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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협력으로

지금의 한국교회는 전체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다. 교회 생태계는 악화되고 해외 선교는 위축됐으며, 다음 세대는 빠르게 교회를 떠나고 있다. 신학교 역시 지원자가 줄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일 교회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 교단 전체가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협동선교(CP)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CP는 단순한 헌금 프로그램이 아니다. 교회가 가진 선교 역량을 교단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확장시키는 공동선교의 동력이다. CP는 개교회 선교사역을 확장시키는 기반이며, 미 남침례교회가 세계 최대 교단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구조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 남침례교는 1925년 협동프로그램을 결의한 뒤 세계선교, 국내 개척, 신학교 사역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협력의 힘이 교단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우리 교단도 CP를 통해 건강한 연합의 역사를 만들어오고 있다. 관심과 사랑으로 매년 많은 교회들이 참여해 건강한 교단을 세워가고 있다. 함께 협력하는 교단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시작된 CP는 단순한 재정 모금이 아니라 ‘교단을 함께 세우는 운동’이라는 정체성이 분명하다. 그리고 미국 CP운동이 라티 문 선교사의 선교정신에서 시작됐듯이 우리 교단 역시 CP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한라에서 백두까지, 그리고 열방까지’ 확장하는 사명을 감당해왔다.


특히 CP는 교단의 모든 사역을 균형 있게 세우는 데 필수적인 구조다. 개교회 중심의 사역은 지역의 필요에 민감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만큼 선교·교육·사회봉사·다음 세대와 같은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사역은 교단적 협력이 없이는 지속하기 어렵다. CP는 이 비균형을 조정하는 장치이며, 교회의 크기나 지역적 차이를 넘어 모든 교회가 동일한 사명 아래 동역할 수 있는 공평한 길을 마련한다. 결국 CP는 단지 ‘더 많이 걷는 시스템’이 아니라 ‘함께 멀리 가는 생태계’를 만드는 교단의 신앙적 선택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슬로건이 아니라 다시 서로를 믿고 함께 협력하는 마음의 회복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단순한 교훈이 교단의 현실 앞에서 더욱 절실하게 들린다.


올해 CP운동은 다시 ‘거룩한 협동’의 정신을 되살리는 기회가 돼야 한다. 이것은 재정 모금의 문제가 아니라 교단의 정체성과 미래를 다시 세우는 신앙적 결단이다. 교단이 위기를 이야기할 때마다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은 결국 “함께”라는 공동체성이다.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서로를 신뢰하며, 다음 세대와 선교를 위해 교단의 울타리를 함께 세울 때 침례교단의 미래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성탄절 헌금을 CP로 모아 교단의 사역을 지원하려는 이번 운동 역시 이러한 회복의 첫걸음이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은 모든 교회가 마음을 모아 다시 한 번 협력의 불씨를 살릴 때다. 침례교단이 새로운 시대에 다시 생기를 얻는 길, 그 출발점은 언제나 ‘함께’였다. 그리고 그 ‘함께’의 방식이 바로 CP다. 이 불씨를 살리는 일에 침례교회 공동체 모두가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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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차 총회, 창업·돌봄·AI로 미래목회 방향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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