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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에 숨겨진 이야기> 일사각오

 

서쪽 하늘 붉은 노을(158)

작사: 주기철(1897-1944)

작곡: 김남수(1954-)

1. 서쪽 하늘 붉은 노을 언덕 위에 비치누나. 연약하신 두 어깨에 십자가를 생각하니

머리에 쓴 가시관과 몸에 걸친 붉은 옷에, 피 흘리며 걸어가신 영문 밖의 길이라네

2.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걸어가는 자국마다, 땀과 눈물 붉은 피가 가득하게 고였구나

간악하다 유대인들 포악하다 로마병정, 걸음마다 자국마다 갖은 곤욕 보셨도다

3. 눈물 없이 못 가는 길 피 없이는 못 가는 길, 영문 밖의 좁은 길이 골고다의 길이라네

영생의 복 얻으려면 이 길만을 걸어야 해. 배고파도 올라가고 죽더라도 올라가세

4. 아픈 다리 싸매주고 저는 다리 고쳐주고, 보지 못한 눈을 열어 영생 길을 보여주니

온갖 고통 다하여도 제 십자가 바로지고, 골고다의 높은 고개 나도 가게 하옵소서

 

1920년대에 도쿄음악학교를 나온 윤심덕이라는 가수가 있었다. 그녀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한국 최초의 성악가이자 대중 가수이며 배우였다. 그녀는 루마니아 작곡가 이바노비치(Iosif Ivanovich, 1845-1902)도나우 강의 잔물결곡조를 차용해서 ()의 찬미를 히트시켰다.


광막한 광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그녀는 노래로 죽음을 찬미했다. 일본에서 레코드 녹음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이던 윤심덕은 애인과 함께 30세의 젊은 나이에 바다에 몸을 날려 그녀가 부른 노래처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똑같은 곡조에 맞추어 생명의 십자가를 노래한 사람이 있다.


일제시대에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순교한 주기철 목사이다. 경남 창원에서 태어난 그는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후 몇 교회를 거쳐 39세에 평양 산정현교회를 담임했다. 그는 일본이 강요한 신사참배를 반대하며 신앙을 실천했다. 그 일로 그는 다섯 차례에 걸쳐 5년 넘게 감옥생활을 하면서 복음을 위해 싸웠다. 그 당시 조선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는 그가 신사참배 결의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목사직에서 파면시켰다.


주기철 목사는 1944421일 감옥에서 고문을 당하던 중에 47세의 나이로 평양감옥에서 순교했다. 그는 감옥에 갇혔을 때 면회 온 아내에게 따스한 숭늉 한 사발 마시고 싶소라고 한 것처럼 연약한 육신을 가졌지만 하나님을 자신의 목숨보다도 사랑했기에 믿음의 절개를 지키고 순교까지 감당했다.

주기철 목사는 일사각오’(一死覺悟, 한번 죽는다는 각오)의 신앙을 갖고 살았다. ‘일사각오는 그가 19351217일부터 3일간 열렸던 평양신학교 학생부흥회 마지막 날, 요한복음 1116(“디두모라고도 하는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하되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니라”)을 가지고 전한 설교제목이다. 그는 주님은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주님은 최후의 피 한 방울까지도 다 쏟으셨습니다.

주님은 이렇게 나를 위해 죽으셨거늘 내 어찌 죽음을 무서워 하리요. 나는 일사의 각오와 다짐이 있을 뿐입니다라며 말씀을 이렇게 외쳤다. 첫째로, 예수님을 따라 일사각오! 예수님을 버리고 사느냐? 예수님을 따라 죽느냐? 예수님을 버리고 사는 길은 죽는 길이요. 예수님을 따라 죽는 길은 진정으로 사는 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 중에 가장 솔직했던 도마가 우리도 주님과 함께 죽자고 일사각오를 다짐한 것입니다.

둘째로, 남을 위하여 일사각오! 예수님의 일생은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남을 위해 사셨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신 것 자체가 남을 위한 것이었고 십자가에 죽으신 것도 죄인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들도 남을 위한 희생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남을 희생시켜 자기의 이익을 취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희생하여 남을 살리기 위해 일사각오를 다짐합시다.

셋째로, 부활의 진리를 위하여 일사각오! 부활의 복음은 지금까지 피를 흘림으로써 전해져 왔습니다. 로마제국의 잔혹한 박해 아래 50만 성도가 피를 흘렸고, 로마교황의 핍박 아래 100만 성도가 피를 뿌렸습니다. 우리가 읽는 성경은 피로 써졌고 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선택이며 결단입니다. 이제는 예수님과 세상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온몸이 찢기는 고문을 받으셨고, 머리에는 가시관을 쓰셨습니다. 인체의 가장 예민한 신경계가 흐르는 두 손과 발에 쇠못이 박혀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예수님은 죄인인 나를 위해 최후의 피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쏟으셨거늘 어찌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우리들에겐 다만 일사각오가 있을 뿐입니다.


찬송 서쪽 하늘 붉은 노을에는 주기철 목사의 신앙과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주님은 우리를 구원하기기 위해 고난의 십자가를 지셨다. 주님은 발자국마다 땀과 피를 흘리며 온갖 모욕을 당하셨다. 십자가의 길이 눈물 없이 못가는 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어렵더라도 영생의 복을 얻기 위해 참으며 견디어야 한다.

고난의 그 길은 예수님이 가신 길이고, 제자들이 간 길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그것은 잠시의 고난으로 다가오겠지만 영원의 관점에서는 분명히 신령한 하늘의 복으로 다가올 것이다. 주님은 우리의 아픔을 치료해주시고 하늘나라를 보여주시며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힘을 주신다. 우리는 날마다 이렇게 고백해야 한다. “제 십자가 바로지고, 골고다의 높은 고개 나도 가게 하옵소서!” 지금, 당신은 무엇을 간구하고 있는가?

 

설교 내용은 일본경찰에 압수되어 분실 되었지만 설교를 들었던 김린서 목사가 나중에 정리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김남수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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