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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소망해봄: 슈베르트의 봄의 찬가를 들으며

<최현숙 교수의 문화 나누기>



벚꽃이 만개하고 여기 저기 울긋불긋 이름 모를 들꽃들도 차가운 땅을 녹이며 솟아올라 제각기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치장하는 계절이 바로 봄이다. 어찌 보면 봄은 가장 여린 듯 한 계절이지만 또 가장 강인한 계절인 것 같다. 이제 막 새로운 싹을 틔운 모습은 한없이 연약하지만, 그러나 그 작은 싹으로 태어나기까지는 많은 몸부림이 있기 때문이다.


한 겨울 내내 꽁꽁 얼어붙었던 땅이 녹기를 고대하며 안간힘으로 씨앗을 깨고 차가운 땅에 작은 뿌리를 내리고 땅 밖으로 고개를 내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력을 다한 노력 끝에 다시 생명으로 태어나고 또 더러는 꽃까지 피우는 자연을 보며 순종의 열매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배우게 된다.


자연은 이토록 순종으로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지만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들의 삶은 그다지 아름답다고만은 할 수 없음이 부끄럽고 안타까운 봄이다. 자신의 이익이 없으면 실패라고 하고 본인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불통이라 하며 규범을 무시하고 상식을 뛰어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그것을 진리라고, 정의라고 부르짖기도 한다.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보다 타인을 향해 무자비한 독설을 내뱉는 것이 똑똑하다는 착각까지 한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가식적인 경건의 옷을 입고 타인을 정죄하고 자신을 위장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을까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의 모습이 자연과 닮을 수 있다면, 우리들의 순종이 자연에게 뒤지지 않을 수 있다면 세상은 조금 더 살만하고 보람과 가치가 있을 것 같기에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이 더 초라하고 궁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중적이고 이기적인 우리들의 모습에 결코 절망하고 포기하지는 말자. 아직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봄이 왔으니 말이다.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의 가곡 중 가장 유명한 노래 중 하나인 “봄의 찬가(Frulingsglaube)”가 있다. 봄이면 가장 많이 연주되기도 하지만 음악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고 듣게 되는 음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봄의 찬가라는 번역이 보편적이기는 하지만 독어의 원뜻은 봄에 대한 믿음이라고 해야 시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더 가깝다. 그래서인지 어떤 번역에서는 “봄의 신앙”이라고도 하지만 이것은 조금 어색한 표현이고 봄을 갈망하며 봄은 반드시 온다는 믿음을 표현한 노래라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온화한 바람은 잠을 깨우고
그 바람 속삭이며 밤낮 불어오네
땅의 모든 만물 소생케하는 바람이여
오 향기로운 꽃향기 오! 아름다운새소리..
이제, 불쌍한 내마음아! 걱정하지 말아라
이제, 모든것 새로워지리..
이 세상 매일같이 아름다워.
사람들은 알수없어. 어떻게 또 변할지
꽃은 피어 만발하고 지지않네
꽃은 피었네 멀리서도 골짜기에서도..
이제, 불쌍한 내마음이여, 모든 고통을 잊어라.
이제 모든것 새로워지리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에 새새명의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기를 소망하며 슈베르트의 음악과 함께 나 자신의 마음을 새롭게 하는 4월이 되면 좋겠다. 마음에 쌓아둔 찌꺼기를 다 내어버린 깨끗한 빈자리를 새로운 희망으로 채워가는 봄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은 자연에게 부끄럽지 않고 하나님의 시선이 한줄기 따스한 빛으로 우리에게 머물러 계실 수 있는 그런 봄을 소망해 본다.


최현숙 교수
침신대 피아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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