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행복과 성공을 얻을 수 있을까?”
이는 인간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걸쳐 풀고 있는 숙제 중 하나다. 이 질문보다 한층 더 근본적인 것도 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있는가?’와 같은 인생의 깊은 질문 앞에서 우리는 때때로 멈춰 서게 된다. 흔히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이 문제를 풀어낼 삶의 지혜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사회가 말하는 성공의 조건을 다 갖추고 높은 자리에 올랐어도 여전히 공허함을 느끼며 방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치 인생은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숙제의 답을 찾아 헤매는 여정인 것만 같다. 왜 이렇게 우리는 인생의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길을 잃는 걸까?
박원규 목사의 ‘하늘에 해답을 묻다’는 이런 고민의 답을 하늘에서 구한다.
이 책은 조직신학의 12개 핵심 주제를 통해 물음에 답한다. 성경론, 신론, 인간론부터 종말론까지 빠짐없이 다뤘지만, 딱딱한 교과서는 아니다. 저자는 복잡한 신학 용어들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냈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하다. “하나님 없이 성공할 수는 있어도, 결코 행복할 수는 없다.” 요즘 같은 성과주의 사회에서는 꽤 도발적인 주장이다. 돈 벌고, 출세하고, 인정받는 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가장 행복한 삶의 전형은 제자의 삶이다(행 6:4).
책 뒷부분 ‘별책 부록’은 500개의 성구를 제시하며, 제자들처럼 성경을 읊조리고 기도하고, 필사하며 암송하고 성경 일기를 쓰도록 안내한다. 이는 하늘의 답을 구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질문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요청하는 행위임을 보여 준다. 이 과정에서 하늘의 답은 독자의 일상에 스며들어, 온전히 자신을 위한 답이 된다.
이 책은 먼저 앞서 언급한 대로 일상 언어의 사용과 부록으로 말미암아 읽기 편하고 실용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 기도 방법(ACTS)같이 중요하지만 정작 잘 모르면서 관습처럼 행해온 부분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복음을 놓치지 않는다. 어떤 주제를 다루든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수렴된다. 저자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하늘에 던진 질문의 답임을 확신하고, 흔들리지 않게 붙잡고 있다.
아쉬운 점은 편집과 디자인을 좀 더 세련되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훌륭한 메시지가 된다. 저자가 먼저 하늘에서 들은 답변이 더 귀중하게 들려지기를 바라는 노파심이 든다. 신학적 깊이는 입문서라는 점을 고려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후에 좀 더 심화해 신학자들의 견해나 교회사적 사례 같은 근거를 제시하며 보충해 다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종 일반 독자에게는 은혜롭게만 느껴질 수 있는 설명이지만, 신학 배경을 가진 독자라면 균형감각을 갖고 읽을 필요가 있는 표현도 발견된다. 그러나 이 또한 큰 맥락에서 저자의 의도를 고려하며 읽는다면 충분히 유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신앙의 길에 막 들어선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입문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낀 건, 진짜 해답은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는 것이다. 성공과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하늘에 묻는 말에 하늘의 답을 듣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찬익 목사(교회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