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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소서 5장 16절

약속의 묵상-38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시간을 아끼는 것은 곧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기억하라,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로 시간을 중시해야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이치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당장 지금과 오늘을 값지게 살아내야 한다.


그리스 신화에는 시간과 관련한 신이 둘이 있다. 첫째는 제우스의 아버지와도 이름이 같은 크로노스이다. 크로노스라는 신이 관장하는 시간은 어떤 시간인가? 자연적인 시간, 물리적인 시간, 일상적인 시간, 해가 뜨고 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바뀌고, 2024년이 가고 2025년 새해가 오고, 태어나고 죽고 하는 생로병사의 시간,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그저 기계적으로 반복적으로 순환되는 시간, 캘린더와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 그게 다 ‘크로노스’이다. 즉 크로노스라는 신이 관장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또 다른 하나가 있다. 바로 ‘카이로스’의 시간이 있다. 즉 카이로스라는 신이 관장하는 시간이 있다. 카이로스는 크로노스와 같은 일상적인 시간이 아니고 특별한 시간을 말한다. 의미 있는 시간, 결정적인 시간, 운명적인 시간이 다 카이로스이다. 하나님의 시간, 축복의 시간, 구원의 시간이 다 카이로스이다. 따라서 카이로스를 번역할 때는 그냥 시간이라고 하지 않고 우리말로 ‘기회’라고 번역한다. 크로노스가 양적인 시간이라면 카이로스는 질적인 시간이다. 크로노스가 객관적인 시간이라면 카이로스는 주관적인 시간이다. 크로노스가 자연적인 시간이라면 카이로스는 보다 화학적인 시간이다.


카이로스라는 신은 양 어깨하고 양 발 뒤꿈치에 작은 날개가 달렸다. 카이로스, 기회란 마치 날아가듯이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꾸물대거나 미적대다가는 놓치기 십상이라는 뜻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카이로스라고 하는 신은 양손에 저울과 긴 칼을 들고 있다. 기회란 그때그때 상황 판단을 저울처럼 정확하게 하고 칼처럼 단호하게 해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성경에도 이 카이로스에 관한 말씀이 많이 나온다. 오늘 말씀도 역시 카이로스에 관한 바울의 당부이다. 바울은 에베소서 5장 16절에서 “세월을 아끼라”고 했다. 여기 나오는 세월이 바로 카이로스이다. 카이로스를 세월이라고 번역했다. 그렇다면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은 무슨 뜻인가? 카이로스를 잘 붙잡아라. 카이로스를 놓치지 말아라. 카이로스를 허비하지 말고 잘 포착해서 네 인생의 소중한 도약의 계기, 비약의 발판으로 삼으라는 뜻이다. 세월을 아끼라. 하나님은 모든 인생들에게 늘 공평하게 일상적인 시간인 크로노스도 주시고 또 특별한 시간인 카이로스도 주신다. 모든 인생에게 똑같이 주신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다 똑같이 일년 365일을 산다. 하루 24시간을 산다. 누구나 똑같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살고, 한 달을 살고 밤과 낮을 산다. 이게 다 크로노스이다. 일상적인 시간이다. 그리고 또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특별한 시간도 주신다. 축복의 시간, 반전의 시간, 비약하고 도약하고 새롭게 뭔가를 시도할 수 있는 카이로스도 주신다. 다 똑같이 주신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그 카이로스를 잘 붙잡아서 그야말로 성공도 하고 출세도 하고 도약도 하고 새출발도 하는데, 또 어떤 사람은 이것저것 좋은 기회인 카이로스를 다 놓치고 하나님이 주신 그 축복의 시간을 그냥 허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거기에서 우리 각자의 삶의 질이 판가름 나는 것이다.


오늘 말씀을 원문으로 보면 이렇다. “엑사고라조 메노이 톤 카이론” 이게 세월을 아끼라는 말인데 여기 나오는 ‘카이론’이 바로 명사 목적격 단수이고, 그 원형이 ‘카이로스’이다. ‘카이론’이 ‘카이로스’이다. 그리고 ‘아끼다’는 말이 ‘엑사고라조’인데, 원래 이 말은 ‘값을 지불하고 산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엑사고라조’를 성경은 ‘속량’ 혹은 ‘구속’이라고 하는 말로도 번역했다. 갈라디아서 3장 13절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으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느니라”라고 했다. 여기 나오는 ‘속량’이 바로 ‘엑사고라조’이다. 주님이 당신의 생명, 당신의 피를 지불하시고 우리를 사셨다는게 ‘속량’, 즉 ‘엑사고라조’이다. ‘구속’도 ‘엑사고라조’라고 한다.


그러니까 세월을 아끼라는 말은 원문 그대로 번역하면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카이로스를 사라, 대가를 주고 혹은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반드시 카이로스를 붙잡아라, 흘러가기 전에, 지나가기 전에 붙잡으라는 말이다. 그게 바로 오늘 본문에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의 뜻이다. 카이로스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깊은 뜻이 깃들어 있다. 오늘 하루의 삶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내게 주어진 카이로스를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붙잡고 활용함으로 인해서 나의 삶에 축복이 되고 은혜가 될 수 있기를 소원한다.

 

최천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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