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절 전반부 평행하는 구절의 처음 두 단어는 동일하다. 마소라 본문의 첫 단어인 ‘바티흐바드’(וַתִּכְבַּד)는 그 동사 원형의 뜻이 ‘무겁다’이고, 두 번째 단어인 ‘밀하마’(מִלְחָמָה)는 그 뜻이 ‘싸움’이다. 연구자가 직역에 가까운 번역을 하자면 “싸움이 버거웠다”로 볼 수 있다. 위 대부분의 번역도 서로 간에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번역을 하고 있다: “치열해지다”, “격렬해지다”. “press hard upon”, “grow fierce”, “go sore against”, “go hard against”, “wurden hart gegen.” 다만 개역개정의 “패전하다”는 지나치게 의역한 경우다. NRSV의 “press hard upon”이 연구자의 사역과 가장 가까운 번역이다. 세 번째 단어에서는 ‘사울’앞에 붙는 전치사에 차이가 보인다. 사무엘상 31장 3절에서는 ‘엘’(אֶל), ‘~에게’이며, 역대상 10장 3절에서는 ‘알’(עַל), ‘~맞서(against)/ ~위에(upon)’이다. 사울에게 닥친 싸움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뉘앙스의 세밀한 차이를 살리자면, 전자는 “싸움이 사울에게 버거웠다”, 후자
마지막으로 기술의 결합과 정보통신에 의한 영향력이 인간의 본질적 모습과 정체성에 어떠한 결과를 미칠지 주목하며 지속적인 담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전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순기능을 감당하는데 반해 정보와 기술을 소유한 집단에 의한 왜곡현상과 빠르고 복잡한 기술의 변화에 동참하지 못하거나 소외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서적, 정신적 문제의 위험을 동반하는 역기능이 나타난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 중심주의 행동양식은 기계적으로 산술화된 모델을 인간의 행동방식과 삶에 적용시키려는 시도에서 그 위험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인간의 가치와 역량을 삶의 총체적인 관점에 근거해 판단하기보다는 조직이 정해놓은 기계적인 산출근거에 의해 평가해 기계와 같이 획일적으로 동기화함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존재 목적과 추구하는 가치와 상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술의 활용과 발전은 사람이 수단이 되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아야 하며 하나님이 정하신 목적을 위한 성경적 의미의 수단과 연결될 때 그 가치와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은 인류 역사의 진보에 기여하는 목적을 추구
요한의 인자 기독론(5)에는 예수님의 증언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비판하는 유대인들과의 논쟁의 상황에서 자기 자신의 존재를 변호하기 위해 하신 인자 말씀에 담긴 의미를 살펴봤다. 인자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은 죄 가운데서 태어나서 죄 가운데서 죽고 멸망하는 존재라는 것과 그들은 인자를 십자가에 못 박은 후에야 예수님이 바로 그 인자가 되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을 말씀하셨다. 이번에는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공생애를 마감하는 상황에서 헬라인들이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사건과 관련해 하신 예수님의 인자 말씀의 의미를 살펴본다. 헬라인들이 찾아왔다는 제자들의 보고를 받은 예수님은 그의 사역의 궁극적 국면 곧 그의 죽음을 언급하는 기회로 삼으셨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12:23). 예수님은 헬라인들의 요청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 대신 그것에 의해 촉발된 상황에 관한 신학적 해석을 제시한다. 예수님이 그들의 요청을 거절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헬라인들에게 구원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먼저 죽음의 길을 통과해 가셔야 한다(11:24). 지금까지 예수님은 그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다고 말씀해오셨다(2:4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나의 주일 설교에 대해서 시시콜콜 따지는 교인이 있었다. 어느 주일에는 “목사님은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줄 아는데 어떻게 외국 얘기를 합니까?” 황 집사의 당돌한 질문에 기분이 나빴지만 절제하며 이렇게 응수해줬다. “그러니 집사님이 나를 외국 구경시켜주면 되잖아요. 덕분에 국제선 여객기 타봅시다” 그 다음 주일 중소기업의 상무이지만 비교적 경제적인 형편이 좋았던 그가 ‘목회자 외국 여행 헌금’을 150만원 해줬다. 그 돈으로 첫 번째 여행을 했던 곳이 이스라엘이었다. 나는 목회자들의 적당한 국, 내외 여행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함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으며 그것을 여러 면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구약 성경을 가르치고 설교하는 목회자나 직분자들의 경우엔 흔히들 말하는 이스라엘 성지 순례는 필수적인 코스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선배인 B 목사님의 경우 모처럼 이스라엘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을 겪었다고 한다. 평신도로 교회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남자 집사님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단호히 “이 상황에선 여행을 해선 안되죠”라고 반대하더라는 것이었다. ‘이 상황’이란 그 동
마스크 전쟁이라고 하듯이 마스크 하나 더 사려고 줄을 서야 하는 모습이 씁쓸하다. 꼭 필요하다면 모르지만, 없으면 불안한 마음에 몇 개라도 여분을 소유하려고 하는 마음이라면 더 많은 것을 나누지는 못하는 대신에 작은 섬김의 시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온 세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이상한 말까지 생겨났다. 그렇지 않아도 점점 개인주의로 가고 있는 시대에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려야 하는 일까지 생겨 더욱 외로워지고 있다. 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농어촌의 시골에서 연세가 드신 분들에게 마을회관은 자녀들 집보다 더 좋고 포근한 곳이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마을회관의 문을 닫고 모일 수 없게 됐다. 매일 회관에 모여 이야기도 하고 텔레비전도 보다 때가 되면 식사를 같이하는 곳이다. 가족들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라도 챙겨 드시겠지만, 집에 혼자 있으면 귀찮아서라도 건너 뛰거나 대충 드실 텐데 같이 모여 수다를 떨며 한끼라도 거뜬하게 드시는 곳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모일 수 없이 되어 안타까움을 주는 때에 교회에서 한 번이라도 따뜻하게 식사하실 수 있도록 섬김의 기회를 만들었다. 교회가 있는 마을에
까다롭고, 힘든 사람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하되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니라”(요 11:16) 행복할 것만 같았던 결혼 초기의 삶은 예상을 뒤집고 가시밭길을 동행하는 듯했습니다. 각자가 선호하는 음식의 차이점부터 시작해서 서로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너무나 달랐습니다. 거기에다가 개성들은 얼마나 강한지 늘 전시 상태를 방불케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죽하면 당시에 잠언 21장 9절에 “다투는 여인과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움막에서 사는 것이 나으니라”라는 말씀이 은혜가 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에 저는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던지라 그때를 회상해 보면 생존 자체가 기적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기에 믿음으로 어렵사리 버틸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직 사는 길은 “앞으로 돌격” 외에는 답이 없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학업과 물질은 둘째 문제였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의 화목이 우선인 듯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 안에서 그 해답을 찾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로, 하나님이 맺어주신 배우자이기에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하나님께선 함께 주셨을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기술과 문명에 적응한 이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요구에 기울이고 이들의 필요에 대한 자료를 모아 사역에 접목하는 목회전략이 요구된다. 3) 연결과 융합에 대한 전략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인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은 인간과 사물의 연결을 지속시킬 것이며 산업의 전반에 걸친 영역으로 확대돼 1차, 2차, 3차 산업과의 융합을 이루며 더욱 광범위하게 일어날 것이다. 기술과 정보를 통해 사람과 사물의 융합이 이뤄지고 연결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과 소통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의 상황에서 급변하는 영향력이 교회에 미칠 현실을 고려할 때 교회는 연결과 융합의 문제에 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다양한 이들이 공존하는 교회는 변화를 교회에 접목할 때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성경의 원리에 입각한 소통문화와 방법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며 협력을 통해 융합에 대한 논의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기대되는 융합의 과정은 대형교회의 전략을 모방하고 답습하는 형태가 아닌 물적, 인적자원의 풍부하고 목회에 대한 자료가 다양한 대형교회 전략과 세심함과 창조적 정신이 강한 개척교회의 특성이 조화를 이루는
성경의 여러 책들 가운데에는 서로 간에 ‘평행’(平行, paralleled) 혹은 ‘공관’(共觀, synoptic) 하는 본문들이 있다. 어떤 사건이나 어록이 한 책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책에도 같이 등장하는 경우, 그 본문들을 평행 혹은 공관 본문들이라 일컫는다. 아마도 성서 독자들에게 ‘공관복음’이라는 용어가 익숙할 것이다. 신약성서의 네 복음서 중, 마태, 마가, 누가의 복음서가 서로 매우 유사한 평행 본문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세 권을 공관복음서(Synoptic Gospels) 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세권은 같은 역사적 자료나 전승에서 비롯됐거나 이들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관복음서의 평행 본문들 간에 쉽게 보이는 것처럼, 평행 본문이라고 하여 꼭 서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작아도 분명한 차이가 보이기 때문에, 이런 변이는 성서 독자들과 연구자들의 탐구 대상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마태복음 5장 3절)라는 구절은, 평행 본문인 누가복음에서는 “심령”(마음)이라는 단어가 빠진 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누가복음 6장 20절)로 적혀있다. 이런 차이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개별적인
미국에 있는 동안 같은 지방회에 속한 한 교회의 이야기다. 한인 침례교회로 바로 옆에 규모가 큰 미국인 침례교회의 4분의 1 정도도 안 되는 교회가 있었다. 담도 없이 잔디밭으로 연결된 두 교회가 예배를 드린 어느 주일 오후에 미국인 교회 몇 분들이 한인교회를 찾아오셨다. 그리고 한인교회 건물을 둘러본 후 목회자를 만나 이야기를 한 것은 “한인교회를 보니 어린아이들과 성도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노인들만 있고 점점 교인들이 줄고 있어서 큰 건물이 필요 없고 운영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한인교회 건물과 우리 미국인 교회 건물을 서로 바꾸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한인교회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어서 “큰 건물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우리는 돈이 없다”며 아직 재정적 부담이 커서 할 수 없다고 거부를 했다. 그러나 미국 교회에서 오신 분들은 그런 것은 아니라며 그냥 교회 건물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재차 이야기했다. 그래도 이해를 못하는 한인교인들을 보며 한 주 동안 생각하고 다음 주에 이야기를 하자고 돌아갔다. 한국 사람으로서 생각할 때 당연히 재정적인 것을 고려할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온 미국인
“챌린저 호는 1986년 1월 28일에 발사되었다. 하지만 이 우주선의 비행은 우주선의 폭발과 승무원의 사망으로 끝났다. 사고 원인은 우주선의 1단계 추진 장치인 좌측 고체연료 로켓에서 불꽃이 타올랐기 때문이다. 고체연료 로켓의 핵심부품인 오링(O-Ring)이 고장 났고,이 때문에 고체연료 로켓과 외부 연료탱크 사이를 채워주는 연결 부분이 취약해졌다.” 아리 두루넨 저(著) 최성욱 역(譯) ‘더 나은 사람들의 역사’(아름다운 날, 80, 8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못’과 ‘나사’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의 하나입니다. 어떤 건물이나 기계도 못과 나사가 연결해주지 않고 고정해 주지 않으면 아무런 기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약 2만개의 부속품이 있는데, 이 많은 부품을 못과 나사가 연결을 합니다. 가장 주요한 심장부인 엔진에도 10만개의 나사가 필요합니다. 1969년 인류를 싣고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는 약 570만개의 부속이 있고 이 부속들은 모두 작은 나사못들로 연결되었습니다. 1986년 발사된 챌린저호는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그 원인은 연료장치의 밸브 가운데 잠금장치 하나의 오링이 떨어져 나갔고, 이것이 우