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교회가 마주한 위기는 단순히 통계적인 교인 수의 감소에 있지 않다. 대학 진학 후 빠른 속도로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 65%를 넘어선 무종교인 비율, 대학생 복음화율의 급격한 저하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다각적인 위기 앞에서 저자는 교회의 진정한 위기가 ‘복음의 상실’에 있다고 진단한다.
현대 사회의 새로운 무신론과 세속 철학, 종교다원주의와 상대주의의 거센 도전 앞에서 복음의 절대성이 희석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특히 성경의 신적 권위와 무오성을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하는 현대적 경향은 성도들의 신앙 기초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는 기독교 변증을 단순한 지적 논쟁이 아닌, 세속화라는 질병으로부터 신앙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주사’로 정의한다. 예방 접종을 통해 항체를 형성하듯, 변증 교육을 통해 청소년과 청년들이 세속 사회의 반기독교적 질문에 대해 논리적인 ‘지적 항체’를 갖추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냥 믿으라.”라는 식의 맹목적 권면이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실천적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한국 사회의 구체적 고민을 반영한 ‘한국버전 변증서’라는 점이다. 철학, 신학, 과학을 통합하는 15개 장의 체계적 구성은 현대인이 직면한 신앙의 난제들을 조목조목 풀어낸다.
특히 사본학적 근거를 통해 구약과 신약 성경의 권위와 신뢰성을 입증하는 부분은 논거가 탄탄하다. 성경 원본이 현존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수많은 사본 간의 비교와 엄격한 필사 과정을 통해 “사본 안에 원본의 내용이 담겨 있다”라는 사본학적 신뢰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럼에도 저자의 논증에는 아쉬운 지점이 있다. 차별금지법 반대를 ‘종교의 자유’ 수호로 프레임을 설정하고, 동성애자도 회개의 기회를 얻기 위해 교회에 나오는 것은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교회가 그들을 어떻게 환대하고 인권을 존중할 것인지에 대한 실천적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변증이 교회 내부의 신학적 일관성 유지에만 집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 복음의 실천적 차원을 간과한다면, 그것은 현대 사회와의 대화가 아니라 독백에 그칠 위험이 있다.
구약의 가나안 정복 전쟁에서 나타나는 ‘진멸(헤렘)’ 명령—“사랑의 하나님이 전쟁광인가?”라는 비판에 대해, 이것이 무자비한 인종 청소가 아니라 가나안의 극심한 도덕적 부패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자 종교적 순결을 지키기 위한 특수한 사건임을 설명한다. 그러나 이 헤렘 논증은 오늘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 더욱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이다. 일부 극단적 시온주의자들이 구약의 땅 약속과 정복 서사를 현대 팔레스타인 점령의 신학적 정당화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헤렘을 ‘특수한 역사적 사건’으로만 설명하는 것이 충분한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저자가 헤렘을 ‘종교적 순결을 지키기 위한 일회적 사건’으로 제한하려는 시도는 타당하다 하더라도, 이 본문이 현대에 어떻게 오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을 목도하는 국제사회 앞에서 한국 교회가 어떤 윤리적 견해를 밝혀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변증이 단순히 과거 텍스트의 옹호를 넘어 현재의 정의 문제와 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아쉬운 대목이다.
“사랑의 하나님이 왜 영원한 형벌을 주는가?”라는 지옥 교리에 관한 질문 역시 성경적 근거로 확증하며, 그것이 하나님의 공의와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임을 논증한다. 이러한 난제들을 다루는 저자의 태도는 진지하면서도 목회적이다.
저자는 거친 바다(현대 세속 사회)를 항해하는 배(신앙인)에게 단순히 “배가 튼튼하니 안심하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다. 독자들에게 본서가 배의 설계도(성경의 근거)를 보여주고 암초(세속 철학)의 위치를 알려주며, 거친 파도에도 배가 전복되지 않도록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지적 평형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청년 사역자, 교사, 부모들이 다음 세대를 ‘평신도 변증가’로 키워내기 위한 실전 매뉴얼로서, 그리고 복음을 설득력 있게 전하는 도구로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분량이 부담스럽다면 관심 있는 주제부터 선택적으로 읽을 수 있다. 앞서 필자가 아쉬움을 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세속화의 거센 파도 앞에 서 있는 한국 교회에, 이 책은 지성과 신앙이 조화를 이루는 길을 제시하는 귀한 안내서임은 분명하다.
박찬익 목사(교회진흥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