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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 오분 전

백동편지-46
김태용 목사 / 백동교회

개판 오분 전하면 개가 판을 치고 많아서 엉망진창인 듯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하나는 6.25 전쟁 때 배고프고 굶주린 피난민들에게 밥을 배급하기 위해 준비한 밥이 다 되어 솥뚜껑을 여는 시간을 알리던 고함소리라는 것이다. ‘배식 판()을 연다()’는 의미인 것이다. 겪지 않은 일이지만 상상은 간다.

 

굶주림에 배를 움켜주고 있다가 그나마 밥을 얻어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니 오합지졸 난장판이 됐을 것이다. 그래서 미리 알려 줄이라도 서라고 고함치며 외쳤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아수라장이 되는 모습에서 개판 오분 전이 되었을 것이다.

 

또 다른 유래는 한자의 고칠 개()의 의미로, 씨름판에서 쌍방이 서로 옥신각신할 때 그 판을 무효로 하고 다시 한다고 할 때 개판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또한 난장판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옥신각신 실랑이가 벌어지기 전에 다시 시작하는 개판 오분 전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바람이라면 진절머리가 난다는 진도에 사니 폭풍전야라고 하는 말의 의미를 새롭게 피부로 실감한다. 폭풍이 오기 전이면 그렇게도 매일 몰아치던 바람이 하나도 없이 잔잔해 진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낙엽도 미동하지도 않는다.

 

얼마 전 태풍 바비가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하루에 몇 번이나 안전문자가 요란하게 왔다.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위력을 가진 태풍이라며 겁을 줬다. 초등학교의 등하교를 조절하고 지역아동센터도 휴원을 한다고 광고를 했다. 한층 긴장한 마음으로 미리 겁부터 먹고 기다렸는데, 막상 지나고 난 후 안도와 함께 실망감도 컸다.

 

폭풍이 치기 전에 모든 것이 고요하고 조용하다. 폭풍이 지날 때야 난리를 치는 것이다. 지금은 온 세상이 난리투성이요, 개판 오분 전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하지만 지금이 개판 오분 전이라고 한다면 이제 조금 지나면 상황이 종료된다. 소낙비는 피하고 보듯 조금 지나면 된다.

 

요사이 대한민국에서 예수 믿는다고 말하기가 민망할 지경이다.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하고를 떠나 정말 개판 오분 전이다. 그러기에 미움이나 손가락질 받을 일로 옥신각신하거나 오합지졸의 거리를 주어 난장판의 오해는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일이다.

 

우리 속담에 배 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서로의 안전을 위해 조심하고 처신을 잘해야 하는 일들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음식을 덜어 먹고, 손을 깨끗이 씻는 등의 잊어버리거나 무관심했던 당연하고 기본적인 일들이 다시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간이다.

 

복음성가 가사인 한 눈먼 사람이 소리쳤네. 어디가 길이냐? 말해다오.” 여기저기 갈길 모르는 영혼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개판 오분 전과 같은 이단과 거짓이 가득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는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와 마음이 필요한 때다. 시끄러웠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멈추었던 씨름 경기가 재개되고, 굶주림에 허덕인 배를 채울 수 있는 솥뚜껑이 열리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독자 아들 데리고 삼일 길을 가, 단을 벌여놓고 아들을 결박하여 나무 위에 올려 놓을 때의 아브라함의 심장처럼 폭풍이 쳐도, 준비해 놓으시고 기다리시는 주님을 바라보자.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22:14).

주님, 폭풍 속에서도 잠시 후 준비하시고 기다리시는 주님을 보게 하시고, 세상에 알리는 종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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