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들었고, 들려주게 되는 말이 있다. “열심히만 하면 안 되고, 잘해야 한다!” 현대인의 삶의 특징 중 하나는 열심히 산다는 점이다. 분주하고 바쁘다. 그래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삶의 의미를 놓치고,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간다. 열심히 사는데 잘 살지는 못한다. 특히 이민자의 삶은 더욱 그렇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다 보면, 신앙은 어느새 일요일만의 것이 돼버린다.
미국 실리콘밸리 (새누리) 손경일 목사의 ‘승리하신 주님을 찬양’ 시리즈(1~3권)는 바로 이런 현실 속에서 탄생한 묵상집이다.
이 시리즈(1권 ‘승리’, 2권 ‘주님’, 3권 ‘찬양’)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보다 현장성에 있다. 손경일 목사는 이민 목회 현장에서 성도들과 함께 겪은 실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360편의 짧은 묵상을 펼쳐낸다. “우리가 가지고 누리는 모든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은혜입니다”라는 고백처럼, 이 책은 당연하게 여겨온 일상의 모든 순간을 하나님의 은혜로 재해석한다.
책별로 120편씩 구성된 이 묵상집의 가장 큰 매력은 접근의 용이성이다. 날짜순이 아닌 주제별 구성으로, 독자는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묵상을 선택할 수 있다.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맡김’, ‘다시 일어서면 됩니다’, ‘손해 보는 삶’ 같은 제목들만 봐도, 우리 삶의 구체적인 고민이 어떻게 신앙의 언어로 풀어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자의 문체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진솔하고, 깊이 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쉽다. “세상의 데이터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입니다”라는 표현에서 보듯, 저자는 현대인의 언어로 성경적 진리를 전달하는 데 탁월하다. 실리콘밸리라는 첨단 기술의 중심지에서 목회하는 저자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비유들도 곳곳에 등장한다.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실천적 적용에 있다. 단순히 영적 위로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삶의 변화를 끌어낸다. “신앙의 안전수칙은 힘을 빼고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라는 메시지는 완벽주의와 성과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쉼을 제공한다. “예배는 준비보다 임재를 사모하는 마음이 더 중요합니다”라는 통찰은 형식에 매몰되기 쉬운 신앙생활에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이 시리즈는 ‘승리’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다.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 승리가 아닌,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면 됩니다. 주님은 승리자입니다”라는 고백 속에서 참된 승리의 모습을 제시한다. 이는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다.
각 묵상은 1~2쪽의 짧은 분량으로, 바쁜 현대인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말씀-묵상-적용-기도의 구조로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어, 개인 경건의 시간뿐 아니라 소그룹이나 가정예배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민자들과 해외 거주 한국인들에게 이 책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내 인생의 조율자는 하나님이십니다. 내게 필요한 음만 누르십니다”라는 고백처럼,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깊은 신뢰를 심어준다.
결국 ‘승리하신 주님을 찬양’ 시리즈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찬양으로 바꾸는 영적 연금술이다. “사는 날 동안 예배드릴 수 있다면, 그 자체가 복입니다”라는 마지막 권의 메시지처럼, 이 책은 우리의 평범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은혜인지 깨닫게 해준다. 신앙과 삶의 괴리로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 하는 모든 크리스천에게 이 시리즈를 강력히 추천한다.
박찬익 목사(교회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