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여의도 총회빌딩에서 열린 제115차 총회 의장단 후보자 공개토론회는 기호 1번 김선배 목사(디딤돌 협동)와 기호 2번 최인수 목사(공도중앙)가 교단의 존립을 위협하는 현안을 놓고 각자의 해법을 제시하며 대의원들의 선택을 촉구한 자리였다. 토론 주제는 은퇴 목회자 복지, 다음 세대 대책, 미자립교회 지원, 한국침례신학대학교의 위기 등 교단의 핵심 현안이었다.
김선배 목사는 구조적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총회장의 권한을 상징적 명예직으로 전환하고, 임원회가 아닌 각 기관이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시스템 개혁론’을 강조했다. 수십 년 전 제도와 규약으로는 3000교회를 넘어선 오늘의 교단을 담아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사태 역시 단기 처방이 아니라 본질적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시스템이 바뀌어야 공약도 실행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최인수 목사는 교회 현장과 목회자의 삶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은퇴 목회자의 노후 대책, 미자립교회의 자립 지원, 다음 세대 회복을 위한 청년연구소 설립과 전국적 연합캠프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무엇보다 ‘희망과 변화’를 강조하며, 교단이 정쟁을 넘어 현장의 눈물을 보듬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총회를 지방 중심으로 재편하고, 은퇴연금 제도 확대와 신학교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점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두 후보의 노선은 다르지만 공통된 인식은 분명하다. 교단은 더 이상 미봉책으로는 버틸 수 없으며, 구조 개혁과 현장 돌봄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세대의 급격한 감소, 은퇴 목회자의 불안한 노후, 미자립교회의 재정난, 신학교의 존립 위기는 각각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교단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연결된 문제다.
이번 토론은 단순히 후보들의 언변을 겨루는 자리가 아니라 교단의 위기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총대들은 인물의 개인적 매력이나 정치적 줄 세우기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교단을 10년, 20년 뒤까지 지속 가능하게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선택해야 한다. 단기적 성과에 그치는 구호가 아니라, 제도 개혁과 현장 목회 지원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균형 있게 풀어낼 수 있는지가 총회장 리더십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이번 115차 의장단 선거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간 반복돼 온 선거 운영 방식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예비등록과 본등록으로 나눈 절차의 필요성은 의문스럽다. 예비등록을 없애고 본등록을 앞당겨, 그 시점부터 후보들이 대의원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토론회 역시 녹화중계 형식의 1시간 발표에 그쳐 사실상 신문에 실린 소견서를 육성으로 읽는 것에 불과했다. 교단 대표를 뽑는 중대한 자리라면, 공개적이고 충분한 토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마땅하다. 권역별 순회 토론회 등도 검토할 만하다.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단 1회로 마무리하는 지금의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 이번 선거는 어렵더라도, 향후 선거 제도와 방식에 대한 교단 차원의 근본적 숙고가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공정성과 신뢰를 확보하는 길이며, 교단의 미래를 열어갈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