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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us: 거룩함을 위한 기도

<최현숙 교수의 문화 나누기>


최현숙 교수
침신대 피아노과

아득한 기억 속에 묻혀있는 젊은 날 어느 지점에서 만난 시의 제목이 갑자기 기억 밖으로 나온다. “홀로서기”라는 제목의 시였는데 처음 대하고 읽으며 마음을 채우며 공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서정윤님의 시, “홀로서기”는 맹렬하게 공부하고 있었던 메말랐던 시기에 감성을 깨워준 시였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아마 이렇게 시작한 시였을것이다. “둘이 만나 서는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 만나는 것이다”라는 표현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며 감동했다.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외우며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했던 기억은 지금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 시절에는 홀로 지내거나 혼자라는 것은 참 서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보편적인 정서였는지 이 시는 꽤나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시간이 지나는 것만큼 환경도, 사람도 변했다. 요즘은 오히려 홀로인 것이 편하고 자유롭다는 생각이 일반적이 됐다. 더군다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등으로 더욱 홀로 지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홀로 서기를 훈련할 필요도 없이 그저 혼자서 즐겁고, 홀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잘 사는 방법이 되어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은 왜 그런지 마음 한 켠을 서늘하게 한다. 이런 변화된 정서가 가져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예전보다 더 많은 정신적 불안정함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고 차마 입에 담기조차 힘든 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에 문제가 된 소위 ‘박사방’사건과 같은 일도 비뚤어진 개인 문화가 만들어 낸 참상일 수도 있다.


냉정한 개인주의와 인본주의의 정서가 일반적인 가치관을 형성하는 환경에서 우리의 순수성과 진정성을 지켜낼 수 있는 길을 고민하고 모색해야한다. 하나님 중심의 절대적 가치가 희석되고 교회의 존재 이유가 폄훼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다시 본질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바로 하나님의 거룩함을 닮아가는 삶의 본질적 목표에 시선을 고정시킬 필요가 있다. 그 거룩함의 기준으로 삶의 가치를 재정비하고 홀로, 혹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정의한다면 세상은 정화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나님의 거룩함에 대한 인식과 경외심은 서양음악사에 등장하는 많은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 바흐(Johann Sebastian Bach)를 비롯해 파헬벨((Johann Pachelbel, 1653 ~1706),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구노(Charles Gounod, 1818~1893)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곡가들은 그들의 교회음악 안에서 Sanctus를 노래했다.


각기 선율은 다르지만 거의 동일한 가사를 사용하고 있는 이들의 음악은 영혼의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소리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찬양한다. 단순하지만 하나님의 존재를 나타내는 가사에 대한 각 작곡가들의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 그러나 그 큰 다름 안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점은 바로 하나님을 향한 무한한 경이로움과 사랑의 표현이다.


“거룩하시도다 온누리의 주하나님, 하늘과 땅에 가득한 영광 거룩하시도다. 찬미받으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많은 작품들 중에서 가장 우리 귀에 익숙한 곡은 아마도 파헬벨의 작품일테지만 가장 영적인 환기를 시키는 작품은 역시 바흐의 음악이다. 그것은 바흐가 가진 남다른 신앙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흐의 분명한 신학에 기초한 음악이어서 일 것이다.


감동을 넘어 마음에 감화를 일으키는 진정한 교회음악은 음악 위에 단단한 신학이 덧 입혀진 것이라는 것을 바흐의 음악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힘든 봄을 보내며 바흐의 상투스와 함께 우리들의 영혼이 하나님의 거룩함으로 채워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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