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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시

비전 묵상-49

한재욱 목사
강남비전교회

“엄마가 그냥 섬에 굴 따러 가면 산문이 되고,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시가 된다.”
이외수 저(著) ‘절대강자’(해냄, 3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허리띠 매는 색시 마음같이”하면 설명문이 되고, 김영랑 시인이 표현한 것처럼 “허리띠 매는 시악시 마음실 같이”하면 시가 됩니다. 시인은 좋은 시를 위해 한 단어를 놓고 밤을 하얗게 태웁니다. 김훈은 ‘칼의 노래’를 저술하면서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를 놓고 몇 달을 고민했습니다.


한 작가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소풍을 가자고 해도, 작품 때문에 갈 수가 없다고 해서 친구들만 다녀왔습니다. 작가는 일을 많이 해서 기분이 좋다고 했습니다. 친구들이 기대 속에 원고를 보았는데, 소풍 가기 전 본 것과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자 작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종일토록 쉽표(,)를 쌍반점(;)으로 바꿨다가 오늘 다시 쉼표로 바꿨다네. 정말 열심히 일했네…”
‘보바리 부인’의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의 일화입니다. 위대한 작품은 쉼표 하나도 허투루 찍지 않는 치밀함과 정밀함 속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가리켜 하나님의 걸작품 시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엡2:10a).


이 구절에서 ‘만드신 바라’라고 번역된 헬라어 원문은 ‘포이에마’입니다. 포이에마에서 영어의 ‘poem’ 즉 ‘시’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대충 던져진 존재가 아닙니다. 최고의 시인이신 하나님의 최고의 고심 끝에 이 땅에 보내진 포이에마, 걸작품 시입니다. 그렇기에 나만이 나타낼 수 있는 하나님의 영광이 있습니다.


꽃은 꽃이 됨으로써, 나무는 나무가 됨으로써, 그리고 나는 내가 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달팽이는 빨리 달리는 노루를 부러워하지 않고, 바다를 느긋하게 유영하는 해파리는 빠르게 하늘을 나는 종달새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내게 주신 것에 감사하고 내게 주신 것에 집중할 때 하나님의 시다운 삶을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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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목회의 긍정적인 협력자로 활용하라’
115차 총회(총회장 최인수 목사)는 교회가 직면한 위기와 기회를 함께 고민하며 미래를 준비하자는 취지로 지난 12월 1일부터 3일까지 미래교회 목회세미나를 개최했다. 12월 3일 세 번째 주제는 ‘AI와 목회 적용’으로 세종꿈의교회(안희묵 대표목사)에서 교단 주요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세미나는 총회 전도부장 박한성 목사(세종꿈의)의 사회로 시작됐으며, 최인수 총회장(공도중앙)이 환영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 교단 제73대 총회장을 역임한 안희묵 목사(세종꿈의)가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롬 12:2~3)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최인수 총회장은 “오늘은 인공지능이라는 문화 혁명의 시대에 목회자들이 이를 수용하고 활용해야 할 때”라며 “우리 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우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인사했다. 안희묵 목사는 “시대의 변화를 민감하게 읽고 변치 않는 복음을 시대에 맞게 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목회자에게 필요하다”며 “AI가 우리를 위협하는 도구가 아니라 목회의 새로운 잠재력을 여는 조력자로 바라본다면 오늘 세미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적으로 보면 예수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