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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꼭두각시가 있다.

조종하는 사람이 줄을 당겨서 끌어올리면 손을 번쩍 치켜들고, 줄을 늘어뜨리면 어깨가 축 늘어뜨려진다.

이쪽 손 저쪽 손 왼발 오른발. 구경하는 주변 사람들의 박수소리에 뛸 듯이 좋아하기도 하고 머리를 숙이고 걷기도 하고 서기도 한다.

 

그의 존재 의미는 무대 위에서 뿐이다. 남들에 의해서 추켜세워지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하고, 환호와 탄식을 쏟아내곤 한다. 그를 조종하는 것은 인기라는 끈, 돈이라는 끈, 권력이라는. 이런 환경과 상황 학벌 계급장의 끈들에 의해서 웃고 울고 걷고 뛰고 거수기가 된다면, 슬픈 꼭두각시가 아닐까?

 

이런 모습은 어디 세상사뿐이랴!

하나님 나라를 경험할 수 있는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하나님의 종들의 삶은 어떨까? 목회자에게 교인 수, 교회당 건물 평수, 헌금액수가 우쭐하게 하거나 혹은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교인 중에 힘 있고 유명한 사람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고급 승용차를 굴리고, 법인카드를 맘대로 긁어대고, 미자립교회나 선교사들에게 얼마간 선교비를 보내는 것으로 목이 굳어지고 자부심을 가진다면 얼마나 우스운 꼴일까?

 

또 교인 수가 적다는 이유로 지방회 안에서도 할 말을 못 하고, 투명인간처럼 된다면 이것도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 과연 목회는 누구의 힘으로 하는 것일까? 목회에서 자랑은 무엇일까? 결국 무엇을 위해서 하는 것일까? 이것에 대한 정답을 말하지 못할 목회자가 있을까? 너무나도 분명하기에, 1분도 고민할 필요 없이 정답이 튀어나올 텐데. 그런데 실제 삶에서는 그 답이 !’는 아닐까?

 

내 힘으로 목회하고, 목회의 자랑이 내가 되고,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 되고 만다면 얼마나 부끄럽고 불행한 일일까? 요즘 한국 교회 부흥의 주역이셨던 분들이 은퇴하고 있다. 이분들을 통해서 한국 교회가 이만큼 성장한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고마운 분이다. 이미 대다수가 2선으로 물러나셨는데, 그러나 뒤끝이 개운치 않은 경우도 있다.

 

성공적인 목회를 했다는 큰 교회 목사님들 중의 적지 않은 수가, 그 전에 강단에서 목청이 터져라 외치며 부흥을 이끌었던 메시지 내용과 너무도 다르게 매듭을 짓고 만다. 어떤 분은 중앙 일간지에 엄청난 광고비를 들여서, 담임목사직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세습이 더 좋다고, 자기 교회 안에서 한 설교를 대문짝만하게 세상만방에 선포했다. 어마어마한 교회를 세습한 것에 대한 합리화로 자기변명을 늘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서 김동호 목사님은 영적 치매 수준의 발언이라며 세습 반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러자 그 교회에서는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느니 어쩌니 했고, 교계의 여러 단체들이 교회세습반대 운동에 동참했다.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했다. 뒤태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고 한다. 평생 진실하게 하나님의 종으로서 섬긴 분들이 대다수인 목회자 세계에 어찌 아름다운 본보기가 없을까!

 

여의도침례교회 한기만 목사님은 원로목사 추대를 기념해 교회에서 주는 공로금 12억원을, 원로목회자, 은퇴 선교사, 은퇴 목회자 미망인들 가운데 생활이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 전액을 내놓았다. 나는 한 목사님을 잘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눠본 것이 전부다. 교육목회를 잘 하고 선교에 마음을 많이 쏟으신다고 들었지만, 죄송하게도(?) 그분의 설교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몇 해 전에, 부활절맞이 ‘40일 새벽기도회3일간 강사로 오라고 해서, 새벽설교를 하러 간 첫째 날에 함께 차를 마시며 10여 분간 목회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다. 그 후에 아프시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번에 들리는 소식은 나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내가 설교하던 3일간 회중석 맨 앞자리에 앉아서 설교를 듣고, 예배 후 계속 기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런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꼭두각시놀음에서 벗어나, 나도 이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야지!

 

김효현 목사 / 늘푸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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