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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고백과 신조(신경) - 1

김승진 명예교수
침신대 교회사

침례교인들(Baptists, Baptist Christians)에게 붙여져 있는 몇 가지 별명들이 있습니다. 먼저 그들은 “그 책의 사람들”(People of The Book)이라고 불립니다. 물론 여기서 “그 책”은 성경책을 의미합니다. 구·신약 성경 66권을 신앙과 신앙생활의 최종적인 권위로 여기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침례교회들이 밀집해 있는 미국의 남부와 남서부 지역을 “Bible Belt”(성경대, 聖經帶)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20세기 중반기에 크게 활약했던 침례교 부흥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설교 중에 “성경이 말씀하기를”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침례교인들은 성경을 “오류없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으며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과 삶에 있어서 “유일하고도 최종적인 권위”로 믿습니다. 종교개혁운동의 핵심구호였던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문자 그대로 충실하게 믿는 것이지요.


“그 책의 사람들”이라는 말과 밀접하게 연관된 또 다른 별명은 “신앙고백들의 사람들”(People of the Confessions)이라는 말입니다. 침례교역사에서 침례교인들은 많은 신앙고백들을 작성하고 채택해 발표했습니다. 영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에 산재한 침례교인들은 자신들이 믿는 바를 정리하고 요약해서 “신앙고백”이란 이름으로 대내외에 발표했습니다. 특히 국가교회 체제 내에서 핍박을 받던 침례교인들은 자신들의 신앙이 복음적이고 성서적임을 알릴 목적으로 신앙고백을 작성하여 자신들을 변호하기도 했고 핍박자들을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침례교 신앙고백서’라는 책에는 아나뱁티스트들의 신앙고백 7편, 영국분리주의자들의 신앙고백 5편, 초창기 영국침례교지방회 신앙고백 7편, 영국침례교총회 신앙고백 7편, 미국침례교 신앙고백 10편, 기타 다른 나라들의 침례교 신앙고백 7편 등 모두 최소한 44편의 신앙고백들이 수록되어 있고, 편집자에 의해서 각 신앙고백의 역사적 배경과 주요 내용 등에 관해서 해설이 되어 있습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에서도 비록 지나치게 짧고 간단하다는 흠이 있지만 “침례교인의 이상과 주장”이라는 일종의 신앙고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미국 내 최대의 프로테스탄트 교단인 남침례교총회(SBC, Southern Baptist Convention)에서는 1925년에 “침례교인의 신앙과 메시지”라는 신앙고백을 최초로 채택하여 발표했고, 1963년과 2000년에 그 내용의 일부를 수정·증보했습니다.
“신앙고백의 사람들”이라는 말을 뒤집어서 표현한 별명이 “비신조의 사람들”이라는 말입니다. 침례교인들은 신앙고백들을 많이 채택해 발표했던 사람들이지만, 신조들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배척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침례교인들은 공적인 예배에서 대체로 신조 혹은 신경을 암송하는 순서를 갖지 않습니다.


그러면 신앙고백과 신조(신경)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둘 다 신앙을 진술하고 고백하고 있다는 점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유사하거나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부여하는 의미와 권위는 사뭇 다릅니다. 그 차이점을 가장 단순하게 한 단어로 말한다면, 신앙고백은 서술적인(descriptive) 것이고, 신조(신경)는 규범적인(prescriptive)한 것입니다. 전자는 “묘사적, 진술적, 설명적, 비강제적, 비구속적”이라고 말할 수 있고, 후자는 “당위적, 규범적, 명령적, 강제적, 구속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앙고백”이란 “우리는 이러 이러한 것들을 (강조해서) 믿는다”는 인간적인 신앙진술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차후에 수정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당대에 그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믿는 바를 진술한 것입니다. 신앙고백은 작성됐던 시대와 장소를 넘어서서 후대의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영혼을 속박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각 나라의 침례교인들은 신조 혹은 신경을 배격하지만, 지방회나 총회 차원에서 다양한 신앙고백들을 작성하여 대내외에 선포해 왔습니다. 신앙고백은 무오류성, 지역적인 보편성, 시간적인 계속성, 영원성, 강제성 등을 주장하거나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조”(신경, Creed)는 그 속에 담긴 의미에 있어서 “너희는 이렇게 이렇게 믿어야 한다”고 당위를 규정한 강제성 있는 글귀입니다. 한번 만들어지고 공적으로 채택된 신조(신경)는 그 당대뿐 아니라 그 후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고 다른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강제성을 갖는 규범적인 글귀가 됩니다. 고대교회 시대에 영향력 있는 교회들의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의회들(종교회의들)을 개최했는데, 그 회의에서 논의하고 토론하고 결정했던 내용의 결과물로서 신조(신경)들을 채택했습니다. 니케아 신조(Nicene Creed, 325, 381), 옛 로마 신조(Old Roman Creed), 아타나시우스 신조(Athanasian Creed, c.360), 칼케돈 신조(Chalcedonian Creed, 451) 등 여러 신조(신경)들이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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