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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이단 폐해

이 땅의 교회 공동체가 세워진 이후, 이단과의 전쟁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교회와 이단은 서로 거부했으며, 이단을 가리는 헬라어 용어는 나쁜 의미로 사용되곤 했다. 그런데 이단에 대한 개념은 교회가 하나님이 거룩하신 구원의 기관이며 구원의 진리 보고라는 교회관의 발전과 함께 발전했다. 기독교 신앙의 독자적인 특성을 보존하기 위한 긴 투쟁에 있어서 교회는 기독교의 교의에 큰 강조점을 뒀다. 따라서 교회는 그 자체를 보존하는 데 있어서 기독교 전통의 통로에 관한 규정을 확정 짓는 일을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됐다. 그 결과 사도 계승권이 확정됐고 콘스탄티누스가 교회에 절대적인 권한을 주자 이단과 정통 사이에 논쟁이 더욱더 가열됐으며 그 결과 이단은 정죄를 받았다.


기독교의 역사에 있어서 신앙, 교리의 갈등이 첨예화될 때, 언제나 이단 논쟁이 일어나게 됐다. 초대교회에 있어서 유대종파와 사명적인 헬라학파와의 대립, 2~3세기의 영지주의(노스티시즘)와 동양적 신화와 결합하려고 한 신비주의, 구약의 신과 신약의 신, 의의 신과 선의 신의 이원론적인 신관을 주장하는 마르키온주의, 그리스도를 완전한 인간이라고 한 네스토리우스파 등 각양의 이단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렇듯 이단문제는 과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상태이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동학에서 파생됐기에 기독교 관련 이단은 아니지만 1920년대 백백교 사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유사종교의 최대 폐해로 손꼽히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영생교를 비롯해 2014년 세월호 사건과 구원파, 2016년 국정농단사건과 최태민의 대한구국십자군, 2018년 은혜로교회 신옥주와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의 반사회적 범죄, 2020년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과 신천지, 2022년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 피격살해 사건과 통일교, 그리고 2023년 넷플릭스 방영을 통해 국제적 이슈가 된 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의 성범죄 등, 개신교 이단 단체와 연관된 사건이 한국 사회를 거의 격년으로 뒤흔들었다. 


현대종교 이사장 탁지일 박사는 “일제강점기 이후, 이단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해 왔다. 사이비종교의 폐해를 경험하며, 한국 사회는 충분한 학습 효과를 가졌다. 이제 이단사이비에 대처하는 일은, 가정과 교회를 지키는 일을 지나,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이 됐다”고 강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렇듯 사회적인 조명이 이뤄지긴 하지만 교회 내 이단 대처 문제는 개교회주의라는 한계에 부딪쳐 실질적 대응이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주요 교단마다 개별 이단 단체에 대한 결의 수준도 다르고 이단이라고 결의한 곳이 있는 반면 아닌 교단도 존재해 이단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물론 각 교단마다 통일된 의견을 도출해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그렇다고 너무 방치하면 이단들의 움직임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강단에서 유럽의 교회가 술집으로 변하고 있다고 개탄하지만 정작 빚 때문에 교회 건물을 이단에게 가져다 바치는 일이 한국교회에서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크다. 


아무튼, 우리 교단의 이단 관련 대응도 조금 더 신중하되 분명하고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이단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단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현장 목회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총회차원의 안내서를 개교회와 공유하는 것도 심도 있게 고심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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