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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단기선교 프로젝트-1

‘각오한 일과 무지개’


각오한 일입니다!’


몇 자 되지도 않는 문장이지만, 읽는 순간 느껴지는 단호함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금은 위축되게 한다. 보통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앞에 두고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이 말을 들은 것은 공중파 방송국의 기황후라는 드라마에서다.


이 드라마는 고려 시대 지금의 몽골인 원나라에 공녀(원나라의 요구에 따라 고려 왕조가 원나라로 보낸 여자들)로 팔려간 여주인공이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황후가 된다는 내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지원이 극중에서 열연하고 있는 기승냥의 전쟁 같은 하루하루에 많이 공감하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광고도 많이 붙었다고 한다

 

몽골과 한국의 역사 고증에 의하면, 기황후는 실제 존재하였던 인물이다. 한국인들은 잘 모르지만, 많은 몽골 사람들은 몽골 역사 속에 등장하는 고려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한국을 스롱고스’, 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르면서 매우 친근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기황후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최근에 한국을 친근하여 여기는 몽골 사람들이 각오한 일입니다라는 결심으로 한국에 오고 있다. 이들은 무지개 같은 큰 꿈을 품고 무지개의 나라인 한국을 방문한다. 단단히 각오한 체 말이다. 한때는 중원을 호령하고, 전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하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조금 더 잘살아 보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지고, 그렇지만 엄청나게 각오하고 우리에게로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몽골 사람들이 무지개의 나라에서 무지개를 발견했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대부분은 태풍과 같은 소나기를 먼저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무지개의 나라의 한 구석에 있는 가구 공장에서 혹은 작은 단칸방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고독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두가 혹독한 빗줄기 속에 서있는 것을 아니다.


소수의 몇몇은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걸음을 통해 예수님을 알게 되고, 다시는 우리를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하나님의 언약의 무지개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들 중 일부가 바로 지구촌교회 다문화예배를 섬기는 몽골 지체들이다

 

이 언약의 무지개를 발견한 지구촌교회 몽골 형제 자매들은 복음을 나누기 위해 지난 여름 단기 선교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특별히 한국에서 주님의 자녀가 된 몽골 자매 2명이 가족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길 원했고, 특별히 영원한 천국 집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원했다.


몽골사람들은 게르라고 하는 임시 가옥에서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한다. 몽골 어디를 가든지 게르라고 하는 전통 텐트를 볼 수 있다. 목축업이 전부였던 이들에게는 이동식 집인 게르가 가장 현실적인 집이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철마다 좋은 풀밭을 찾기 위해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면서 부터 이들도 정착하여 생활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는 한국식 아파트가 유행한다고 한다. 아마도 이들의 마음속에서는 안전하게 머물 처소, 안정적으로 식수가 공급되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온돌이 있는 한국식 아파트가 더 판타스틱하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온돌이 있는 한국식 아파트 보다, 시편 15편에 나온 말씀처럼 영원히 흔리지 않는 성산에 거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그래서 지구촌교회에서는 미션홈이라는 외국인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 쉼터에서 몽골 자매들은 간소하지만 따뜻한 밥을 같이 먹고 하루의 삶을 나눈다. 함께 기도하고 말씀을 읽으며 영원한 처소인 천국을 이 땅에서 미리 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이렇게 말씀 속에서 하루하루 살게 된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된 일은 아니다. 몽골을 가슴에 품은 전도자들이 금요일 마다 몽골 식당을 방문하여 같이 밥 먹고, 기도하고, 이들의 아픈 곳과 필요한 일들을 도우면서 얻어진 열매이다. 그러나 어디 이것이 사람의 수고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인가. 끊이지 않는 기도와 대가를 바라지 않은 헌신에 응답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이기도 하다.


우리의 몽골 친구들은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지고 있다. ‘거룩한 믿음회’(한국에서 복음을 영접하고 몽골로 돌아간 몽골인들의 신앙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뭉흐사라는 한국에서 처음 만나 부부가 됐다. 그러나 외국에서 결혼식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이들은 그냥 살림을 꾸렸다. 그러나 교회가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이들의 결혼식을 도와주면서 이들은 복음의 자녀가 되기 시작했다.


또한 호기자매 역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교회와 인연을 맺게 됐다. 호기 자매는 바야라형제를 만나 지구촌교회의 도움으로 결혼했고 귀여운 아들인 승리까지 생겼지만 아들을 낳기도 전에 바야라 형제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먼저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리고 굳굳히 신앙을 지키고 있다.


이번 단기선교에는 이런 몽골 친구들의 신앙과 삶의 이야기들이 녹아 있다. 그래서 우리는(나와 장영현 PD) 이 단기 선교를 영상으로 기록하고 몇 일을 고민하고 눈물로 기도하면서 선교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이 영상은 결국 CTS선교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최우수상을 받은 것보다 우리를 더욱 기쁘게 하는 것은 사막이 자신들의 영적인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은 몽골에서 복음의 씨앗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복음의 증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기쁜 순간인가! 복음의 증인이 되는 것. 오늘부터 몇 회에 걸쳐서 몽골에서 자라기 시작한 복음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 복음과 몽골 형제 자매들의 삶의 이야기

- ‘거룩한 믿음회의 성장통

- 몽골 선교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숨겨진 계획들

- 선교 보고 다큐멘터리 집으로 가자의 눈물의 제작 일기

 

지금도 칭기즈칸 국제공항에 내리면서 처음 맡은 몽골의 먼지 냄새가 느껴지는 듯하다. 그러나 동시에 자욱한 먼지 속에서 느껴지는 예수님의 향기 또한 그리워진다. 그 몽골의 복음의 현장으로 같이 가 보자! <계속>


궁인 목사 / 지구촌교회 예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