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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교훈련원(WMTC)의 30주년 특별기고 - 5(끝)

 

WMTC의 미래
세계선교훈련원(WMTC)은 2024년에 30주년을 맞았다. 25년간은 한국침례신학대학교 부설기관으로, 5년간은 해외선교회(FMB) 산하단체로 있었지만 소속과 관계없이 선교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했다. 이제 선배 선교사가 후배를 훈련하는 재생산 단계에 들어섰으며, 전문 훈련기관으로 우뚝 섰다.


아무리 선교사 지원자의 자질이 좋더라도 훈련이 없으면 선교지에서 선배들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된다. 더욱이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어떤 문제를 만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선교사훈련은 일반 직능교육과 달리 ‘전인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 즉 영적, 지적, 인격적, 관계적인 모든 분야를 다루는 훈련이어야 한다.
또한 WMTC는 선교사의 일생에 근거한 ‘평생훈련’을 제공했다. 침례교 선교사는 ‘훈련으로 완성되는 선교사’이다.

 


선교상황의 변화
30세의 WMTC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다고 자부하지만, WMTC가 직면할 미래는 이전과 다른 문제들로 가득 차 있다. WMTC는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앞으로 WMTC가 어떤 상황에 직면할지, 또 어떤 도전이 필요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선교사는 2024년 현재 2만 1621명이며, 2020년을 정점으로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한국 선교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 첫째 이유는 청년 인구의 감소다. 선교사 파송에 가장 좋은 나이는 30대인데, 청년 인구가 줄면서 선교사로 자원할 인원이 감소했다. 둘째 이유는 한국교회의 부흥기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교회의 수적 증가는 멈추었고, 이에 따라 선교사를 지원하는 교회 수도 줄고 있다.


그나마 해외선교회는 2020년대 들어서도 지원자가 감소하지 않아 선전하고 있으나, 향후 감소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100% 후원에 의존하는 전통적 개념의 ‘목회자형 선교사’는 감소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선교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병행하며 사역하는 ‘비즈니스 선교사’, 은퇴 후 선교지로 가는 ‘황금기 선교사’(FMB에서는 55세 이후에 파송되는 선교사를 이렇게 부른다), 그리고 일정 기간만 선교사로 사역하는 ‘단기선교사’ 등이 있다. 지속적으로 선교사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장기목회자형 선교사보다 이러한 신개념 선교사의 증가가 필요하다.


이들은 장기목회자 선교사에 비해 정체성과 장단점이 다르며, 선교지에서 맞닥뜨릴 현실도 다르다. 예컨대 황금기 선교사의 경우 한국교회 중·노년층 가운데 적지 않은 지원자가 있지만, 정작 선교지에서는 환영과 거부가 교차한다. 한평생을 교수로 지낸 장로가 선교지에 가서 언어도 익히지 못하고 현장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에 대한 훈련은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선교지의 상황도 미래에는 미전도종족 개척선교보다 ‘협력선교’ 중심의 시대로 옮겨갈 것이라고 선교학자들은 전망한다. 선교사훈련은 이러한 변화에 적합한 일꾼을 양성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그것은 “땅끝까지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하신 주님의 명령이다. 한국교회의 상황이 어떠하든, 세계 선교 현장이 어떻게 변하든 이 명령은 여전히 유효하며 교회의 사명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선교는 계속돼야 한다.

 


WMTC의 미래 방향
그런 면에서 30세가 넘은 WMTC는 앞으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첫째, 현장 중심의 선교사훈련이다. 변화하는 선교지의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 훈련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선교 현지에 도착해 선배 선교사를 통해 배우는 ‘현장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 내 훈련만으로는 현장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WMTC는 경험 많은 선교사를 훈련 강사로 세워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


둘째, 온라인 훈련 체계의 확립이다. 해외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가 본국에 들어오지 않고도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WMTC 훈련 시스템의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선교지 훈련 자문 사역이다. 한국 선교사 파송이 시작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현지 교회들도 자체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기 시작했다. WMTC는 FMB의 멤버케어 경험과 훈련 노하우를 전수해 현지 교회와 단체가 자체 훈련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넷째, 훈련시설의 안정화이다. WMTC는 한국침신대 부설기관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침례교 해외선교회(FMB) 산하기관이다. 30년 전 자체 모금으로 건물을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한국침신대로부터 임차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임차료 부담과 건물 노후 문제로, 어느 기관이 수리 책임을 질지 불명확한 상태다. 선교사훈련의 지속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훈련 과정)뿐 아니라 하드웨어(건물과 설비)의 안정성도 확보돼야 한다.


WMTC가 받은 미완의 사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30세의 청년 WMTC는 지금도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주님께서 맡기신 선교의 사명이 변함없는 한 WMTC도 끝까지 달려갈 것이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빌립보서 3:12)

 

이병문 선교사
WMTC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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