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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두 마음

김종훈 목사의 목회이야기-89

벌써 큰 딸이 두 번째 유학길에 오른 지도 4개월. 미국에서의 고교 졸업 후 대학까지 진학했었지만, 학비와 향수병 등의 이유로 결국엔 돌아와 여기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도 다니던 중, 다시 또 한 번의 도전장을 내민 연유다. ‘그냥 있는 곳에서 편하게 다니다 신랑도 만났으면….’하는 아비 마음이야 왜 없겠냐마는 기도하며 결정했다 해서 또 한 번 더 뒷바라지 하게 됐다.


물론 꿈꾸던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건 기쁘다. 아는 분들은 참 좋은 학교란다. 하지만 그래도 또 2년간 얼굴 못보고 살아야 하는 부모는 여전히 허전하다. 그래서 좋기도 하지만 섭섭하기도 한, 나의 두 마음.
얼마 전 한 성도가, 만류에도 불구하고 성도 다섯 명도 안 되는 개척교회를 섬기겠다고 기어이 떠났다. 그렇게 어려우면 교회 차원에서라도 돕겠다 했지만, 그 뜻한 바는 꺾지 못했다.


참 많은 관심과 기도를 베풀었는데, 그 또한 우리 교회를 좋아했는데, 우리 교회에도 필요한 일꾼인데, 혹 그러다 다른 상처나 입지 않을까 염려도 되지만, 이미 그렇게 결정해버렸다 하니 어찌나 섭섭하던지. 물론 언젠간 돌아오리라 믿고, 교적도 안지우고 기다리겠다며 나름 쿨하게 응했지만 그래도 섭섭한 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 입장에선 귀한 결정이란 생각도 든다.


어느 누가 그 뻔한 고생을 사서 할까? 누구는 먼 나라에 가서라도 선교하는데, 쓰러져 가는 가까운 교회 가서 선교하겠다는 게 나쁜 건 아니지 않나. 그래서 다시 마음 바꾸어 진심 축복도 해드렸다. 기도도 약속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돌아서면 지워지지 않는 이 섭섭함. 어쩔 수 없는 나의 두 마음.


지난 월요일, 교역자들과 세미나를 다녀오는 길에 최근 통닭집을 개업한 성도 가게를 들렀다. 저녁 시간도 되고 해서 교역자들에게 닭 한 마리씩이라도 들려 보낼 작정으로, 개업한 가게 개시(開市)라도 해드릴 작정으로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집사님은 너무나 반가워하셨고 우리는 당당하게 치킨 5마리를 주문했다. 그랬더니 더 신나게 튀기시는 것 같아, 오기를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집사님, 포장을 다 마치고 건네며 “목사님. 오늘 이건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이러신다. 그래서 난 “절대 안된다”며, 직접 계산대로 가서 카드를 긁으려 했다. 그런데 작동법을 몰라 주춤하는 사이 집사님이 냉큼 오셔서 취소시켜 버렸다. 물론 섬기고픈 그 마음이야 왜 감사하지 않겠냐마는, 한편으론 괜히 가서 부담만 드린 것 같아 마음이 그렇다. 대신 간절한 축복기도만 해드리고 가게를 나왔는데,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이 마음은 여전히 남는 나의 두 마음.


두주 전 주일 저녁, 심방 한 군데를 갔다.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집사님 댁이라 더 간절히 예배하며 안수기도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기도 받던 남편 집사님이 눈물을 훔친다.
이유를 물으니, 지난 해 특별새벽기도회 때 자기는 너무 피곤해 못 나갔는데, 아내는 기어이 두 아이를 힘겹게 다 업고 나가는 모습이 생각나서란다. 혹시라도 자기가 그때 같이 못 나가줘서 아내가 이렇게 아프게 된 건 아닌가 싶어 그 미안함에 눈물이 났단다. 남편으로서 참 가슴시린 고백이다.


그런데 그 얘기를 듣는 나도 같은 눈물이 났다. 나 또한 미안해서이다. 목회자인 나로서야 그렇게라도 애들 데리고 나왔다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이 여집사님이 그렇게 힘든 가운데서도 나왔었구나 생각하니 ‘괜히 내가 특별새벽기도회 만들어 이 가정 힘들게 했나’하는 생각도 들어서다. 그래서 미안했고, 그래서 고마웠다.
아, 대체 내 마음은 왜 이럴까? 고마움과 미안함, 이해됨과 섭섭함이 왜 이렇게 한 번에 밀려올까? 게다가 이 두 마음은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아 더 걱정이다.


김종훈 목사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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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수 총회장 “희망과 변화를 이끌어내겠다”
115차 총회 81대 총회장 이·취임 감사예배가 지난 10월 24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리조트에서 총회 임역원과 교단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1부 감사예배는 총회 전도부장 박한성 목사(세종꿈의)의 사회로 총회 군경부장 이길연 목사(새서울)가 대표로 기도하고 경기도침례교연합회 대표회장 이병천 목사(지구촌사랑)의 성경 봉독, 배진주 자매(공도중앙)의 특송 뒤, 이동원 목사(지구촌 원로)가 “깊은 데로 나아갑시다”(눅 5:1~6)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동원 목사는 설교를 통해, “침례교 목회자의 특징이라고 하면 단순하게 말씀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것이며 그 말씀을 붙들고 최선을 다해 복음 전도에 우선순위를 다하는 것”이라며 “침례교회가 다시 부흥의 계절, 아름다운 침례교회의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오직 말씀에 순종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념하는 총회가 돼야 하며 새로운 교단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정직한 성찰과 회개로 과거를 극복하고 주님의 말씀만을 향해 나아가는 총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2부 축하식은 사회부장 윤배근 목사(꿈이있는)의 사회로 81대 총회장 최인수 목사(공도중앙)가 80대 총회장 이욥 목사(대전은포)에게 이임패를 증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