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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은 모두가 선교사

키르케고르의 기도(4)

기독교가 한때 세상을 변화시켰던 살아 있는 신앙이었음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기독교는 본질적인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그저 하나의 체제처럼 굳어버린 듯하다. 기독교는 더 이상 세계를 변혁하려는 선교적 열정을 품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기존 질서 안에서 안정을 찾으려 한다. 키르케고르는 이러한 기독교의 정체(停滯)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기독교가 본래의 사명을 되찾기 위해서는 다시금 선교적이고 실천적인 신앙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사상은 오늘날 기독교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 내용은 그가 1854년에 썼던 것인데 죽기 약 1년 전의 일기를 토대로 한 것이다. 키르케고르는 일기에 다음과 같이 썼다.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만약 내가 모든 사람이 진정한 기독교인인 곳에 산다면, 그렇다면 고난받을 일이 없지 않은가?”


이에 대해 이렇게 답해야 한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너는 그 자체로 선교사가 되라.”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선교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안정된 상태에 있는 기독교는 그 자체로 더 이상 기독교가 아니다. 만약 기독교가 평온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 하나다. “선교사가 되라!” 기독교가 정체되어 있는 순간, 안정된 상태에 있는 순간, 그것은 필연적으로 장애(obstruction)를 초래한다. 그리고 바로 이 끔찍한 장애가 기독교 세계(크리스텐덤)의 병(Sygdom)이다.(NB31:17, 1854년)


‘안정된 기독교’는 곧 죽은 기독교이다
기독교가 정체된 상태로 머무르는 순간, 그것은 필연적으로 장애를 초래한다. 키르케고르는 이를 “기독교의 병”이라고 지적한다. 기독교가 그 자체로 하나의 안정적인 체제가 될 때, 그것은 이미 죽은 신앙이며, 더 이상 살아 있는 기독교가 아니다.


기독교가 성장하던 초창기에는 모든 신자가 선교적인 삶을 살았다. 예수의 제자들은 전 세계로 흩어졌으며, 기독교는 박해 속에서도 끊임없이 확장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독교는 국가의 후원을 받으며 제도화됐고, 이제는 더 이상 선교를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여기지 않게 됐다. 키르케고르는 이러한 현실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기독교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변화하지 않으며, 기존의 체제 안에서 안정을 찾으려 하는 순간, 그것은 본질적인 의미에서 기독교가 아니다. 기독교는 도전하는 신앙이어야 하며, 스스로를 개혁하고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결국 쇠퇴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는 정체된 체제가 아니라, 실천되는 삶이어야 한다
기독교는 단순한 사상이나 철학이 아니다. 기독교는 삶 그 자체이며, 실천되는 신앙이다. 기독교가 단순히 하나의 체제로만 존재하게 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된다. 신앙은 살아 있어야 하며,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키르케고르는 기독교가 “정지된 체제”가 되어서는 안 되며, “끊임없이 전파되고 실천되는 신앙”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다면 기독교는 결국 세상의 다른 조직과 다를 바 없는 단순한 사회 제도가 되어 버릴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독교는 다시금 초대 교회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신앙은 개인의 삶 속에서 실천되어야 하며, 단순히 교회라는 건물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살아 있는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키르케고르는 기독교가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기독교가 아니라고 보았다. 기독교는 언제나 움직여야 하며, 변화해야 한다. 선교적 사명을 잃어버린 기독교는 결국 그 존재 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오늘날 기독교는 여전히 키르케고르가 비판했던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기독교는 여전히 기존의 체제 속에서 안정을 찾고 있으며, 스스로를 개혁하려는 열정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기독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시금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신앙은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삶 그 자체이다. 기독교는 움직이는 신앙이어야 하며, 살아 있는 신앙이어야 한다. 키르케고르의 메시지는 단순히 19세기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기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


우리는 기독교를 ‘정착된 체제’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살아 있는 신앙’으로 회복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야말로, 기독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이창우 목사
카리스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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