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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참새들의 만남”

권오묵 선교사(아르헨티나)
해외선교회 중남미지부장

생각해보면 우리는 참 외로운 참새들이었다. 수천 킬로를 날아 지친 날개를 접고 하나 둘 씩 파나마시티로 날아들었다. 9유닛 중 8유닛, 자녀들까지 18명이 6년 만에 한 둥지에 모였다. 그렇다. 우리는 하늘을 나는 참새보다 귀한 하나님의 자녀들이며, 주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해 땅끝을 향해 날아오른 선교사들이다. 내가 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지리적으로 서울과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지구둘레가 4만 킬로인데 서울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2만 ㎞이다. 아르헨티나 뿐만 아니라 중남미 나라들은 한국에 가장 먼 나라들이다. 30년 사역하는 동안 한국에서 한 번도 단기선교 팀이 온 적이 없다. 아무도 찾지 않는 조용한 산장에 6마리의 독수리가 날아들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78대 총회장 김인환 목사 부부와 총회 임원 4분(이창순 해외선교부장, 장남홍 사회부장, 한덕진 평신도부장, 김진혁 공보부장)이 “선교! 영광의 관을 얻을 때까지”란 주제로 지난 6월 19~22일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해외선교회(FMB) 중남미지부 콘퍼런스에 함께 했다. 우리를 찾아 주신 것만으로도 감동인데 콘퍼런스를 위해 1500만 원의 후원금도 전달했다. 아침과 저녁 지친 우리들에게 말씀으로 새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셨고 선교현장에서 지친 우리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격려했다. 또한 총회는 선교사들의 선교보고를 경청해주고 노고를 치하해 줬다. 미니 버스로 이동할 때는 총회장님과 임원들이 제일 뒷좌석 앉으시고 선교사들이 편안히 여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가장 감동의 순간은 선교보고 후 총회장님께서 금일봉 하나씩 선교사들에게 일일이 나눠 주고 힘껏 안아 준 것이다. 총회장 사모님께서도 수줍어하시며 여성 선교사들에게 금일봉을 전달하시며 힘껏 포옹했다. 아이들도 봉투를 하나씩 받아 들고 기뻐서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선교사들은 우리를 섬기려고 찾아오신 총회장님과 임원분들의 진심을 뼛속 깊이까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각각 받은 금일봉이 문제가 아니다. 선교사들을 섬기시려는 총회장님과 임원분들의 진정성을 한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총회 임원들의 방문은 진정한 만남의 결정체였다. 우리가 존중받고 있다는 것과 소속감이라는 단어를 실감나게 했다. 이제는 누구를 위해 나의 마지막 노래를 부를 것인가? 그런 설렘을 우리에게 선물처럼 주고 갔다. 기다림은 아직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 만남은 그 그리움의 열매라고 늘 생각한다. 


FMB 중남미 선교사들에게 “함께”라는 단어가 많이 어설펐다. 40여개의 나라가 있는 중남미에 8유닛이 사역하고 있다. 거리도 멀리 떨어져 있어 한 번 모이는 것도 쉽지 않다. “중남미 FMB는 참 분위기가 좋습니다. 서로 싸우지도 않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함께 있었다면……” 이번 모임은 우리에게 “함께”를 경험할 수 있었다. 3박 4일 동안 우리는 참새처럼 참 많이 재잘거렸다. 참 많이 짹짹하며 노래했다. 참 많이 웃었고, 참 많이 행복했다. 참 많이 설렜고 참 많이 고마웠다. 우리 교단을 대표하는 총회장님께서 우리를 “버선발”로 맞이해 줬기 때문이다. FMB 중남미 선교사들이 소수이지만 모두가 탁월하게 사역하고 있다. 현지 언어 구사와 사역에 있어 타교단 선교사들과 비교해볼 때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말 자랑스런 동역자들이다.


많은 감사의 글들을 선교사들이 FMB 중남미지부 단톡방에 남겼다.


“산타클로스 같이 찾아와 주셔서 큰 기쁨이 되어 주셨습니다.”


“갈증 가득한 목마름에 시원한 소낙비 같은 감동이었습니다. 우리가 기독교침례회 해외선교회 선교사라는 소속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나마 운하가 대서양과 태평양을 아우러 전세계를 묶어주는 것처럼 사랑으로 우리를 묶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를 찾아 주셔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가벼웠던 뱃속과 주머니마저 두둑하게 채워 주셨습니다. 그리고 총회장님과 임원분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친정식구의 따뜻함과 편안함을 가슴에 가득 남겨 주셔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고대권, 이혜령, 그레이스-파나마/ 고현묵, 변성희-브라질/ 권오묵, 이설희-아르헨티나/ 김돈수, 김미정-파라과이/ 김보원, 김예원-도미니카/ 김실라, 이해나, 찬양, 기쁨, 별-코스타리카/ 민주식-멕시코/ 유진화-아르헨티나)

중남미지부를 찾아 준 총회장과 총회 임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 이번 총회의 섬김이 결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섬김에는 희생과 헌신이 따른다.


총회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며 지부 모임의 이뤄질 수 있도록 큼 힘을 보탰다. 이 모임을 통해 우리 선교사들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우리가 침례교 선교사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특별히 이번 총회는 회기 동안 세 번의 선교지를 방문해 선교사들을 섬겼다. 이 귀한 사역이 올해만의 일로 끝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매년 새롭게 총회 집행부가 구성되는데 이 사역이 총회의 전통으로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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