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면서 이 글을 쓴다. 세계교회협의회(WCC, World Council of Churches)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피 받아 한 몸 이룬 형제교회들을 비난하는 것 같아서이다.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나만 있고 너는 없자는 것이 아니다. 치킨 게임(chicken game)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마주보고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간이 약한 사람이 피하자는 것도 아니다. WCC 제10차 총회가 오는 10월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조국교회는 뼈아픈 상처가 있다.
장로교단이 에큐메니칼 운동과 WCC 가입 문제를 놓고 둘로 갈라졌었다. 지금의 예장 합동과 통합으로…. 그 때가 1959년이다. 지금 또 다시 그 사건이 다른 각도로 재현되면서 조국교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얼마 전, 부산 기독교 총연합회가 2013년 부활절 연합예배 설교자로 서울 M교회 K목사를 초청했다. 그러나 부산 보수 교계의 강력한 반발로 초청이 무산되기도 했다.
하늘의 교회(the general assembly)는 영광스럽다. 그러나 지상의 교회(the local church)
는 불완전하다. 고린도교회도 교회다. 그러나 모범적인 교회는 아니었다. WCC 문제로 조국교회를 분열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분리와 분열은 엄연히 다르다. 구별과 차별도 다르다.
분열하자는 것이 아니다. 차별하자는 것도 아니다. WCC를 반대한다고 해서 분열은 아니다. 차별도 아니다. 그것은 성경적인 분리요, 구별인 것이다.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자식이 아닌 게 아니듯이, WCC를 한다고 해서 교회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 고통스럽더라도 환부의 고름은 짜내야 한다. 아니면 몸 전체가 썩을 수 있다. 잘못한 것을 지적하지 않고 은혜롭게 넘어가고 싶다. 하지만 은혜 때문에 진리를 포기할 순 없다. 교회는 오직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해야 한다.(엡4:15)
조국교회는 지금까지 여러 이단들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 하나님의 교회 안상홍파, 그리고 신천지를 비롯하여 최근에 중국의 동방 번개파인 전능신교라는 이단이 대대적인 공세를 벌이기 시작했다.
워낙 여러 이단들이 설치고 개 교회 현실은 어렵다 보니, 이단이니 WCC니 하는 문제들이 시나브로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여기에도 작용한 것이다. 처음에는 놀라고 충격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러려니 한다. 하여 할 수만 있다면 폭 넓게 안고 가고 싶다. 그렇지만 WCC의 실체를 알게 되면 같이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WCC는 갈 때까지 간 것이다. 같이 간다는 것 자체가 미션 임파서블(?)이다.
물론 WCC에 가입한 교단에 소속된 교회의 목회자나 성도들 절대 다수는 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 믿는 참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WCC의 실체를 잘 모르는 많은 성도들은 WCC 부산 총회가 마치 정상적인 기독교 행사를 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필자는 아픔을 무릎 쓰고 WCC의 실체를 밝히고자 한다.
WCC는 1948년에 조직됐다. 이 단체를 주도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성경의 신적 권위를 부인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개인 영혼이 구원을 받는다는 기독교의 구속 진리를 부인한다. 세계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같다. 다시 말해서, 불교를 믿으나 이슬람교를 믿으나 기독교를 믿으나 다 같은 구원을 받는다. 개인 구원 대신 사회 구원, 즉 정치적 억압이나 계급에서 오는 탄압들을 구조적 개혁이나 계급투쟁 내지 혁명을 통해 해방시키는 것이 구원이다.”
다음은 WCC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홈페이지에 실린 기도문이다. KNCC는 WCC 한국 지회이다. “오, 하나님, 부처님…. 하늘에 계신 하나님, 부처님, 성모 마리아님, 소태산 대종사님…. 부디 이 땅에서 죽임의 굿판 대신에 신명나는 살림의 굿판이 벌어지도록 인도해주십시오. 나무아미타불, 아멘.” (숭실대학교 구미정 교수 초안) 이런 사상을 가진 자들이 주도하는 곳이 WCC요, KNCC이다.
WCC 제6차 총회가 1983년 7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다. 제2부 순서로, 유대교, 이슬람교, 로마 카톨릭교, 힌두교, 시크교, 일본의 신도교 등 15명의 타 종교인들이 모여, 십자가 대신 큰 통나무 기둥을 세워놓고 그 앞에서 춤을 추며 혼합 예배를 드렸다.
WCC 제 7차 총회는 1991년,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에서 열렸다. 개회 행사로 초혼제(招魂祭)를 지냈다. 초혼제는 죽은 사람의 혼령을 위로하는 제사이다. 이 초혼제를 펼친 사람은 무당 신학자로 알려진 정현경 교수이다. 현재, 미국 유니온 신학교 조직신학 교수이다. 그는 여기서 하갈의 영을 부르고 잔다르크의 영혼을 부르고 무당들의 영을 불렀다.
이것은 명백한 종교다원주의이다. WCC를 가장 경계해야 할 이유는 그들이 이러한 종교다원주의를 끈질기게 추구하기 때문이다. 종교다원주의는 2013년 WCC 부산 총회에서 채택할 ‘선교와 전도 선언서’에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WCC는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성경은 절대적인 진리의 말씀도 아니다.’ 라고 주장한다.
1975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WCC 제 5차 총회와 2005년 WCC 중앙위원회에서 가공할 결정을 했다. WCC 산하 교회들에게 동성 간의 결혼과 동성부부를 목사로 안수하는 일들을 공인했던 것이다. 또한 WCC는 용공주의를 수용한다. WCC의 모체인 FCC(미국교회협의회)의 주요 인물들이 공산주의 신봉자들이며, 교회를 통한 공산주의 침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인물들이라는 것이 미국 의회 청문회를 통하여 만 천하에 공개됐다.
참고로, WCC가 그리스도인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바친 헌금으로, 아프리카와 남미 등지의 공산 게릴라 집단(ANC, SWAP 등)의 활동을 돕기 위해 지원한 금액 중 WCC가 공인한 액수만 USD $6,906,545에 이른다.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WCC는 로마카톨릭주의를 주장한다.
개신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하였고,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와 존 칼빈을 파문하고, 이단의 괴수 목록에 명명하였다. 그리고 교황은 무오하다는 것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WCC 부산 총회 개최를 앞두고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다.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도 하고 싶다. 왜 이런 사실을 알고도 더 일찍 알리지 않았던가! 왜 그들의 영혼을 놓고 가슴 아파하지 않았던가! 왜 조국교회의 현실 앞에 더 뜨겁게 기도하지 않았던가! 참 게으른 목사요, 소심한 교사인 것을 고백한다. 지금이라도 우리 주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을 뜨게 하셔서 실상을 알게 하시기를 기도한다.
화형대에서 죽어가던 순교자 틴데일의 외침이 들린다. “주여, 영국 왕의 눈을 열어 주소서!” 절망은 없다. 폭풍이 지나간 들에도 꽃은 피고, 지진으로 무너진 땅에도 맑은 샘은 솟는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조국교회를 소망한다.
김현일 목사 / 사랑진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