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간의 저의 사역에서 가장 큰 후회는 여성들을 제한하는 데에 사용된 네 개의 (성경) 구절에 대해 저의 개인적인 해석을 좀 더 일찍 밝히지 않는 것입니다 … 저의 삶, 교회, 사역에 있었던 모든 선한 여성들에게 제가 무지했던 세월 동안 제 자신의 견해를 용기 있게 밝히지 못했음을 공개적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를 슬프게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교회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지상명령(사도행전 2장 17~18절)에 순종하는 일에 제가 방해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들이 성령께서 주권적으로 그들 안에 주신 영적 은사와 리더십 기술들을 사용하는 것을 막았습니다. 지금 저의 마음은 찢어지고, 저의 죄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하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 여성들이여, 저를 용서해주시겠습니까?” - 릭 워렌 목사(새들백교회 원로)
“여성이 목사직에서 섬기는 문제는 남침례회의 교리와 질서를 모두 위반하는 중요한 성경적인 권위의 문제이다.” - 리차드 모어 남침례신학대학원 총장
“우리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교회에서 섬길 수 있는 은사를 받았다’는 것과 ‘목사의 직분은 성경에 의해 자격을 갖춘 남성으로 제한된다’는 진리를 주장하고 있는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Baptist Faith and Message, 남침례회의 대표적인 신앙고백서) 제6조를 가장 잘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가 존재함을 알고 있습니다. … 미남침례회 국내선교부(North American Mission Board)는 또한 승인된 개척자들이 남침례회 교회들이 대다수 따르고 있는 관행과 일치할 것을 요구합니다. 즉, 단지 자격을 갖춘 남성만이 목사(pastor)/장로(elder)/주교(bishop)/감독(overseer)의 직분이나 직함을 가질 것이며, 따라서 그들의 주요 모임이나 예배에서 가르치고 설교하는 전달자로 섬길 것입니다.” - 미남침례회 국내선교부 성명서
위의 첫 번째 언급은 4대 째 침례교인으로 1980년 새들백교회를 설립하여 오렌지 카운티(Orange County)에서만 90개 이상의 교회를 세우고 15개의 미국 캠퍼스와 4개의 국제 캠퍼를 운영하는 메가처치로 성장시킨 릭 워렌의 회개 고백이다. 2021년 3명의 여성을 목사안수 주었다는 이유로 2022년 미 남침례회 총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제명이 결정된 이후, 그다음 해인 2023년 총회 석상에서 지난해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워렌이 공개적으로 항변한 내용 중 일부분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언급은 여성 목사 안수와 여성을 사역자로 임명하는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으로, 미남침례회의 대표적인 신학자이며 행정가인 몰러 총장과 총회의 대표적인 기관인 국내선교부(NAMB) 집행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번 논쟁의 역사적인 배경은 미국 내의 더해가는 여권 신장을 둘러싼 사회⋅문화적인 충돌로 시작됐고, 신학적인 배경으로는 보완주의자들(complementarians)과 평등주의자들(egalitarians)로 대표되는 신학자들의 충돌로 전개됐으며, 마지막으로는 교단의 전통을 수호함에 교리(혹은 정책)의 통제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개 교회의 자치권을 계속 허용해야 되는지를 두고 벌어졌다.
이번 기고는 미국의 남침례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 목사 안수와 관련한 가장 최근의 동향을 파악하고 신학 논쟁으로 교회가 분열하는 것보다 교회의 본질(역할)에 충실한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번 논쟁이 시작된 역사적인 배경, 신학적인 충돌과 중요 사건, 교단 전통을 둘러싼 현 상황을 중심으로 다룰 것이다.
사회·문화적 충돌: 여권 신장 vs 근본주의
180여 년의 미남침례회 역사에서 수많은 신학 논쟁이 있었다. 주요 주제는 침례교의 기원, 선교, 인종차별, 교회론, 성경 무오성, 보수 근본주의 대 보수 온건주의 신학, 방언, 최근에는 남침례회 신학 기원 문제 등이었다. 이번 여성 목사 안수 허용과 여성 사역자 고용 문제는 특히 20세기 중반과 후반기에 발생했던 미국의 여권 신장(Women’s Rights Movement 혹은 Feminism)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여권 신장 문제로 미국의 사회․문화에 거친 논쟁과 변화가 일어나게 됐다.
여권 신장은 남성과 동등하게 여성의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 가정적인 권리, 힘, 지위, 기회 등을 신장시키려는 20세기 대표적인 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19세기 후반 유럽과 미국에서 여성의 정치적 참정권을 주장하면서 시작됐고 곧 영국(1918), 미국(1920), 프랑스(1944), 대한민국(1948)에서 여성 참정권이 허용됐다. 특히 미국의 경우, 미국 수정 헌법(Amendment to the United States Constitution, 1868년 비준) 제14조에 “모든 시민은 법 아래 동등하게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된 이후, 1964년 민권법(Civil Rights Act) 제7장 ‘고용에서의 양성평등’법이 확대, 시행되면서 미국의 사회, 문화, 교회에 끼친 영향은 상당했다. 참정권, 고등교육과 고용에서의 동등한 기회, 특히 교회와 가정 내에서 신장된 여권은 전통에 충실해 있던 남성들에게 위기로 다가왔다. 19세기와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남침례회는 여성 목사와 사역(역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 남침례회의 공식적인 신앙고백서인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Baptist Faith and Message, 1925년, 1963년 수정안)에는 여성 목사와 그 사역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언급도 되어 있지 않다. 단지 교회의 성서적 직분은 목사와 집사라는 것과 전도와 선교, 청지기 직분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언급되어 있다. 또한 남침례 신학대학원의 4대 총장이며 29년 동안 이 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며 “Mr. 남침례교인”으로 불렸던 에드가 영 멀린스(Edgar Y. Mullins, 1860-1928)의 대표적인 저서인 ‘조직신학원론’(The Christian Religion: In Its Doctrinal Expression, 1917)에서도 직분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