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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유감(善政遺憾)

하늘붓 가는대로 -113

권혁봉 목사
한우리교회 원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는 불신 대통령도 있었고 두 번이나 소위 장로 대통령이 있었는데, 그리스도인들이 받은 인상은 불신 대통령 재직 시가 장로 대통령 재직 시보다 우선 세속 정치도 더 좋았고 더더구나 기독교에 대해서 아주 호의적이었다는 것이다. 언필칭 장로 대통령의 심중에는 자기가 크리스천 장로이니 기독교에 작은 제스처만 줘도 국민의 눈초리가 따가울테니 차라리 무관심하는 듯 지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꽉 차 있지 않았나 싶다. 암, 그렇고 말고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 나라와는 병행하지 않는다. 소위 정교 분리라는 명제가 그래서 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세속 정치가 잘 되면 기독교는 하락세를 탄다는 이 아이러니컬한 현상이 있다.
독일에서 두어 달 체류하면서 느낀 것은 메르켈 지도자의 선정(善政)으로 독일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안전과 경제부흥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보아하니 국민들은 빵 먹고 다리 뻗고 잘 공간이 거의 완벽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아무런 걱정도 없이 지내고 있다.


주말이면 주말 즐김, 월말이면 월말 즐김, 1년이면 연가 2개월 해외여행 휴가, 사는 동안 무료 진료, 노후에는 연금보장, 죽을 땐 장지와 주례목사를 두고 있으니 세상살이 만족이라는 것.
그래서 나는 그런 분들에게 “이게 다 끝이요?”라고 물으니 그들이 답하기를 “그럼 더 바랄 것이 있겠느냐?”고 반문하기에 “저 하늘나라는요?”라고하니까 그들의 즉각적인 답, “그야 가봐야 알지요.”라고. 이것이 소위 교회 출석하는 그리스도인 신자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아뿔싸, 큰일났구나.’ 이들은 베드로전서 1장 9절을 모르고 있다.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 이들에게는 밥 주고 옷 주고 집 주는 정치가가 구세주요 더 이상의 구주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선정(善政)이 기독교 발전에 반드시 필요조건은 아니더라는 것이었다.


가령, 기독교 초기 네로 황제의 박해 시에는 복음 진리가 왕성하게 퍼졌는가 하면 오히려 콘스탄틴 황제의 313년 기독교 공인이라는 선정 뒤로는 기독교가 타락하기 시작해서 중세까지 이르렀다는 역사적 사실이 우리 앞에 있지 않나. 넓은 바다에 살던 고래를 육지로 잡아와서 작은 물탱크에 가두어 놓고 꽁치를 먹이면서 재주 부리라고 하는데 바다에 있는 다른 고래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잡혀온 고래놈들은 꽁치를 공짜로 먹여주니 사냥 걱정 없이 받아먹고 조련(調練)당하고 있는 따분한 신세가 아닌가? 사람은 훈련(訓練)의 대상이지 조련 대상은 아니다. 밥 주고 옷 주는 사람이 구세주이고 이것만으로 족하다면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6:33)는 주님의 말씀은 어이하란 말인고?
이래서 선정이 유감스럽다. 우리는 선정이 통하는 나라들의 국민의 신앙이 세속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유럽과 미국에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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