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일, 여의도 총회빌딩 대예배실에서 드려진 침례교사회봉사단 설립 감사예배는 단순한 조직 출범을 넘어, 복음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자리였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일에 자원한 사람들”(롬 12:15)이란 설교 제목처럼, 침례교사회봉사단의 설립은 고통받는 이웃의 눈물에 교단이 공동체로 응답하겠다는 신앙의 선언이었다. 이날 예배에서는 총회 산하 사회봉사단이 정식 기관으로 발족했다는 의미를 되새기며, 침례교회가 단지 설교와 성례의 울타리를 넘어서 세상을 섬기는 사역에도 한 축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단장 한덕진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돼, 기아와 빈곤, 소외의 자리로 나아가겠다”고 선포했고, 이욥 총회장은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복음의 통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교단이 공적으로 인정한 봉사단체가 하나의 기관으로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침례교회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한 단계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교단 산하 공식 기구로 ‘사회봉사단’을 설립한 것은 다른 교단에서도 흔치 않은 전례다. 가톨릭에는 교구 차원의 복지기관들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존재하지만, 개신교 안에서는 한교봉을 제외하면 대개 교회별 봉사팀이나 단기 프로젝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제도적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봉사단이 일회성 감동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상설화’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조직, 예산, 인력, 행정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정기적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 인력 충원은 어떻게 할지, 사역 평가와 회계 투명성은 어떤 방식으로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은 단순히 선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상설화된 사회봉사 조직은 상시 사무국 운영, 인건비, 물품 지원비, 이동 경비, 보험, 훈련비용 등 수많은 ‘보이지 않는 지출’을 동반한다.
자연재해나 긴급 상황에 투입되려면 전문 인력뿐 아니라 장비와 네트워크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 자원봉사자만으로 이룰 수 없는 영역들이 분명 존재한다. 결국 이는 재정과 인적 자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질문해야 할 때다. 과연 교단은 이러한 상설기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만큼의 재정적 여력과 행정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아니면 필요한 기반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전만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질문은 비판이 아닌, 공동체적 지혜를 모으자는 요청이어야 한다. 준비가 미흡하다고 해서 포기할 이유는 없으며, 반대로 감동만으로 밀어붙이기에도 너무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침례교사회봉사단이 진정으로 우리 교단을 대표하는 복음의 실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설립 초기의 감동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구조’를 세우는 일이 핵심이다. 정기 재정 확보를 위한 후원 시스템, 교단 내 자원봉사 네트워크, 외부 협력 기관과의 연대 체계, 그리고 행정의 투명성을 위한 감시 시스템까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번 감사예배에서 드러난 열정과 헌신은 참으로 귀하다. 그러나 귀한 만큼 더욱 철저하게 준비돼야 하고, 지속돼야 한다. 단순한 시혜가 아닌 ‘섬김의 문화’가 교단의 영적 체질로 자리잡는 것이 이 조직의 진정한 열매일 것이다. 교단이 세상의 아픔에 응답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침례교사회봉사단이 그 첫 걸음을 뗀 지금, 우리는 이 사역이 잘 조직되고 지혜롭게 운영돼, 진심 어린 사랑과 복음의 능력이 함께 흐르는 통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