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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 이야기 - 17

폭포와 분수

물의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들 중에는 폭포와 분수가 있다. 폭포는 하류로 흐르던 시내가 절벽을 만나게 되면 그 물들이 한꺼번에 그 아래로 쏟아짐을 통하여 장관을 이루는 것을 의미하고, 분수는 고여 있는 물에 인공적인 힘을 가하여 위로 솟구치게 함으로 장관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둘 다 아름다운 물의 예술이다. 시원하고도 아름답다. 수많은 사람들을 유쾌케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이 둘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폭포는 자연적이지만, 분수는 인위적이다. 폭포는 하나님이 만드신 작품이지만, 분수는 인간이 만든 작품이다. 폭포는 흐르는 힘을 그대로 이용했기에 따로 힘 들어갈 것이 없지만, 분수는 솟구치게 해야 하기에 힘을 많이 필요로 한다.

 

폭포는 왠만해선 중단되는 일이 없지만, 분수는 모터만 꺼지면 바로 중단된다. 폭포는 그 낙차를 이용해 또 다른 에너지도 만들어내지만, 분수는 에너지를 소모시키기만 한다. 폭포는 돈이 들지 않지만 분수는 설치부터 운영까지 많은 돈이 든다. 폭포는 고장 나는 일도 없지만 분수는 자주 고장도 난다.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서 성도들을 보면 늘 그런 생각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영적으로 솟아오르게 할 수 있을까? 힘을 내게 할 수 있을까? 그들이 가진 시간과 물질과 재능을 더 쓰게 만들 수 있을까? 형형색색 누가 봐도 보기 좋은 모양새가 나고, 때에 따라서는 이 목회자가 틀어주는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도 추는 분수를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쉽지 않았다. 성도들도 힘들어했고 기쁨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성도들도 알아차려 버렸다. 우리가 이렇게 교회를 섬기는 것이 목회자를 위한 것이 크다는 것을. 알고 보니 그건 내가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보기 좋은 분수만을 만들려했던 작위성이 문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교인들은 하기는 하지만 기쁨도 없이 지쳐만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잠시라도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거나 관심을 쏟지 않으면 금방 주저앉아 버리곤 했던 것이다.

 

그렇다. 성도들을 분수 만들지 말고 폭포가 되게 해야 한다. 그들이 고여 있지 않고 잘 흐를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그러면 에너지는 내가 주지 않아도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낼 터. 그들이 더 많은 수량을 가질 수 있도록 은혜의 비를 때를 따라 내려주어야 한다.

 

그 비는 목회자가 전하는 말씀이고 그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와 돌봄이다. 그러면 저들은 그 풍성함을 힘입어 힘차게 흐르게 될 것이다.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성도들이 될 것이다.

 

그렇다. 오르는 것보다는 흐르는 것이 쉽다. 해주는 것보다는 하게 하는 것이 더 신난다. 분수를 만드는 것보다는 폭포가 되게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 앞으로 내 목회가 그랬으면 좋겠다.

 

두 주간의 특별 새벽기도회가 있었다. 난 열심히 말씀을 준비하여 그들의 심령의 땅에 은혜의 비를 뿌렸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로 그들의 삶에 사랑의 비를 뿌렸다. 그랬더니 어느 새 저들의 영혼의 수량이 많아졌나보다. 지난주엔 많은 이들이 성전주변을 청소해 주시더니, 이번 주는 많은 이들이 주일 식사준비를 돕는다. 물론 교회학교와 목장 그리고 주중 엄마대학, 까꿍스쿨, 멋진 아빠스쿨, 어와나, 도시락 봉사도 그러하다. 교회가 폭포가 되니 에너지는 저절로 넘쳐흐른다.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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