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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단기선교 프로젝트-3

‘거룩한 믿음회’의 성장통



엄마의 빗자루 냄새입니다.”

몽골 칭기스칸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바로 엄마의 빗자루 냄새였다.

몽골에 도착하자 그냥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먼지 냄새였다. 정확히 우리 단기 선교팀을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바로 건조한 사막에서 나는 먼지 냄새였다. 그런데 이 먼지 냄새를 맡으면서 두 가지 이미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하나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이미지와 다른 하나는 메마른 영혼들이 사는 나라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결심했다. 주님을 처음 만났던 그때의 순수한 시절의 믿음으로 메마른 영혼들을 섬기겠노라고 말이다.



몽골은 유목민의 전통이 있는 나라다. 그래서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 곳 저 곳을 철따라 옮겨 다닌다. 물론 지금은 정착 생활이 많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유목민 시절에 사용하던 임시 텐트인 게르를 주거지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르는 몽골 전체 주택에 약 40% 정도를 차지하고, 시골 뿐만 아니라 높은 아파트가 있는 울란바토르(수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게르는 천막으로 온 가족이 함께 한 공간에서 거주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각 방이라는 개념이 없는 몽골 유목민들은 어린 아이부터 부모까지 한 공간에서 생활한다. 게르는 보통 7~8평 정도고, 아무리 크다고 해도 10평을 넘지 않는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부모의 성관계를 자연스럽게 목격하게 되고 성에 대해서 개방적인 문화가 팽배해있다.


그리고 유목민들의 전통 중에 어워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성황당 역할을 하는 돌무더기들이 곳곳에 쌓여있고 나무와 돌 등 자연 및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샤머니즘 문화가 팽배해있다. 그래서 이런 문화와 전통은 몽골에 복음이 전해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몽골에서 복음이 전해지기 어려운 배경 중에는 수십 년간 몽골사회를 지배해온 사회주의의 영향도 크다. 우리가 잘 아는 것과 같이 사회주의에서는 종교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도 사회주의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그래서 몽골 선교는 1990년대 사회주의가 붕괴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아직은 열매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몽골의 한쪽 구석에서는 힘들게 성장통을 겪으면서 자라고 있는 믿음의 모임이 있다.


그것이 바로 10여명 내외로 구성된 거룩한 믿음회이다. 비록 몽골로 돌아갔지만, 한국에서 경험한 복음, 예수님이 나를 위해서 돌아가셨다는 믿음, 예수님이 실패자 같이 십자가에서 죽었지만, 그 십자가의 죽으심을 통해서 우리가 살 수 있다는 역설의 믿음 때문에 그들은 지금도 기도의 자리, 말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이 믿음회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사라와 뭉흐 부부이다. 이들은 3년 전 지구촌교회 다문화예배부에서 목자로 섬겼다. 둘은 한국에 와서 복음을 듣고 그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자 또한 타국에 있는 동포들에게 그 복음을 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목자로 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다문화예배부에서 주관하는 결혼예배로 믿음의 가정을 이뤘고, 하나님께서는 이 가정에 두 아들을 주었다.


두 사람은 몽골에 다시 돌아가는 날을 대비하여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고, 찬양을 배우고, 컴퓨터 활용방법 등을 익히는 등 고국의 교회에서 섬기고자 하는 열망으로 준비했다. 마치 특공대 훈련하듯이 한국 지구촌교회에서 이들은 믿음의 훈련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이들은 지구촌교회에서 현지에 파송한 1호 현지인 자비량 선교사인 셈이다.


그러나 10년 만에 고국에 돌아온 이들은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힘들었을 뿐 아니라 현지적응도 어려웠다. 몽골의 기독교 인구는 1퍼센트로 성도도 많지 않고 교회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10년 기간의 한국생활동안 두 사람은 고향인 몽골을 그리워했지만 몽골에 돌아와 보니 영적인 해갈이 풀리지 않고 예배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며 절망했다.


그러나 이들은 낙심에 자리에만 있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매달리면서 메마른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이 자라고 열매 맺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과 같이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돌아온 몽골인 친구들과 모임을 시작했다. 그 모임이 거룩한 믿음회.


하지만 거룩한 믿음회또한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모일 장소도 없었고 각기 떨어져 사는 곳이 멀어서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았다.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돌아온 몽골인들이 또 다시 영적유목민으로 전락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부부는 절망하지 않고, 주님이 주시는 새 힘을 사모했고, 동시에 지구촌교회 다문화 예배부와 SNS를 통해 기도제목을 주고받으며 현지의 어려움과 영적인 갈급함을 놓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여름, 3년 만에 단기 선교팀은 몽골에서 사라와 뭉흐 부부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선교기간 동안 함께 숙소, 교회에서 머물며 함께 전도했고, 찬양했고, 기도했다. 그리고 이들이 기도한 제목들은 열매를 맺는 현장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눈물로 메마른 땅에 뿌려진 씨앗이지만, 싹이 나고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한국에서 신앙생활 하다, 몽골로간 형제 자매들이 같이 모이기 시작했고, 함께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비록 10명도 안되는 인원들이 모이지만, 그곳에는 초대교회의 사랑과 헌신이 있었다. 이 모임은 작은 모임이지만, 메마른 땅인 몽골에서는 기적의 모임이다. 그들의 메마른 땅에 성령의 단비가 부어지고 새생명이 넘치기를 여러분과 같이 기도하기 원한다.



궁인 목사 / 지구촌교회 예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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