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삿쵸동맹은 불가능할까?

메이지유신이 있기 전인 막부말기는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였다. 쿠로후네(흑선)의 등장을 시작으로 막부는 강력한 서양의 무기에 개방을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이러한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왕은 당장 서양오랑캐를 내쫒으라고 성화였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일본은 존왕양이(일왕에게 권력을 돌려주고 서양을 물리치자는 그룹) 사상이 대두되는 등 그야말로 불안한 정세를 이어갔다. 그러한 가운데 반막부 급진 개혁파가 주도하고 있던 쵸슈번(현 야마구치현에 위치한 번)은 교토를 장악해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드높이려 했고, 이에 친막부 온건개혁파가 주를 이뤘던 사츠마번(현 가고시마에 위치한 번)은 막부 편을 들며 이를 막아냈다. 이 전쟁에서 쵸슈번은 대패하고 물러났으며 이후 쵸슈번과 사츠마번은 서로를 원수로 여기게 됐다. 비유가 적절할 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로 치자면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가 공산당을 철천지 원수로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나카오카 신타로라는 인물과 함께 양측을 화해시켜 삿쵸동맹을 이뤄냈고 이는 그동안 막부가 가지고 있었던 권력을 일왕에게 넘기는 대정봉환에 이어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메이지유신까지 이르게 된다. 일본은 당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고 그 기회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어려운 두 그룹의 화합에서 탄생했다. 


이렇게 길게 일본의 역사를 설명한 이유는 우리 교단이 처한 위기 또한 화합이라는 무기를 통해 기회로 바꿀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한국침신대를 향해 위기라고 소리치고 있다. 학교의 경우, 교단의 존속(存續)이라는 관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기관보다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가 이 위기를 극복해도 모자란 상황임에도 자리싸움에 여념이 없는 것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죄송한 말이지만 정의가 어떻고 뇌물이 어떻고 설왕설래가 오고가지만 내가 보기엔 그저 자리싸움하느라 서로 손가락질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냥 양측 다 정말 학교를 살리기 위한 대승적인 용기와 헌신이 나타나면 좋겠다. 


과연 우리 교단에 사카모토 료마와 같은 인물이 나타날 수 있을까? 서로의 정치적 입장 때문이 아닌 진심으로 학교를 위해 고군분투하려는 마음이 앞서는 날이 올까? 그래서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부디 그러한 역사적인 일이 현실에 나타나기를 기도한다. 이제 더 이상 총장대행이라는 이름으로 졸업장이 찍히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싸움에 신문사를 이용하려는 움직임, 뜻대로 안되니 어떻게든 해보려하는 분들에게 싸움은 당사자들끼리 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러분들 덕분에 터지는 새우등이 여럿이라는 점 부디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범영수 부장



총회

더보기
총회 현안에 왜곡․확대 해석은 공멸의 길
존경하는 3500여 침례교회 동역자 여러분!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에서 불철주야 목회의 사명을 감당하고 계시는 동역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114차 총회는 115차 정기총회를 준비하며 교단의 현안을 제대로 바라보고 우리의 문제와 위기를 직시하며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여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총회를 비롯해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관련 현안에 대해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로 왜곡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확대 해석되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어, 총회장으로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침신대가 ‘평가 인증 유예’에 대해 대의원들이 알아야 할까요? 지난 2025년 6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평가에서 한국침신대가 ‘인증 유예’ 결과를 받게 됐습니다. ‘인증 유예’라는 생소한 단어 때문에 한국침신대를 사랑하는 모든 침례교 목회자들은 의구심과 혼란에 빠졌습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왜곡된 정보, 제한된 정보, 진영에 입각한 해석에 근거한 정보가 인터넷 언론과 SNS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침례교단은 과거 왜곡된 정보와 제한된 정보, 진영에 입각한 해석에 근거한 정보로 교단의 자랑이었던 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