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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냐 가족이냐


누가복음 1426~27절에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라는 말씀이 있다.


위 말씀은 교회와 복음을 가족보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히 여겨야 된다는 말씀처럼 들린다. 한 선교사는 선교를 위해서 가족을 버리든지 가족을 위해서 선교를 포기하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먼저 가족을 예로 들어 보자. 가족 구성원이 순기능이면 3세대가 같이 살아도 좋지만 역기능일 경우에는 세대를 분리 하거나 부부라 할지라도 긴박한 상황에서는 따로 살아야 할 경우도 있다. 그러기에 결혼 후에도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맞느냐 틀리냐는 질문은 우문이다.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고 인생의 과정 가운데 자신의 필요를 잘 채움 받고 자란 사람은 어려움을 잘 극복하며 사랑을 받은 것처럼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성숙한 인격을 가진다.


이 사람은 많은 사람과 같이 있을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이나 사별을 할 때도 적응을 잘 하며 여전히 자신과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 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건강하고 원만한 인격의 그리스도인이라면 가족과 교회를 이분법으로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디모데전서58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위의 말씀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 믿음이라고 말한다. 사랑을 받은 자식은 부모가 되어서도 자신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자신의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며 가족을 사랑으로 잘 돌보게 된다. 이러한 건강한 인격의 소유자는 가족의 순기능을 그대로 교회로 가져와서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구성원이 된다. 자신과 가족이 순기능으로 성숙한 인격이 되었기에 교회의 필요에 따라 가족을 두고도 선교를 나갈 수 있다.


이것은 가족을 버리고 선교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교회에게 임한 동일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선교를 나갔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이미 자신과 가족, 그리고 교회공동체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선교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있기에 기쁘게 선교활동에 참여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누가복음 1427절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는 자에 대한 말씀이 나온다.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십자가가 아니듯이 자기 십자가도 자신의 영적 생명력에 따라 그 무게가 다를 것이다. 가정에서 어린아이는 모유와 우유를 먹는다.


학창시절에는 부모님의 사랑과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다.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자녀가 부모가 되면 이제는 자녀에게 사랑을 공급하며 모든 어려움을 이겨 나간다. 교회 안에서도 구성원들이 개별적으로 맡은 직분과 공동체적인 영적 생명력이 어우러져 순기능적으로 잘 자랄 때 개개인과 교회에 주어진 십자가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 질 것이다.


정신분석에서 고착(FIXATION)이란 만족을 얻는 방식, 대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 그리고 위험에 반응하는 방식에서 원초적 양식이 계속 유지되는 것, 즉 자아 기능이 발달의 초기 단계에서 고착되는 것을 말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인생의 발달단계에서 그 시기에 필요한 사랑을 부모로부터 받지 못했을 때 인생의 다음 단계로 잘 넘어가지 못하고 성숙한 인격이 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결국 자신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고 가족이나 타인과의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되게 한다. 자신의 수치심을 복음에 대한 열심으로 합리화 시킬 수도 있으며 교회와 가족에 있어서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치유의 과정이나 생명의 과정을 보지 못하고 한 부분과 한 시점만을 보고 교회가 아닌 가족을 선택한 사람을 비판하거나 비난을 할 수도 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크거나 작거나 상처 입은 사람들이다. 교회 안에서 자신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는 작업이 교회생활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또한 가족이냐 교회냐를 이분법적으로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들의 시각이나 편견이 있다면 내려놓고 나 자신과 자신의 상처의 치유를 위해 십자가를 지진 주님의 사랑을 먼저 만나자. 그리고 나에게 사랑을 주는 대상을 우선 찾아보자.


사랑이 질그릇 인생에 충분히 채워지면 자연스럽게 넘치듯이 나와 가족이 사랑으로 채워지면 자연스럽게 교회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나타나게 될 텐데 그렇게 자신의 십자가는 무게를 더해 갈 것이다. 십자가의 무게가 커지면 고통도 커지겠지만 그 고통을 이기고도 남을 사랑의 무게는 더욱 더 커지기에 기쁘게 자신의 십자가를 질 수 있을 것이다.


박종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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