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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음악으로 풀어보는 성경이야기(264)

미갈의 선택과 불행

 

블레셋이 골리앗을 앞세우고 히브리군대를 위협하고 있을 때 사울왕은 골리앗에게 현상금을 걸었다. 골리앗에 맞서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사울왕은 많은 재물을 포상하고, 가문의 세금을 면제해 주며, 자신의 사위로 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어걸었던 것이다(삼상17:25).

 

그런데 뜻밖의 인물이 골리앗을 무찔렀다. 베들레헴출신의 촌놈 다윗이라는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의 기적적인 승리에 많은 히브리백성들이 그를 칭송하며 추종하는 사태로 발전하자 사울왕은 다윗을 견제하려는 옹졸한 마음에 사로잡혀서 사위로 삼겠다는 약속을 없었던 일로 하고 싶어 했다.

 

사울왕은 애초에 내걸었던 현상조건을 변경해 일방적으로 또 다른 조건을 내세웠다. 블레셋남자들의 생식기 100개를 가져오면 자신의 딸 미갈을 아내로 주겠다고 했다. 이 조건은 블레셋남자 100명을 반드시 죽여야만 채울 수 있는 조건이므로 내심 다윗을 전투 중에 죽게 하려는 속셈이었다(삼상18:25).

 

하지만 사울왕의 계략은 완전히 빗나갔다. 죽으라는 다윗은 죽지도 않고 오히려 200개나 되는 포피를 확보해 의기양양하게 사울왕 앞에 나타났다. 사울왕은 다윗에게 자신의 딸 미갈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다행스럽게도 사울왕의 딸 공주 미갈은 다윗을 사랑했다(삼상18:20). 다윗을 창문으로 달아 내림과 동시에 침대를 염소털로 위장해 그로 하여금 멀리 달아나게 함으로써 그를 죽음의 위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한 일등공신이 미갈이다.

 

그러나 미갈의 사랑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진정으로 자신의 남편인 다윗을 사랑했다면 그가 부친의 눈을 피하여 광야를 떠돌아다닐 때 그에게 합류하여 함께 동고동락했어야 했다. 미갈은 부친과 남편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부친을 선택했다. 미갈은 영적인 면에서 늘 하나님의 뜻을 거슬렀던 부친 사울왕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다윗이 선지자이자 사사인 사무엘로부터 왕의 기름부음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이 펼쳐질 미래보다는 현실의 권력과 안락함에 안주했다. 뿐만 아니라, 부친의 뜻에 따라 라이스의 아들 발디엘과 재혼했다. 다윗을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재혼하라는 부친의 명을 거부하든지, 도망쳐 나와 다윗을 찾았어야 했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어떠한 고통도 극복해야 하는 것이거늘 미갈은 너무도 쉽게 다윗과의 사랑을 포기했던 것이다. 다윗은 목숨을 건 도피 중에 미갈의 재혼 소식을 듣고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첫사랑의 변심에 대한 일종의 보복심리가 발동해, 피신 중에도 아히노암, 아비가일, 마아가, 학깃, 아비달, 에글라 등을 줄줄이 아내로 맞아들였고, 나중에는 남의 아내였던 밧세바까지 빼앗았다.

 

심지어 유다왕에 오른 뒤에는 재혼한 미갈까지도 강제로 빼앗아 왔다.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이스라엘왕이라는 허수아비로 세워놓고 수렴청정을 하던 아브넬이 유다왕 다윗과의 통일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윗이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미갈의 송환을 내세웠던 것이다.

 

힘이 없었던 발디엘은 자신과 약 10여년 동거했던 아내 미갈과 눈물을 흘리며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삼하3:15). 다윗에게 이미 많은 아내들이 있었지만, 사울의 딸 미갈을 다시 아내로 삼은 것은 아직도 미갈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녀를 이용해 적대적인 베냐민지파까지도 흡수하려는 고도의 정치적인 행동이었다.

 

미갈이 다윗의 면전에서 대놓고 그의 찬양모습을 저주에 가깝게 비평한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전술한 역사적 배경이 머릿속에 들어 있어야 한다. 결과론이지만 애초에 미갈이 현실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다소 힘들더라도 사랑하는 다윗과 함께 했더라면, 정략결혼에 팔려가고 끌려오는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했던 다윗과 함께 행동했다면 미갈 역시 믿음충만한 훌륭한 왕비가 되었을 것이다. 남편의 찬양 모습에 시비나 거는 옹졸한 삶으로 비참한 인생 말년을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며, 남편으로부터 냉대 받지도 않았을 것이며, 자녀 없이 죽는 수모도 겪지 않았을 것이다. 믿음의 결단과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노주하 목사 / 대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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