세 마리를 잡아야 편한 잠을 잘 수 있었다. 같은 시간에 같은 모기의 숫자를 생각하다 두려운 마음과 놀라운 생각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기도와 말씀을 묵상하고 곧바로 일을 시작해야 하지만 밤사이에 치러야 하는 행사를 거를 수가 없게 하셨다. 그러는 사이 기도하게 하시는가 보다 싶어 엎드려 “주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기도하던 사무엘의 심정으로 주님의 뜻을 구했다. 발람에게 나귀를 통해 말씀하신 하나님(민 22:23)은 모기를 통해 기도하게 하신 일이 생각났다.
어설픈 농촌목회 그것도 섬마을의 목회를 시작하며, 미련한 자이기에 모기까지 사용하셔서 일하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나의 앞길을 인도해 주심에 감사를 드린다. 험한 사역의 길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하신 듯하다. 주님의 종으로 먼저 주인의 마음을 알아야 하기에 좀 더 분주하지 않고 더 많이 기도하게 하시고 더 깊이 주님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 우상과 불신으로 가득한 섬마을에서 이겨 내려면 주님의 도우심이 필요하여 기도하게 하신 것이리라. 아직 시작이지만 지역을 장악할 수 있는 담대함을 주셨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전하게 하시며 보여 주고 계신다.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보셨다”(시 139:2~3 상)고 말씀하신다. 실수하지 않으시고 후회가 없으신 하나님께서 지금 이곳에 있게 하신 하나님께서 필요한 계획이 있으시다는 것을 믿는다. 하나님의 자녀들의 걸음을 인도하신 주님께서 주님의 계획 속에 가장 필요한 곳에 있게 하신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대부분 칠팔십 대이신 동내 노인 어르신들에게 백세인생이란 노래를 이야기하며 “팔십 세에, 아직은 쓸만해서 못 간다”고 하지 않느냐 말하신다.
지금 살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직 쓸만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자녀들에게 짐이 된다고 여겨질지 모르지만, 자녀들에게 가장 필요한 유산인 기도해 줄 수는 있고, 또 기도하기에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라고 반문 드린다.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하신 것 가장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기까지 사용하시는 하나님, 자연의 흐름 속에서 마음속에 계신 성령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영적인 민감함이 있기를 소망한다. 소음이라며 방해 받지 않고 마음껏 기도하고 부르짖을 수 있는 환경을 주심에 감사하고, 주님의 마음과 통하기 위해 기도하리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내게 보이리라”(렘 33:3).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종이 되어 주의 뜻을 잘 수종들 수 있기를 기도한다. 주님,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고요한 중에 기다리니 진흙과 같은 날 빚으사 주님의 형상 만드소서.
김태용 목사 / 백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