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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개관, 우리 신앙인의 이야기 품다

 

2025년, 서울 한복판에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 모은 ‘기억의 집’이 문을 연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서울 은평구 진관1로 94)은 단순히 유물을 보존하는 박물관을 넘어, 갈등과 분열이 깊어진 오늘의 교회와 사회에 ‘일치·통합·평화’란 메시지를 전하는 열린 문화공간을 목표로 한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관계자는 “그동안 기독교 유산이 체계적으로 보호받지 못했다. 대부분이 ‘근현대 문화재’란 범주 속에 흩어져 있었다. 이제는 교회와 사회 모두가 함께 향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했다”며 개관 준비 배경을 설명했다.


문화관의 비전은 ‘기독교 역사와 문화의 정립을 통해 교회 일치, 사회 통합과 평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미션은 ‘한국기독교의 역사를 교회 일치, 사회 통합과 평화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하고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누구나 알기 쉽게, 모두가 즐기는, 교회와 함께, 사회와 더불어’란 네 가지 핵심가치를 내세웠다.
이는 2022년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새롭게 정의한 박물관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ICOM은 박물관을 “사회에 봉사하는 비영리·영구기관”으로 규정하며, 개방성과 포용성,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개관 초기부터 이 흐름을 반영해, 비기독교인도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전시와 아카이빙, 그리고 평범한 신앙인의 이야기
총 400평 규모의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지어진 문화관은 상설전시실과 두 개의 기획전시실을 운영한다. 기획전시실 1은 주제별 기획전시를 연 2회 개최하고, 기획전시실 2는 2~3년 단위로 기독교 기관들이 자신들의 역사와 현재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미 온라인 아카이브 기초 시스템도 구축했다. 역사적 가치가 있으나 자체 아카이브를 운영하기 어려운 기관들과 협력해 컬렉션을 확충하고, 평범한 신자들의 생활 구술사와 인물 생애사를 지속적으로 수집할 계획이다.

 

“이름난 목회자뿐 아니라, 평생 묵묵히 신앙을 지켜온 평범한 성도들의 삶을 기록하고 전시하겠다.”


관계자의 이 말은 문화관이 추구하는 ‘역사 서술의 민주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교육·연구, 네트워크 허브
문화관은 학교와 교회를 위한 기본 교육, 전시 연계 교육, 시민 대상 인문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연 2회 학술 연구 프로그램도 운영해, 한국기독교사 연구의 장을 넓힌다.


또한, 현재 전국에 60개 이상 존재하는 기독교 박물관·기념관과의 연대를 강화해 협력의 허브 역할을 자처한다. 2027년부터는 영세하게 운영되는 지역교회 전시공간 가운데 보존·운영 개선이 시급한 곳을 선정해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쉐어·쇼우·셰이프’ 전략
문화관의 운영 전략은 세 단어로 요약된다. 그것은 바로 쉐어(Share), 쇼우(Show), 셰이프(Shape)이다. 전국 교회와 유물을 공유(Share)하고, 교회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며(Show), 관람객이 스스로 기독교에 대한 이해와 이미지를 형성(Shape)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관계자는 “우리가 보여주려는 것은 단지 물건이 아니라, 그 속에 깃든 이야기와 삶”이라며 “전시와 교육,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가 함께 걸어갈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과거를 품고 미래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지나간 시간을 재현하는 곳’이 아니다. 전시와 연구를 통해 과거에서 길을 찾고, 현재의 갈등을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다.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 기독교의 대표라는 부담보다, 유산 보존과 공유의 구심점이 되고 싶다. 교회 안팎 누구나 편안하게 찾아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2일 개관예배를 시작으로 문을 여는 이 공간이, 평화와 통합을 향한 한국교회의 길목에서 어떤 울림을 전할지 주목된다.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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